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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이슈+] "유네스코 등재는 당연"⋯강순옥 명인의 이야기

전통 장의 시대 저물어가지만 명맥 유지해 가는 강 명인
"한국 장 담그기 문화, 인류무형유산 등재되는 것은 당연"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권고 판정을 받으면서 전국이 떠들썩하다.

고추장, 장류의 고장으로 알려진 순창에서 만난 순창고추장 명인들은 이 소식에 기쁨과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전통 장의 명맥이 끊기지 않을지 걱정이 많았다.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게 되는 만큼 명맥이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8월 기준 대한민국 식품명인(전통식품 분야) 80명 중 장 담그기 식품 명인은 12명이다. 이중 장류의 고장에 있는 순창고추장 명인 64호 강순옥·36-가호 조종현 명인을 만나 장 담그기 문화의 과거·미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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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옥 순창고추장 명인. 조현욱 기자

"김치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됐는데 전통 장 문화가 안 되면 쓰겄어요?"

지난 19일 순창고추장 제조 기능인이 모인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에서 만난 대한민국 전통식품 강순옥 명인(64호·순창고추장)은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그와 전통 장의 인연은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어린 시절 할머니와 어머니가 장 담그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결혼 후 시어머니와 시누이에게 본격적으로 장 담그는 비법을 배웠다.

이후 강 명인은 시누이의 사업장에서 고추장 제조 기능인으로 일하며 전통 장을 직업으로 삼게 됐다. 이후 시누이가 사업을 접고 다른 지역으로 떠나면서 강 명인이 30여 년 전 사업장을 열었다. 그는 인생 대부분을 장을 담그면서 보냈다. 그래도 힘든지 모른다는 강 명인이다.

그는 "매일 낮이고 밤이고 일을 하지만 지금까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만약에 몸이 안 좋으면 못 했을 텐데 내가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영광인지 모른다"고 밝혔다.

수십 년간 전통 장을 담가온 강 명인은 누구보다 빠르게 전통 장의 시대가 저물어가는 현실을 실감하고 있지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계속 전통 장을 지켜나가고 있다.

그에게는 전통 장의 명맥을 이어 나가는 것은 물론, 또 다른 목표가 있다. 콩·천일염 등 전통 장에 들어가는 재료와 비닐봉지, 박스 등까지도 국내에서 생산되는 것을 사용한다. 국내 기업과 함께 상생하고 싶은 게 강 명인의 목표다.

그는 "장 담글 때 참기름, 참깨 하나도 일체 수입산을 안 쓴다. 국산 제품 중에서도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것을 쓸 수 있을까 고민한다. 가격을 따지면 수입산을 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수입산 안 쓰고 잘 지켜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것만 고집하다 보니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원재료 가격이 부담되는 실정이다. 특히 전통 장에 들어가는 재료 중 하나라도 가격이 오르면 당장 어려움이 생긴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강 명인만의 차선책이 생겼다. 고추장 담그는 일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된장·장아찌 등 다른 제품을 팔아 수익을 내면서 영업을 이어왔다. 그는 "재료 가격이 오르면 적자 날 때도 있다. 내가 열심히 일하면 다 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지만 앞으로도 전통 장의 명맥을 이어가는 데 남은 삶을 쏟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강 명인은 "명인이 됐다고 해서 엄청난 지원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마을에 사는 고추장 제조 기능인만 해도 수십 명인데 나만 도와 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직원들은 먹여 살려야 하니까 대표인 내가 나서서 이것도 해 보고 저것도 해 보고 있다. 끝까지 최고의 제품을 만들며 꿈을 이뤄갈 것이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문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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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옥 #순창고추장 #대한민국 식품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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