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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친구로 둔 전북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한달이 돼 간다. 권위와 특권의식을 없앤 국민눈높이의 소탈 행보가 감동적이다. 비정규직, 일자리위원회, 국정역사교과서, 석탄화력발전, 4대강 사업, 치매 등 속도감 있는 업무지시도 매력적이다. 상징성과 전문성, 조직의 안정성, 여성과 지역안배 등이 고려된 탕평인선은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연상시킨다.전북한테 문재인 대통령은 가장 커다란 우군이다. 선거 당시 문 대통령은 여러차례 전북의 친구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선거 때라서 표를 얻기 위한, 그냥 하는 말쯤으로 들렸다. 그런데 대통령이 된 뒤 이 말을 다시 끄집어 냈다. 새만금 신시도 광장에서 열린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전북의 친구가 되겠다는 약속, 반드시 지키겠다.고 했다. 잊을 법도 한 자신의 발언을 스스로 상기시키고 그 약속을 지키겠다고 천명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64.8%)을 보여준 데 대한 화답이기도 할 것이다.전북은 오랜기간 이중상실감을 겪어온 지역이다. 보수정권 9년 동안 인사, 사업, 예산 등에서 홀대받아 왔고 또 호남 몫에서는 전남광주에 치여 제 밥그릇도 챙겨먹지 못했다.전북의 이런 척박한 실정은 문 대통령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심각한 인사차별은 전북의 자존심을 망가뜨렸다. 전북을 전남광주와 함께 묶지 않고 별도로 챙기겠다. 호남에서도 소외되는 아픔, 제가 풀어가겠다. 전북의 아들 딸, 일자리 구할 때 주소 썼다 지웠다 하는 일 더 이상 없도록 하겠다.문 대통령의 약속에 도민 기대가 크다. 청와대와 내각 인선에 전북출신들이 약진하고 있는 것도 대통령 의지가 반영된 것이겠다.문제는 지속성이다. 심각한 인사차별, 소외 받았던 지역정책들, 차별적 예산지원 행태 등은 지속성을 갖고 노력해야 치유 가능한 분야다. 정부 부처에 전북인재들이 씨가 말라있다는 자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반짝 화답이나 일과성 배려는 더 큰 실망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또 하나는 이중상실감의 문제다. 발표된 인사를 보면 장관급 이상 5명이 전남광주 출신이다. 반면 전북은 무늬만 전북인 사람이 많고, 지역발전 관련 노른자위 자리엔 별로 없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와 심보균 행자부 차관 정도가 고작이다. 청와대 정책실의 균형발전비서관에 황태규 우석대교수가 내정된 게 그나마 위안이다. 향후 5년간 국정기조를 짤 국정기획자문위(34명)에도 전북출신은 단 한명도 배치되지 않았다. 전북도와 정치권이 추천한 인사들이 배제된 탓이다. 이래 갖고 낙후와 소외를 탈출할 수 있을지, 이중상실감을 털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다른 하나는 우리 내부의 역량이다. 성과는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 우호적인 환경을 잘 활용해 인적 인프라 구축과 지역발전을 끌어내야 할 터인데 과연 정치력과 응집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지역이 보다 역동적으로 변해야 하는 것도 지역 정치권이 고민해야 할 숙제다.우선 당장 추스려야 할 현안도 쉽지 않다. 내년도 국가예산도 목표치 6조5000억 원을 달성할려면 지금보다 1조원 이상을 증액시켜야 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전북공약(7대 분야 10개 과제 23개 세부사업) 이행도 무거운 현안이다.전북의 친구가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한 문 대통령의 발언은 진정성이 느껴진다. 친구라면 고민을 털어놓고 돕는 스스럼 없는 관계다. 그리고 어려울 때 돕는 친구가 진짜 친구다. 인사와 예산, 사업을 통해 그 약속이 반드시 지켜지길 기대한다. 다른 어느 누구보다도 친구한테 배신 당하면 그 상처는 더 깊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7.06.07 23:02

