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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비빔과 섞음의 조화 ‘혼돈반’

전주비빔밥은 전북을 넘어 전국, 세계에서 유명한 전주의 토종음식이다. 그렇다면 전주에서 당초 비빔밥은 머라 불렸을까. 그 시초를 알 수 있는 책이 발간됐다. 이종근 작가는 <인문학스토리로 만나는 음식문화>(신아출판사)를 펴냈다. 작가는 1995년에 펴낸 <온고을의 맛, 한국의 맛>에 이은 25년 연구로 이 책자를 펴냈다. 작가는 인문학과 음식의 만남을 전북 처음으로 시도, 우리네 삶의 성찬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했다. 음식과 문화, 그리고 스토리와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가운데 손수 한문을 번역하거나, 한문 번역본을 구입해 찾은 자료가 아주 많다. 이 책에 따르면 전주비빔밥의 시초를 알아가던 중 조선시대 태조 이성계의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성계 장군이 오목대에서 승리의 기념으로 부하들과 연회를 열면서 간단히 먹은 음식이라고 한다. 1950년대 초 유기그릇에 담은 비빔밥을 뱅뱅이 비빔밥이라고 불렸다. 맷돌처럼 돌려서 비벼먹는 비빔밥이란 뜻이다. 이밖에도 허균과 부안의 방풍죽을 비롯, 만마관에서 음식을 판 조삼난, 전주 생강 상인과 올공쇠, 진안군(君)과 소주, 성미당 놋그릇 이야기, 속담으로 만나는 고창 음식 이야기, 고춧가루를 싫어한 예수병원 의사 잉골드, 서울 누이에게 부안 생선과 게를 보낸 유형원, 여강이씨 안동에서 남편 무장현감 김진화에게 두부장을 보내다 등 다양한 전북의 음식의 역사를 스토리를 통해 다가간다. 이 작가는 온고을의 맛 한국의 맛이란 책자를 발간한 후, 송창진 송약국대표(작고), 향토사학자 작촌 조병희선생(작고) 등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계속 연구하라는 말에 너무 많은 부담을 느꼈다면서 하지만 이로 인해 전북 향토음식 조례가 제정된 것은 큰 보람이었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07.22 17:04

[신간] 세상 벗어나 잠시 쉬어가고 싶다면…

문화사학자이자 도보여행가인 신정일 작가가 전국 곳곳의 암자를 찾았다. 덕분에 <한국의 암자 답사기>(푸른 영토)에는 깊은 산속 암자에서 그가 만난 인연들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가 담겼다. 지난해 출간한 한국의 사찰 답사기에 이어 문화유산의 보고(寶庫)라 불리는 한국의 사찰과 암자로 인문 기행을 떠난다. 이번 책의 머리말에서 신정일 작가는 이번 여정을 통해 사람의 인연이란 시절 인연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사람의 인연이란 것이 참으로 신기한 것이라서 만나서 사는 동안은 그렇게 절실하다가도 잠시만 못 만나면 서서히 잊혀져서 기억의 잔해만 남아 마음 속을 떠돌다가 흩어져 버리기도 하고 또 어느 날 문득, 다시 만나기도 한다는 것을 새해 첫날 대흥사의 일지암을 오르고 내리며 깨달았다. 아름다운 우리 강산과 잘 어울리는 암자의 모습을 오목조목 실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바다와 산을 아우르는 정겨운 풍경이 펼쳐진다. 백제 무왕의 전설과 미륵신앙이 녹아있는 익산 미륵산의 사자암, 백제 초의선사의 숨결이 서려있는 부안 능가산의 청련암, 지장보살의 영험이 깃든 고창 선운산의 도솔암, 신라부터 이어온 실상산파의 수행처로 잘 알려진 남원 지리산의 백장암 등 전북의 명산도 풍부하게 담았다. 암자에는 세상 시름을 내려놓고 한 숨 쉬어가고 싶은 이들의 발길이 모인다. 신정일 작가도 세상을 잠시 벗어나 가고 싶은 곳, 가서 천가지, 만가지로 흩어지는 마음 내려놓고 쉬고 싶을 때 암자를 찾았다고 말한다. 책 말미에는 신정일의 한국의 암자 답사지도를 그려 넣었다. 전국 각지의 암자 21곳의 위치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표시해놓았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7.22 17:04

