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축구는 삶의 희망…달릴 수 있어 기뻐요" 암 이겨낸 전주시 전운축구단 이용복 씨
사람이 극한 상황에 처하면 모든 걸 체념하기 쉽지만, 어떤 사람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않고 끝까지 싸워서 이겨내기도 한다.전주시 전운축구단 소속 이용복씨(64)는 지난 2004년 말기암 판정과 함께"잘해야 3개월 남짓 살 수 있을 것"이란 청천벽력같은 말을 들었다.하지만 그는 삶을 포기하지 않고, 생활체육으로 건강을 회복해 요즘 하루하루 감사하는 자세로 살아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전주토박이인 이씨는 경제적으로 어렵게 생활 하던중 지난 2004년 도내 한 대학병원에서 간암말기 판정을 받았다.말기여서 수술도 하기 어려웠고, 해봐야 의미가 없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자는 의료진의 정성에 의해 그는 극적으로 회생했다.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이후 암은 계속해서 재발했고, 2005년과 2006년에 잇따라 암 수술을 받았다.간암뿐이 아니었다. 직장암, 전립선암 등 계속된 병마로 인해 이 씨는 점점 희망을 잃어갔다.그러던 어느날 건강관리 차원에서 집 주변을 걷던 이씨는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면서 질주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봤다.젊었을때부터 워낙 축구를 좋아해 틈틈히 즐기던 운동이었으나, 잇따른 병마로 축구는 언감생심, 생각지도 못했다.하지만, 어차피 죽을거라면 맘껏 뛰고다니고 싶었다고 한다.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정부의 도움을 받을만큼 경제적 형편도 너무나 어려웠기에 그가 인생에서 유일하게 기쁨을 찾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생활체육, 그중에서도 축구였다. 겨우 걸을 수 있었던 몸이 어느날 가벼운 조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아지더니, 또 언젠가는 달릴 수 있게 됐다고 한다.오랫동안 몸담아왔던 전운축구단(회장 전창현)이 이씨의 유일한 보금자리였던 셈이다.전운축구단은 43년된 축구클럽인데 이씨는 누구보다 열심히 축구를 하면서 건강을 다져갔다.전운축구단 김귀환 고문은 "이씨를 포함해 3명의 선수가 암을 이겨내고 생활축구로 건강을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물론, 이용복씨가 가장 심각한 병마에 시달린 경우다.이씨의 간절한 사연은 전국 어르신들의 건강 잔치인 '2012 전국어르신생활체육대축전'에서 많은 화제가 됐다.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경남 창원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총 14개 종목에 걸쳐 전국 1만2000여명의 어르신들이 참가했다. 전북은 축구와 게이트볼, 배드민턴, 정구 등 12개 종목에 280명의 선수단이 출전했다.전북 대표 선수중 한명이 바로 이용복씨다. 이용복씨가 출전한 축구에서 전북은 비록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으나, 어르신생활체육대회는 1위나, 2위가 의미있는게 아니고, 어르신들이 힘닿는대로 뛰고 달릴 수 있는것 자체로 가치가 있기에 이씨의 사연은 더욱 잔잔한 화제가 됐다고 한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생활고, 병마로 인한 숱한 고초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를 다녀온 이용복씨의 얼굴에는 삶을 향한 희망이 넘쳐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