새만금 한·중 경제교류 정부 역할 기대된다

새만금은 지난 1991년 중국의 푸동지구와 같은 시기에 시작됐지만, 지금 양 지역의 모습은 천양지차다. 푸동지구는 이미 중국의 금융 및 상업 허브로 150만 명의 인구가 사는 대도시가 됐다. 동방명주탑 등 대도시의 스카이라인을 갖추고 많은 관광객들을 유인하고 있으며, 국제공항도 갖추고 있다.새만금은 아직도 땅을 만들고 있는 단계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2020년까지 73%의 용지가 개발돼야 하지만, 현재 조성률은 35%에 불과하다. 그동안 정부의 관심과 예산투자가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국제공항도 이제야 논의가 시작되는 단계다.그동안 전북인들에게 새만금은 버거운 짐이자 딜레마였다. 들자니 무겁고 놓자니 깨지겠는 항아리와 같은 것이었다. 20여년 이상 온갖 공을 들여왔으나 성과는 없고, 오히려 새만금을 핑계로 견제와 차별을 받아왔다. 그렇다고 해서 놓아버리자니 아무도 챙기지 않을 것 같아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끌어안고 왔다.새 정부 들어 전북의 기대감은 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군산에서 열린 바다의 날 행사에서 “새만금사업을 직접 챙기겠다”며 “매립이 필요한 부분은 공공매립으로 전환해서 사업 속도를 올리고 신항만과 도로 등의 핵심 인프라를 빠른 시일 내에 확충할 것”이라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새만금을 ‘동북아 경제허브’ ‘중국과의 경제협력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약속이다.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이뤄지면서 새로운 기대도 싹트고 있다. 중국의 현지 언론들이 이해찬 의원의 특사 방문이후 한국을 ‘가까운 이웃’으로 표현하는 등 예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양국 경제장관회의에서 한국과 중국이 새만금에 조성키로 한 한·중 산업협력단지 조성에 우선적으로 관심이 쏠린다. 실제로 산자부는 최근 중국과의 관계개선 분위기를 반영해 한·중 산업협력단지 조성을 위한 실무진 회의개최를 외교부를 통해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진 회의가 개최된다면 지난해 합의이후 1년여 만이다.이런 분위기라면 하반기에는 군산-석도간 항차 증편도 애초 예정대로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8월 강원도 양양에서 열린 한중 해운회담에서 군산-석도의 항차 증편을 올 8~9월에 열리는 회담에서 논의하기로 한중이 합의했기 때문이다.전북인들은 이제 새만금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쉴 때가 됐다. 중국과의 관계개선 기운을 잘 살리고, 새만금을 속도감있게 개발해서 대중국 교류의 교두보이자 중심으로 키우는 것은 정부의 책임지자 역할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7.06.07 23:02

장기 방치 건축물 정비, 자치단체가 적극 나서야

얼마전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표한 자료 ‘공사 중단 장기 방치 건축물 현황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건축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되고 있는 건축물이 전국적으로 387개에 달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장기방치 건축물은 서울이 연면적 4만6622㎡로 가장 많았고, 인천(2만6871㎡), 대구(1만7839㎡), 경기(1만7116㎡), 부산(1만560㎡) 등이 많게 나타났다. 전북지역도 1만4565㎡에 달했고, 평균 공사 중단 기간은 167개월(13년9개월)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지역은 대전(226개월), 전남(205개월)·경북(172개월) 등과 함께 공사중단 기간이 긴 건축물이 많은 지역으로 분류됐다. 도내 장기방치 건축물은 모두 19곳 48동인데, 김제가 5곳으로 가장 많고 전주와 남원 각 3곳, 익산·무주·부안 각 2곳, 군산과 정읍 각 1곳 등이다. 주로 공장, 근린생활시설 등 일반건물이 15개소 31동이었는데, 공동주택도 4개소 17동이나 됐다. 공사중단 사유는 자금부족(8개소)과 부도(7개소), 소송(4개소) 등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 큰 계획을 세우고, 많은 자금을 투입해 진행한 공사였다. 갑작스런 자금난이나 소송 등으로 인해 중간에 사업을 중단해야 했던 건축주 등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 두 해도 아니고 2년에서 20년 가까이 공사가 중단돼 있는 건축물은 흉물스럽기도 하거니와 각종 범죄나 사고 위험이 큰 구조물이다. 남원 밤재 터널 인근의 건축물이나 전주 덕진의 건축물 등은 자연환경을 해치고, 도심 활력에도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관계인들이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할 부분이 있다면 양보, 건축물 철거나 정비 등에 협조하는 것이 도리다. 우리 주변에는 이런 유령건물과 닮은꼴인 유령간판 문제도 있다. 사업장 이전이나 폐쇄 등에도 불구, 간판이나 안내표지판을 철거하지 않는 얌체족이 수두룩하다. 사유재산도 결국은 공적 영역에서 대중의 공익에 부합해야 가치가 있다. 행정당국도 사유재산이란 이유로 미온적 태도를 견지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문제의 건물이 범죄와 탈선의 소굴이 될 수 있고, 추락 등 안전사고 위험도 크지 않은가. 법적으로만 공사중단 장기방치 건축물 조사와 정비계획을 세워두고, 실제로는 방치하는 것은 행정이 취할 자세가 아니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7.06.07 23:02