[신간]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노래’ 책으로 만난다

가곡의 왕 슈베르트의 명곡을 책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김설지 작가는 <슈베르트 가곡전집>(동서문화사)을 발간했다. 이 책은 800여곡의 슈베르트의 독일어 노랫말을 우리말로 꼼꼼히 옮겨서 독한대역으로 한데 엮었다. 특히 흔히 리트(Lied)라고 부르는 피아노 반주의 독창곡뿐 아니라, 다른 악기를 곁들인 독창곡, 중창곡, 합창곡, 반주가 없는 아카펠라, 흔히 연주되는 오페라 아리아, 극부수 음악, 종교 음악, 심지어 한 줄짜리 카논까지, 슈베르트가 작곡한 가사 붙은 음악은 오페라만 빼고 총망라해 수록하고 있다. 다만 라틴어 가사로 된 종교 음악 번역만큼은 옮긴이의 능력 밖이라 여겨 원시(原詩)만 올려놓았다. 또 슈베르트가 작곡하다 만 것을 그의 형인 페르디난트라든가, 후대의 다른 작곡가가 완성한 가곡들도 빠짐없이 실었다. 말미에는 문학작품에 수록된 시에 붙인 가곡편을 내용 흐름에 맞도록 따로 편집해 실었다. 김 작가는 슈베르트를 향한 순수한 애정에서 그의 가곡을 1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손수 우리말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1943년 전주에서 출생해 전주여자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지리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서울 덕성여자고등학교에서 교단에 섰으며, 지난 2010년 한국 슈베르트가곡연구회장을 역임했다.

  • 문학·출판
  • 최정규
  • 2020.07.22 17:04

[신간] 그리운 내 고향 남원을 기억하며

조현건 전 전주지방병무 청장이 자신의 지난 과거를 회고하는 책 <나의 자서전>을 냈다. 전북지방병무청이 개청한 1962년 이래 첫 전북 출신 청장을 지낸 그는 자서전에서 어린시절과 가족, 농촌지도 공무원으로 공직에 발을 들인 뒤 국방부 공무원으로의 길을 걷고, 청장으로 퇴직까지의 일대기를 꼼꼼히 적었다. 책 말미에는 후대에게 전하고 싶은 삼강오륜의 뜻을 밝혀 적고 나의 뿌리 도표와 알기 쉬운 계촌 기본도표등을 기록함으로써 독자들이 조상과 부모에게 물려받은 가치를 되새길 수 있도록 독려했다. 저자는 이 세상 모든 생물은 뿌리가 있어 생성 발육하는 것이고 가문도 뿌리를 잘 유지해 보완발전 시켜야 번창하게 된다면서 가까운 친족이 누구인지를 확실히 알 수 있도록 우리가족의 족보를 대신할 수 있는 가승보감을 만들어 대대로 이어가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고향 남원과 지역에 대한 사랑으로 광한루, 지리산, 황산대첩, 남원 만인의 총 등 지역과 관련한 여러 일화를 상세히 소개했다. 집안의 역사와 꿈 많았던 청소년 시절의 추억, 자애로운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 독자들의 마음에 온기를 더했다. 남원 출신인 조 전 청장은 원광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인 그는 청주지방병무청 동원과장, 병무청 비서실장, 의정부병무지청장을 지냈으며, 지난 1998년부터 1999년 전북지방병무청장으로 근무한 뒤 퇴직했다. 병무청 퇴직 공무원 모임인 병우회를 창립하기도 했다.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0.07.22 17:04

동화작가와 지역 서점에서 나누는 ‘동네방네 이야기’

