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군 유골 방치, 관계기관 다툼 탓"
속보=정읍시가 전주역사박물관 수장고에 안치돼 있는 동학농민혁명 지도자 유골을 황토현 전승지에 안장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가운데(2014년 12월 15일자 4면) 9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이 유골이 20여년 가까이 안장지를 찾지 못한 이유가 관계기관들의 다툼과 정부의 무관심 탓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감사원이 8일 공개한 동학농민군 지도자 유골 안장사업 추진 관련 감사결과에 따르면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는 지난 1996년 일본 훗카이도 대학에서 보관 중이던 동학농민군 지도자 유골 1구를 반환받았지만 이날 현재까지 안장지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반환받은 유골 측면에는 한국 동학당 수괴의 수급, 사토 마사지로로부터라는 글씨가 적혀 있고 함께 발견된 문서에는 1906년 9월 20일 전남 진도에서 채집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사업회는 당시 반환받은 유골을 전주역사박물관에 임시 보관한 뒤 2002년 전라북도와 협의를 거쳐 정읍 황토현에 안장하기로 하고, 2004년 사업예산 3000만원(도비 1800만원기념사업회 1200만원)을 확보했다.하지만 이후 망자의 고향에 대한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면서 안장지를 두고 진도군과 전라북도, 정읍시, 동학농민혁명기념관 자문위원회 등 관계기관 및 단체 간 이견이 조정되지 않아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게 됐다. 그러던 지난 2014년 8월 이견을 보여 왔던 관계기관 등은 유골을 정읍 황토현 전적지에 안장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들의 합의는 실제 안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정읍시가 신청한 문화재현상변경허가를 문화재청이 두 차례에 걸친 심의위원회 결과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조성계획과의 관련성을 추가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사유로 보류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날 현재까지 이 유골은 전주역사박물관에 보관되고 있다.감사원은 이 사업은 선열들의 넋을 기리고, 동학농민혁명운동의 애국애족정신을 계승발전시키는데 취지가 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는 안장사업이 신속히 추진완료되도록 다수 유관 기관단체 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문화재현상변경허가 등 행정절차가 제대로 이행되도록 기념사업회의 업무추진 상황을 지도감독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감사원은 그러면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동학농민군 지도자 유골 안장사업과 관련된 다수의 유관 기관단체 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사업추진을 지도감독해 안장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