'철의 왕국' 복원 사업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가야사 복원사업을 정책과제에 포함할 것을 지시하면서 뒷말이 무성하다. 문 대통령이 왜 뜬금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면서 그리 긴급한 현안도 아닌 가야사 복원을 주요 국정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꺼냈을까. 그것도 호영남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좋은 사업이라는 명분까지 내세웠다. 가야사의 복원사업에 호남을 그저 들러리로 세운 명분용은 아닌지 의구심도 든다.실제 가야사 복원사업은 금관가야(김해)대가야(고령)아라가야(함안) 등 역사의 중심지였던 경남의 오랜 숙원이다. 신라사에 가려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가야사 연구와 복원에 경남은 목말라 했다. 박근혜 정부가 신라 왕경(王京)복원사업사업을 추진해 가야사 복원에 대한 경남의 상대적 소외감은 더 커졌다. 민주당 경남선대위가 이번 대선에서 가야문화 발굴 복원사업을 주요 공약으로 걸었고, 문 대통령이 여기에 각별한 애정을 보인 것이다.그렇다면 가야사 복원에서 호남은 들러리일 뿐인가. 30년간 전북지역 가야사를 연구한 곽장근 군산대 교수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단언했다. 오히려 전북의 가야사를 재조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았다. 경남의 경우 가야사 발굴복원작업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반면, 전북에서는 많은 가야고총이 발견됐음에도 발굴이 이뤄지지 않아 더 많은 여지가 있단다. 곽 교수는 남원 운봉과 장수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고총이 350개, 제철 유적 150개로 가야사의 숲을 이룬다고 했다. 가야를 철의 왕국이라고 하지만, 가야의 중심지라고 하는 김해와 고령에서 발견된 제철 유적은 없다. 고대 국가에서 첨단 하이테크라고 할 제철 생산지가 전북 동부지역에 집중된 사실만으로도 이 지역이 가야의 변방으로 치부될 수 없는 이유가 된다. 여기에 전북 동부지역 봉수로의 최종 종착지가 장수로 밝혀져 가야의 중심세력이 존재했다고 추정할 수 있단다.그럼에도 가야사를 말할 때 왜 경남권만 떠올려질까. 곽 교수는 가야 사랑의 차이라고 했다. 가야사 연구자 대부분이 영남권 연고 학자들이다. 발굴 역시 경남권 중심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고분 중의 고분이라고 할 전북 동부권의 고총이 발굴되면 장수 가야 운봉 가야라는 가야국가가 나올 수도 있다. 가야사 기록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유물과 유적이 가야사를 새로 쓸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의 뜬금없는 이야기가 전북 동부지역을 가야사의 중심으로 불러올 지도 모르겠다.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7.06.07 23:02

그대, 대한의 자랑이어라!

서울 용산에 위치한 전쟁기념관에 가면 625 전쟁과 월남전 등에서 전사한 국군장병들의 이름이 적힌 명비(名碑)가 있다. 20여만 명의 이름이 아로새겨져 있는 회랑을 걷자면 마음이 자못 숙연해진다. 아직도 발굴되지 못해 이름 석 자 새기지 못한 전사자들을 포함하면 수많은 사람이 이름도 없이 나라를 위해 싸우다가 사라졌다. 매년 6월 호국보훈의 달이면 거론되는 유명한 애국지사들이 있지만, 비석 속 수많은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지금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다.민중은 사회구조적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역사의 길목에서 흐름을 바꾸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몽골의 침입에 강화도로 몸을 숨긴 임금과 달리 침입자들을 온몸으로 막아낸 것도, 임진왜란 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적에 맞서 싸운 이도 이름 없는 백성이었다. 우리 역사에서 주목하지 않은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이 만든 결과물은 실로 놀라울 따름이다. 박은식 선생이 쓴 한국독립운동지혈사를 보면 구한말 전국 각지에서 들불처럼 일어난 의병운동은 1910년 한일합방 이후 국내외 독립운동으로 이어졌다. 당시 백성의 목숨을 초개같이 내던진 자발적인 구국운동은 일제 강점 36년을 끝내고 광복을 이끌어 낸 계기가 되었다.평범한 이들 속에 흐르는 특별한 애국정신은 시대를 이어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해야 하지만,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것이 병역의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수호하고자 성실하게 병역을 이행하고 있다. 지난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사건 때 다수의 병사들이 전역을 연기하면서 최전선을 사수했고,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청년들의 지원행렬에 해병대 모집 경쟁률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살아있는 역사가 아닐까 싶다.최근에는 해외이주, 질병 등의 사유로 병역이 면제되어 병역의무 대상자가 아님에도 자진해 입영하는 청년들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에 병무청에서는 특별한 나라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자진병역이행자를 응원하고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먼저 해외 영주권자임에도 당당히 현역 복무를 자원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입영을 희망하는 시기를 우선하여 반영해 주고 이들을 격려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체중, 시력 등으로 병역이 면제되거나 보충역에 편입되어 현역복무가 어려운 의무자들의 질병 치유를 도와줌으로써 현역입영을 가능토록 지원하는 슈퍼 굳건이 프로젝트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 주변에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몸과 시간을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젊은 청춘들이 많이 있다.오늘날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은 평범하게 사는 게 꿈이라고 한다. 평범하게 사는 것조차 버거운 현실에서 나라사랑 정신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청년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진정한 자랑이다. 나라가 어려울 때 조국을 지킨 것은 한 사람의 영웅이 아니라 백성들이었듯,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 묵묵히 땀을 흘리고 있는 청춘들이 역사의 주인공으로 기록되는 시대가 펼쳐지길 바란다.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고 노래한 나태주 시인의 『풀꽃』의 한 구절이 새삼 떠오른다. 그의 시처럼 6월 한 달, 평범함을 품고 있는 이 땅의 청춘들을 애정이 어린 눈길로 오랫동안 바라봐 주고 진심으로 격려하는 우리가 되길 바라본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7.06.07 23:02