열 명의 동화작가들이 지역 서점에서 독자들을 만나 동네방네 이야기를 나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호남문고 서신점은 오는 25일부터 10월 24일까지 총 여덟 차례에 걸쳐 책을 좋아하는 동네사람들과 지역 동화작가들이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박월선. 박예분. 김자연. 박서진. 서성자. 전은희. 이경옥. 김근혜. 김영주. 장은영 동화작가의 이야기로 꾸미는 자리. 오는 25일 오후 7시에 열리는 첫 번째 강의에서는 박월선 작가가 <닥나무 숲의 비밀> 책을 중심으로 긍정적 사고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라는 주제로 나는 어떤 상상을 하고 사는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8월에도 이어지는 강연에서는 박예분 작가가 1일 가족의 재발견을 주제로 독자를 만나는데, <우리 형> 책을 중심으로 일상 속 가족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펼친다. 22일 김자연 작가는 <수상한 김치 똥> 책을 중심으로 우리 음식 문화의 우수성이라는 주제로 맛과 삶에 대해 소통한다. 31일에는 전주 송천동 소소당책방에서 독자들과 함께 하는 북토크가 열린다. 이날 장은영 작가는 <으랏차차 조선실록 수호대> 책을 중심으로 나의 실록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9월에도 두 차례 강연이 열린다. 5일에는 박서진 작가가 <고양이가 된 고양이> 책으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법을 이야기하고 자기소개서를 쓰는 체험을 진행한다. 나를 존중하는 글쓰기 교실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만들 계획이다. 26일에는 서성자 작가가 <돌 던지는 아이> 책을 중심으로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하여를 주제로 독자들과 만난다. 작품을 쓰게 된 동기와 취재 에피소드, 작품 속 배경을 탐방했던 경험을 생생하게 들려준 이후 독자들과 함께 손바닥 글쓰기를 체험하고 첨삭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10월에는 자서전 쓰기 체험과 서로의 작품을 공유하는 시간으로 꾸민다. 9일은 전은희 작가의 <평범한 천재>와 이경옥 작가의 <달려라, 달구>에 얽힌 출간 에피소드를 나눈다. 두 작가는 나를 찾아가는 여행라는 주제로 독자와 함께 자서전 쓰기를 하고 발표하며 소통할 계획이다. 24일은 김근혜 작가의 <제롬랜드의 비밀>과 김영주 작가의 <가족사진>을 중심으로 작품에 대해 이야기한다. 주제는 나 어릴 적 추억 여행 으로, 독자들이 참여해 짧은 글과 자서전을 써볼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이번 문화행사에서는 책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는 사회를 꿈꾸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여덟 차례에서 각각 20명을 모집한다. 신청문의는 호남문고 서신점(063-253-9400), 소소당책방(010-5460-6267)으로 하면 된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20.07.22 17:00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작가 - 동화작가 박예분 그림책 '우리 형'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 속에서 추억을 쌓아간다. 그 추억은 때때로 기억 속에 묶여 가슴 한쪽에서 산다. 특히나 아리고 슬픈 기억은 더욱 잊혀지지 않는다. 가족 간의 추억은 살아가는 동안 아련한 형태로 남아 위로가 되어주기도 하고, 아픔으로 남아 있기도 한다. 이처럼 오래된 기억을 소환해서 책으로 엮은 박예분 작가의 그림책 『우리 형』이 출간되었다. <우리 형>은 이제는 만날 수 없는 형과의 기억으로부터 시작한다. 첫 장을 펼치면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기 전 전형적인 우리 시골 모습이 등장한다. 하얀 눈이 내린 마을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펼쳐진 논, 밭에는 하얀 눈으로 가득하고 기다란 싸리비에 앉아 있는 어린 동생을 형이 앞에서 끌고 가고 있다. 동네를 지키는 커다란 나무들은 빈가지만 남았지만 황량하지 않다. 그것은 형과 동생의 웃는 모습만으로도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열두 살이나 많은 형은 아버지와 다름없다. 이불에 오줌 싼 비밀도 지켜주고 처음 본 유리구슬도 사다준다. 받아쓰기 20점을 맞았을 때도 괜찮아, 형도 너만 할 때 그랬어.라며 내편이 되어 위로해 주며 한글을 가르쳐 준다. 얼음이 얼면 썰매를 만들어 주고 한 번도 넘어가지 않는 왕딱지를 만들어준 형은 나에게 하늘같은 존재이다. 형이 떠난 뒤 나는 형이 그랬던 것처럼 동생을 보살핀다. 하지만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피난을 가기도 하고, 집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는 인민군에게 시달린다. 그러다 형의 수첩만 집으로 돌아온다. 작가는 6.25전쟁에 참전했던 큰아버지의 비망록을 읽고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누렇게 색이 바래고 귀퉁이가 닳은 수첩에는 고향 주소와 동생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스무 살이 갓 넘은 청년이 삶과 죽음을 오가는 전쟁터에서 두고 온 가족을 그리워하며 한 자 한 자 써내려갔을 걸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올해는 6.25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아직도 휴전 상태로 남북관계는 요원하기만 하다. 또한 이산가족들의 슬픔은 여전하다. 전쟁이 개인의 삶과 가족들에게 어떤 형태로 다가오는지 이 책을 통해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마련하면 좋겠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0.07.22 16:58