[고창 신림면 입전마을] '돌담에 속삭이는 햇살같이' 주민들 한마음으로 쌓는 행복

가만히 서 있으면 머리에 까치 앉어. 이놈의 것, 징허게 말을 안들어.초여름 따까운 햇볕이 내리쬐는 마을 골목길, 예닐곱 사람들이 돌담을 쌓고 있다. 누구는 돌을 헐고, 누구는 돌을 나르고, 누구는 담장 뽐새를 갸늠해보고, 누구는 돌을 쌓는다. 누구 하나 게으름피우지 않고 각자 제 할 일들을 한다. 그래도 칠순을 훌쩍 넘긴 고광필 씨는 불만인 모양으로 다그친다. 다그치는 말 뽐새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자 내뱉는 농담 섞인 추임새인지라 마을 사람들은 웃어 듣기도 하고 무시해버리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일하는 맛도 나고 흥겹다.△몇몇이 의기투합해 시작요새 참 보기 드물게 신바람 나 울력하는 사람들은 고창군 신림면 입전마을 사람들이다. 마을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불과 1년 전부터다. 뒤로 방장산과 용추폭포가 있으며 경관이 아름다운 농촌마을인데 옥의 티랄까, 안타깝게도 고압선 송전탑이 마을을 가로질러 간다. 그것도 선로가 두 개씩이나 된다. 하나는 영광 원자력발전소에서 뻗쳐나와 대전으로 가는 마을 앞 송전탑이고, 다른 하나는 마을 뒷산 중턱으로 이어지는 KTX 송전탑이다.마을 어르신들이 왜 그대로 수용했는지 모르겠어요. 원래 흥덕 쪽으로 지나게끔 계획되었다는데 이쪽으로 삥 돌아가고 있거든요. KTX 철탑은 녹색으로 칠해놔서 눈에 확 들어오지는 않아 그나마 나은데.이 마을 출신으로 1년 전에 귀향한 이장 이종만 씨의 말이다. 약속이라도 했듯이 이장보다 보름 일찍 귀향한 이도 있었으니 그이는 마을 총무를 맡고 있는 허예실 씨다. 이들이 동시에 귀향함으로써 마을에 일이 나기 시작했다.토박이로 살아오는 고광필 씨에게는 마을의 변화를 위해 어떻게 좀 움직였으면 하는 마음이 늘상 있었는데 나이도 먹고 하니 추진 동력이 없던 차에 쌍피로 들어온 이 두 사람이야말로 천군만마인 셈이다.△자발적으로 움직이는 마을 사람들마을은 참 좋은 데 철탑 때문에.예전에는 마을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꼭 이런 말을 내뱉곤 했다. 그러나 이따금씩 고향을 방문하는 출향민들은 1년 동안의 변화에 놀라곤 한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고광필, 이종만, 허예실 씨 등 동네사람들이 마을의 변화를 고민하면서 문화사업에 눈을 돌리게 되었고 곧바로 색깔있는 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홍수미, 신용운, 진교돈, 정향숙, 신용엽 씨 등도 입전마을 추진위원들이다. 50대의 젊은 사람들이 주축이다.이들은 무엇보다도 땅만 파면 나오는 마을의 돌 자산을 이용해 마을 담장 전체를 돌담으로 쌓기로 했다. 오래 전부터 마을은 돌담 투성이였고, 1970년대 새마을운동 때 안길을 넓힐 때도 브로크담을 쌓지 않고 돌담의 전통을 이었다. 그러던 것이 돌담이 점차 사라지게 되자 마을의 키워드로 돌담문화를 생각한 것이다. 돌담 자체도 중요하지만 돌담을 쌓을 수 있는 기술의 전수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야 나중에라도 더 쌓거나 보수할 일이 있으면 마을 사람들이 힘을 합쳐 쌓을 수 있단다. 돌담 쌓기의 노하우를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 고광필 씨다.잘 모르는 젊은 사람들은 돌담을 쌓아가면서 면 맞추는 데에만 신경을 쓰는데 각을 맞춰야 혀, 각을. 45도로 마주치게 각을 맞추면서 쌓아야 돌들이 서로 맞물리면서 무너지지 않지.△돌담문화는 갓밭등의 얼굴돌담에 속삭이는 햇살같이. 마을회관에 걸려 있는 현수막 글귀다. 올해 농어촌희망재단에서 주관하는 농촌지원사업을 추진하면서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표현하였다.돌담문화는 이제 입전마을의 얼굴이고 상징이 될 것이다. 이 마을의 돌담문화는 마을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지고 있는 현재진행형이다. 올해에 계속 돌담을 쌓아갈 작정이다. 마을 사람들은 한창 농사일에 바쁜 농번기인데도 마다 않고 나와서 함께 울력을 한다. 자기일이 있어서 못 나오거나 늦으만치 나오면 서로 불편할 정도로 군시렁대는 게 마을 풍경의 한 모습이기도 한데, 입전마을 사람들은 그러지 않고 서로 편하게 대하며 협력하는 마음 씀씀이가 인상적이다.이 날도 진교돈 씨는 마을 앞 모내기 논일을 도와주다 뒤늦게 참여했다. 반갑게 맞이한다.이들의 마음은 돌담을 따라 마을 전체의 일로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뒷산에서 구절초를 뽑아다 심고, 어떤 어르신은 자기네 집의 작약을 옮겨주고, 또 어떤 사람들은 집에 있는 채송화나 봉선화 씨들을 심어주니 그야말로 마을정원이 이쁘게 조성되고 있다.△다채로운 사람들 모여한 300미터되는 마을 진입로가 지금은 넓잖아요. 옛날에 넓혔지요.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땅주인들이 야금야금 파먹으며 좁아졌어요. 안되겠다 싶어 4명이서 땅 주인들을 설득하여 어렵게 어렵게 넒은 길로 다시 복구시켜놨지요. 한 5년 전쯤의 일이에요.이장의 말이다. 설득은 마을공동체의 필수적인 과정이다. 애로사항도 많고 마을 사람들이 다 내맘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는 와중에 마을 경관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도 변해간다. 입전마을 사람들의 돌담문화는 상부상조의 미덕으로 쌓아가고 있다. 사소한 것이라도 누구네집에 도와줘야 할 일이 있으면 당장 함께 해결해준다. 각자도생으로 자기일 하느라 허덕이는 게 농촌의 또다른 풍경인데도, 이 마을 사람들은 상생의 미담으로 서로 끈끈하게 연결하고 있다.1970년대에 30여 가구 되던 마을이 지금은 16가구다. 그나마 토박이집은 다섯집에 불과하다. 외지에 나갔다 들어온 집이 네집이고, 연고없는 귀촌귀농자 집이 일곱집이다. 귀농귀촌자가 비중이 높다. 그리고 대부분 논농사를 하지만 사람들이 다채롭다. 도공, 그래픽디자이너, 곤충사업자, 경찰, 특수작물 농가, 포크레인 기사, 그리고 책이 있는 풍경의 집주인 문학평론가 등, 그럼에도 이들은 잘 뭉친다. 대보름날 행사에는 출향민들이 내려와 함께 논다.△너무 행복하고 좋아요돌담을 쌓으면서도 마을 사람들은 내년에 5억 원짜리 창조적 마을만들기 사업을 따오려고 주민 역량강화를 위해 현장포럼 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방장산 자락에 자리잡은 마을은 돌 외에도 용추폭포, 전통우물, 열녀비 등 마을자원이 풍부하다. 산간에는 절도 있고 용하다는 무당집도 있다. 장성으로 넘어가는 파릿재의 전설도 마을의 콘텐츠다. 옛날에 우시장 가는 산길에 도적들에게 많이 털리고 전쟁 통에는 민간인들이 학살당해 소나무가 빨갛게 자란다는 썰도 전해진다.입전(笠田)은 토박이말로 갓밭등이다. 갓밭등에 동네 보배가 있다. 이장이 자랑스러워 하는 별칭이다. 허예실 씨를 두고 하는 말이다. 허 씨는 동네 사람들을 다 오빠라고 부르는 것 같다. 심지어는 스무살 정도 나이차가 나는 고광필 씨에게도 거침없이 오빠라 한다. 친구 오빠이기 때문이란다. 붙임성 있고 마을일을 잘 하는지라 오빠들도 좋아한다. 컴퓨터 그래픽 기능을 가지고 있는 허 씨는 타일도 전문가여서 회관 담장에 타일벽화를 할 계획이다. 이게 다 돌담문화의 씨줄날줄이다.마을이 너무 변했어요. 돌담 쌓는 게 행복하고 좋아요.