도내 11개 학교, 여름방학 중 석면 제거 공사

전북지역 일선 학교들이 여름방학기간 중 석면제거 공사에 들어가는 가운데, 올해 제거공사가 마무리될 경우 도내 학교들의 잔여 석면면적 중 20% 이상이 제거된다. 전북도교육청은 여름방학기간중 도내 11개 학교에서 석면해체와 제거 공사가 진행된다고 22일 밝혔다. 대상학교는 대상 학교는 전북여고, 군산 서수초, 익산 왕궁초익산초용안중, 정읍 수성초, 김제 화율초만경중덕암고, 장수 계남중, 임실 오수초 등이다. 올해 5월 기준 도내 전체 학교시설에 남아있는 석면 면적은 42만8000㎡이다. 도 교육청은 올해 146억원의 예산을 확보, 올해 안으로 9만㎡(62개 학교)의 석면을 제거할 예정이다. 잔여 석면면적의 21%에 해당한다. 제거공사는 오는 2024년까지 계속된다. 일부 학부모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여파로 방학기간이 짧아짐에 따라 석면제거 공사 공기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도교육청측은 공사 한팀 당 하루 400㎡의 제거공사가 가능하고, 아무리 코로나19로 방학기간이 짧아졌다고 해도 2주정도 되는 방학기간임을 감안할 때 충분히 공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23일 민관협의회에서 학교 석면 해체제거공사 수시 확인 및 모니터링, 학교 석면 해체제거공사 결과 평가 및 개선 방향 등을 논의한다면서 외부전문가의 참여로 학교 석면 제거 사업이 안정적이고 안전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초중등
  • 백세종
  • 2020.07.22 16:52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사경장’ 지정 받은 김제출신 김경호 장인

국가에서 저를 (문화재로)지정해주신 것이 너무나 감사합니다만, 한편으로는 책임감이 크고 더욱 의무가 많아진 것을 느낍니다. 더 열심히 하라는 독려로 알겠습니다. 최근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무형문화재사경장(寫經匠) 보유자로 인정받은 김제 출신 김경호 장인(57)의 말이다. 사경장은 불경(佛經)을 쓰는 사경(寫經) 기술을 가진 장인을 말한다. 문화재청이 국가문화재 신규 종목으로 지정했다. 새 종목으로 지정되고 그 첫 보유자가 되기까지 김경호 장인의 노력과 공이 그만큼 컸을 터다. 우리나라 사경의 역사는 삼국 시대 전래된 불교의 경전을 세상에 널리 보급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됐다. 통일신라시대 때 제작된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국보 제196호)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유물이다. 사경은 서예와 불경, 한문, 불교와 동양미술, 문학까지 두루 섭렵을 해야 할 수 있는 느림 미학의 종합 예술 결정체이자 불교 수행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 한문으로된 경구를 사경하려면 A4용지 한 장 기준으로 반나절 이상 걸리고, 불경에 삽화 그림을 일컫는 변상도(變相圖)를 옮겨 그리려면 500시간이상 걸린다고 한다. 김제 월촌에서 태어난 김 장인은 중학교 3학년 시절 불교공부와 서예공부를 하면서 사경에 흥미를 느끼게 됐고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0년에는 전통사경 기능전승자(고용노동부 지정 제2010-5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일평생 사경에만 매달리다보니 생계가 어려워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수차례였지만 그때마다 붓을 잡고 다시 사경에 매달렸다. 김 장인은 이번 문화재 지정이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공덕이 아닐까 한다라고 말했다. 무형문화재가 된 그는 이제 사경의 세계화를 꿈꾸고 있다. 그는 2000년 첫 번째 개인전(사경전)을 시작으로 미주한인이민 100주년 기념 초대전, 한국문화원 초대전, 불교중앙박물관 개관 1주년 기념 특별초대전 등 20여 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 그는 미국에서 사경의 섬세한 붓놀림에 대한 많은 인기와 관심을 얻었고 중국에서도 지난해 상하이에서 초대전을 가졌는데 관심이 많다면서 사경의 세계화를 꿈꾸면서 후진 양성에도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 사람들
  • 백세종
  • 2020.07.22 16:52