  • 기획
  • 기고
  • 2017.06.07 23:02

[전북지역 시·군 곳곳서 제62회 현충일 추념식] 나라 위해 목숨 바쳐 싸운 영웅들에게 "감사·존경을"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이 6일 국립임실호국원 현충탑에서 거행됐다.이날 추념식에는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국가유공자 및 전북도민 등 2000여 명이 참석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얼을 기리고, 거룩한 희생정신을 되새겼다.추념식은 헌화 및 분향을 비롯해 추모 헌시 낭독, 추모곡 독창, 추념사, 현충일 노래 제창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송하진 도지사는 추념사에서 현충일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며 국가를 위한 희생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면서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와 존경을 다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추념식에 참석한 각급 기관장과 보훈 단체장 등은 임실호국원 묘역을 돌며 참배하러 온 국가유공자 및 유가족을 위로했다. 송하진 도지사도 추념식 후 보훈 가족을 방문해 위로했다. /최명국 기자◇전주시는 6일 오전 10시 전주시 완산구 교동 군경묘지에서 김승수 전주시장과 도시의원, 보훈 단체장, 유가족, 시민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을 가졌다.이날 추념식에서 참석자들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추모했다.오전 10시 정각에 울린 사이렌 소리에 맞춘 1분간 묵념으로 시작된 이 날 추념식은 육군 제9585부대 2대대의 조총 발사, 진혼곡, 헌화 및 분향, 추모사, 헌시낭독, 현충일 노래 제창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백세종 기자◇군산시는 6일 나운동 소재 군경합동묘지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추모하는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을 거행했다.이날 추념식에는 문동신 군산시장과 김관영 국회의원, 나의균 군산대 총장, 주광순 군산교육장, 김경구 군산시의회 부의장, 김동봉 군산경찰서장, 시도의원, 보훈 단체장, 국가유공자와 유족, 군인, 경찰 시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하여 순국선열,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넋을 기렸다.추념식은 10시에 전국적으로 울리는 사이렌에 맞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묵념과 헌화 및 분향, 문동신 시장 추념사, 중앙고 조현석중앙여고 박세미 학생 대표의 헌시낭독, 현충일 노래제창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문동신 군산시장은 추념사를 통해 우리가 독립된 나라에서 자유와 평화, 번영을 누리면서 살 수 있게 된 것은 나라 사랑의 마음으로 고난과 역경을 헤쳐 왔던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과 애국심이 버팀목이 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평화와 번영이 넘치고, 공평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향해서, 국가 발전과 50만 국제 관광 기업도시 군산 발전을 힘차게 이루어 나갈 것을 당부했다.◇익산시는 6일 팔봉 군경묘지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을 개최했다.이날 추념식에는 정헌율 시장, 시의회 소병홍 의장, 이춘석조배숙 국회의원을 비롯한 각급 기관단체장, 보훈가족, 시민, 학생 등 1000여 명이 참석해 나라사랑의 정신을 되새기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추념식은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오전 10시 전국적으로 울리는 사이렌 소리에 맞춰 1분간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에 이어 헌화 및 분향, 헌시 낭독, 현충일 노래 제창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1982년에 건립된 팔봉 군경묘지 충령탑에는 국군, 경찰 등 146위의 영령이 봉안돼 있다.한편 익산시는 현충일 당일 추념식 및 군경 묘역을 찾는 보훈가족 및 시민 등의 편의 도모를 위해 오전 9시부터 익산시청 민원실 앞 등에서 총 10대의 무료 셔틀버스 운행에 나서기도 했다. /익산=엄철호 기자◇남원시는 제62회 현충일을 맞아 6일 산내면 지리산충혼탑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위로하고 충절을 추모하기 위한 추념행사를 가졌다.이날 행사에는 이환주 남원시장, 이석보 남원시의회 의장, 관내 유가족, 보훈단체장과 기관단체장, 경찰, 군인, 시민, 공무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추념행사는 육군 제7733부대 제3대대 장병들의 조총 발사, 헌화분향, 이환주 시장의 추념사, 이석보 의장의 추도사, 서남대학교 학생들의 추모헌시 낭송, 시립합창단의 현충일 노래 제창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지리산충혼탑에는 625 전쟁 후 지리산 전투에서 사망한 군인, 경찰, 민간인 등의 7285명의 위패가 봉안돼있다. /남원=강정원 기자◇김제시는 6일 제62회 현충일을 맞아 이건식 시장 및 나병문 김제시의회 의장, 보훈단체장, 도시의원, 유관기관사회단체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순동 군경묘지를 참배했다.이후 유가족과 시민들이 자리를 함께한 가운데 성산공원 충혼비 앞으로 자리를 옮겨 개회식을 시작으로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헌화 및 분향, 추념사, 헌시 낭송, 현충일 노래 제창. 폐회식 순으로 추념식 행사를 진행했다.이건식 시장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우리는 조국을 위해 생명을 바친 호국영령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확고한 국가관 및 안보의식으로 우리 조국 대한민국을 지켜 나가자라고 강조했다. /김제= 최대우 기자◇완주군은 6일 제62회 현충일을 맞아 삼례읍 충혼탑에서 추념행사를 가졌다.이날 추념식에는 박성일 완주군수와 국과장, 군의회 의원, 보훈단체장과 지역 기관장 주민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헌화와 분향 추념사 헌시 낭송 현충일 노래 합창 순으로 진행됐다.박성일 군수는 추념사를 통해 오늘날 우리의 평화와 번영은 국난의 위기 속에서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며 현충일을 맞아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는 기회로 삼으며 호국영웅들을 위한 예우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완주=권순택 기자◇제62회 현충일을 맞아 순창군에서는 순창읍 현충탑을 비롯해 복흥면 충혼탑, 쌍치면 충혼탑 등에서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념행사가 진행됐다.순창읍 충혼탑에서 진행된 추념행사에는 황숙주 군수, 김종섭 군의회 의장 및 군의원, 신일섭 경찰서장, 김용군 순창교육지원청 교육장 등 관내 기관장 및 보훈단체 회원 및 가족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이날 추념식에는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시작으로 헌화 및 분향, 추모헌시 낭송, 추념사 현충일 노래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또 나라를 위해 헌신한 보훈단체 회원 7명에 대한 표창도 진행돼 호국 안보의 식을 고취했다.황숙주 군수는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었던 건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며 이들의 뜻을 기려 대한민국과 순창발전을 위해 노력하자라고 말했다.한편 이날 제62회 현충일을 맞아 복흥면 충혼탑과 쌍치면 충혼탑 등에서도 200여 명이 참석해 추념행사를 진행하며 순국선열의 명복을 빌고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겼다. /순창=임남근 기자◇장수군은 제62회 현충일을 맞아 6일 장수읍 남산 충혼탑에서 추념식을 가졌다.이날 추념식에는 최용득 군수를 비롯해 각 기관사회단체장과 보훈가족,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해 헌화, 분향하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었다.또 논개시낭송회 최영희 회장의 헌시 낭독에 이어 노인복지관 실버합창단과 함께 참석자들이 현충일 노래를 합창했다.한편 이날 장계면 육십령 충령탑에서도 장계덕유회(회장 신춘홍)의 주관으로 추념식이 거행됐다. /장수=정익수 기자◇김제경찰서(서장 황대규)는 6일 제62회 현충일을 맞아 순동에 위치한 군경묘지에서 자체 추념행사를 개최했다.이날 추념행사는 황대규 서장을 비롯 각 과장 등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헌화 및 분향, 호국영령과 순국 경찰관에 대한 묵념, 전몰 경찰 묘역 순회 순서로 진행됐다.황대규 서장은 이날 전 경찰관들에게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각자 맡은 바 업무에 충실히 임해 달라라고 당부했다.한편 김제서는 이날 경찰서 및 관내 전 지구대, 파출소에 조기를 게양한 후 호국영령들을 추모했다. /김제= 최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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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6.07 23:02

새만금 타고 한·중 경제협력 물꼬 트나

새 정부 출범 이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냉각됐던 한중 관계에 훈풍이 감지되면서, 잠정 중단된 한중 산업협력단지 조성을 위한 양국 간 회담이 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새만금 지구에 조성될 한중 산업협력단지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공백과 사드 배치 문제로 1년 넘게 산단 조성의 밑그림을 그릴 실무진 회의조차 열지 못했다.한중은 지난해 5월 양국 경제장관회의에서 새만금 한중 산업협력단지에 대해 공동으로 단지 개발, 투자, 혁신 등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중국의 상무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간 국장차관급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산단 조성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또, 양국은 새만금 산단 추진 및 민간협의체 구성 방안을 조율할 계획이었다.그러나 사드 배치 문제로 양국 갈등이 고조되면서 산단 조성을 위한 협의는 잠정 중단됐다. 주무부처인 산자부가 중국 측에 실무진 회담을 요청했지만, 중국 정부는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중국 측이 최근 학계와 예술계 부터 문호를 개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양국 관계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대선후보 시절부터 사드 배치 재검토 방침을 밝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영향으로 보인다. 중국 현지 언론도 이해찬 중국 특사의 방중 이후 한국을 가까운 이웃으로 표현하는 등 이전과 달라진 분위기다. 산자부는 이에 대응해 최근 외교부에 한중 산단 실무진 회의 개최 추진을 요청했다.다양한 외교 채널을 통해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만금을 동북아경제 전초기지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도 한중 경제협력의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동북아경제의 허브로 중국과의 경제협력 중심지가 될 수 있는 곳이 새만금이라고 강조했다.또, 군산과 중국 석도를 오가는 한중 카페리 증편을 위한 양국 간 회담도 예정대로 올해 8~9월께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양국은 강원도 양양에서 열린 한중 해운회담에서 군산~석도 항로의 항차 증편을 올해 회담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그동안 전북도는 도내 유일의 대중국 교역 창구인 한중 카페리의 주 3회인 운항횟수를 주 6회로 늘려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운항횟수가 적어 선복량(화물 싣는 공간) 부족에 따른 미선적 사례가 연간 50여 차례 발생하면서, 군산항에서 취급해야 할 화물이 인천과 경기 평택 등 다른 항으로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전북도 관계자는 한중이 새만금을 양국 경제협력단지로 키우자고 합의한 만큼, 군산과 중국 석도 간 바닷길을 더욱 넓혀갈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에서도 새만금 산단 조성에 의지를 갖고 있어 새만금이 양국 경제협력의 물꼬를 트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쉬샤오스(徐紹史)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은 지난해 5월 2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4차 한중 경제장관회의에서 새만금 한중 산업협력단지에 조성 계획에 합의했다. 한국 측 산업협력단지는 새만금, 중국 측은 산동성 옌타이시, 강소성 옌청시, 광동성 후이저우시이다. 한중 산업협력단지는 2014년 7월 열린 한중 정상회담의 의제로 포함됐고, 이후 지난해 6월 한중 FTA 체결을 계기로 급물살을 탔다.

  • 자치·의회
  • 최명국
  • 2017.06.06 23:02

전주 한옥마을에 '관광경찰대' 운영

연간 100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방문하면서 치안 수요가 늘고 있는 전주 한옥마을에 7월부터 관광경찰대가 운영된다.조희현 전북지방경찰청장은 5일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전주 한옥마을의 치안을 담당하기 위한 관광경찰대 신설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관광경찰대는 관광지 범죄 예방과 불법행위 단속, 관광 불편처리, 관광 안내 등 다양한 관광 치안 서비스를 전담하는 경찰이다. 현재 외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서울, 부산, 인천에 설치돼 각 지방경찰청 소속으로 편재돼 있다.관광객을 상대하는 관광경찰대의 특성상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경찰관들로 구성돼 있다.관광 경찰 제복은 여름철에는 흰색 제복에 카우보이 모자를 착용하는 등 기존의 경찰 제복과는 달리 관광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도록 제작됐다.전북경찰의 경우 관광경찰대가 기존에 설치된 서울, 부산, 인천보다 규모가 작고, 외국인 관광객 수도 많지 않기 때문에 우선 전주 완산경찰서 외사계 소속으로 별도 조직을 꾸려 한옥마을 일대를 관장할 예정이다.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인원은 4~5명으로 예상하고, 외국어 능력 등을 평가해 구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경찰
  • 천경석
  • 2017.06.06 23:02

'군산발' 전국적 AI 재앙, 신고 의무 소홀이 키워

고병원성 AI 재발과 관련, 검역당국의 부실한 예찰활동과 농가의 신고 의무 소홀이 AI 재앙을 키웠다는 지적이다.실제 군산 서수 오골계 농가에서 5월 하순부터 1일 평균 20~30마리의 오골계가 폐사했고, 30일에는 50마리가 폐사했지만 방역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또 정읍 농가의 경우 지난달 16일 군산 서수 농가에서 오골계 180마리를 구입했다가 30마리가 폐사하자 전량 반품시킨 사례도 드러났다.당시 서수 농가는 수의사를 불러 오골계를 부검조사했는데, 감보로병 또는 콕시디움병이라는 진단을 받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서수 농가에서 4월 중 판매된 수백마리 오골계에 대한 입출입 기록 역시 전무한 상태로 특별방역대책 기간 중 예찰활동이 미진하게 이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사실상 AI 재발 진원지인 군산 서수 오골계 농장은 지난 4월 24일 병아리 6900마리를 입식해 이 가운데 3600마리를 판매했고, 3140마리는 농가에서 확인됐지만 나머지 160마리는 유통경로가 추적되지 않고 있다.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군산 서수면 오골계 농장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해당 농장에서 닭을 구입한 농가가 제주와 부산 기장, 경남 양산, 경기 파주 등 4곳 외에 경남 진주와 충남 서천, 군산 옥구, 전주, 울산 울주 등 5곳이 추가로 확인됐다. 특히 군산 농장에서 오골계를 구입한 제주 농가는 고병원성 H5N8형으로 최종 확진됐다.농식품부는 AI가 고병원성으로 확진됨에 따라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전국 500여개 재래시장과 가든형 식당에 대해 생닭 판매를 전면 금지하도록 조치한데 이어, 닭 100마리 이하 소규모 사육농가에 대해 지자체가 수매해 도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또한 7일 오전 0시부터 24시간 동안 전국 모든 가금농가 및 관계자를 대상으로 일시이동 중지 명령을 발동한다.이강모 기자, 군산=문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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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7.06.06 23:02

새만금 개발·지역균형발전 앞당길 대응팀 꾸린다

문재인 대통령의 전북 공약사업인 ‘속도감 있는 새만금 개발’과 ‘지방분권·균형발전’ 후속조치를 뒷받침할 전북도 태스크포스(TF)가 꾸려졌다.전북도는 새만금 사업의 추진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논리를 개발하고, 새 정부의 지방분권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TF팀을 운영한다고 5일 밝혔다.새만금 대응 TF팀에는 최병관 기획조정실장을 단장으로 오택림 기획관, 오정호 새만금추진지원단장, 최재용 환경녹지국장, 송기항 새만금개발과장, 곽승기 예산과장, 김재구 전북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여한다.이 팀은 청와대 내 새만금 사업 전담부서 설치, 새만금위원회의 대통령 직속위원회 격상, 새만금특별회계 설치, 새만금 기본계획 변경, 공공주도 용지매립 등 대통령 공약사업과 도정 현안의 조속한 추진을 위한 논리를 개발한다.특히 새만금 관련 대선공약과 바다의 날 기념식 때 대통령이 약속한 속도감 있는 새만금 개발을 위한 후속조치 방안을 구체화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지난달 31일 문재인 대통령은 전북을 방문해 “새만금 사업을 공공주도 매립으로 전환하고, 신항만·도로 등 핵심 SOC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지방분권·균형발전 정책이 전북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관련 사업에 대응하기 위한 TF팀도 가동된다. 최병관 기획조정실장과 김양원 자치행정국장, 김천환 건설교통국장, 유희숙 경제산업국장, 강승구 농축수산식품국장 등으로 구성된 지방분권·균형발전 TF팀은 매달 두 차례 회의를 열어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또, 이 팀은 낙후지역 배려, 혁신도시·산업단지 등 지역성장거점 육성, 도시재생, 인구급감지역 활력제고, 고향사랑 기부제 등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심도 있게 분석한다.전북도 관계자는 “공공주도 매립 등 대통령이 구체적 사업 방향을 언급한 건 새만금이 유일하다”며 “청와대서 새만금 업무를 맡게 될 균형발전비서관과 함께 새만금 조기 개발을 앞당길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 자치·의회
  • 최명국
  • 2017.06.06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