해결해야 좋은 정치다

윤준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정읍 고창) 지난해 3월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영입요청을 받았다.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36년간 공무원을 천직으로 삼고 살았기에 거듭되는 주위의 권유와 요청에 난감했다. 하지만, 서울시 최고의 정책가로서 서울을 바꾼 행정경험과 능력을 바탕으로 고향인 정읍고창에 변화의 새바람을 불러일으켜 보라는 강력한 권유에 정치의 세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감사하게도 지역의 변화와 발전을 바라는 정읍고창 주민들의 많은 성원과 높은 지지로 국회의원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21대 국회 공식 임기가 시작되고 두 달째에 접어들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전반기 상임위원회 활동을 하게 되었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도 선임되어 500조가 넘는 국가 예산을 심의하는 막중한 역할도 맡게 되었다. 제1호 법안으로 총선 때 약속드린 농어업의 공익성 보장을 강화하는 「농어업인 공익수당 지원법」을 대표발의 했고 「동학농민혁명 및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 헌법 전문 포함 촉구결의안」, 원자력발전소 인근 지역의 재원 불균형 문제를 바로잡는 「지방세법」「지방재정법」개정안도 대표발의 했다. 국회 예결특위 위원으로 35조에 달하는 코로나19 민생 추경 예산안도 통과시켰다. 정치에 입문하면서 두 가지 다짐을 한 바 있다. 해결의 정치와 주전자 정치가 그것이다.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인식은 주로 일하지 않고 싸우는 모습이다. 하루하루 치열한 활동을 펼치는 국회의원들로서는 억울한 노릇이지만 더욱 열심히 일해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 수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해결의 정치를 해야 한다. 해결책 없는 막말의 정치, 싸움의 정치는 구태다. 구태 정치인은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고 퇴출대상일 뿐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힘을 모아준 국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묵은 현안인 개혁과제를 완수해야 한다. 벌어질 대로 벌어진 사회양극화를 해소하는 정책을 만들고 실현해야 한다. 수도권과 지방, 도시와 농촌의 지역격차도 줄이고 지역균형발전을 이뤄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묵은 현안도 해결해야 한다. 말로만 허황된 만리장성을 쌓을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작은 일 하나라도 차근차근 해결해 내야 한다.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기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생활환경을 개선하며 주민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 생태문화관광자원에 투자하고 다리를 놓고 길도 만들어 사람이 떠나는 지역이 아닌 찾아오는 지역으로 만들어야 한다. 필자는 주전자 같은 정치인이 되겠다는 초심을 새기며 의정활동에 임하고 있다. 목마른 이들을 먼저 챙기는 사람, 고개 숙여 겸손하게 자기를 내주는 사람, 주전자 뚜껑처럼 구멍이 있어 늘 소통하는 사람, 뜨거운 난로 위에 자기를 올려놓는 용기 있는 사람. 서민과 민생을 먼저 챙기고 겸손하게 소통하는 주전자 정치를 다짐한다. 국회의원은 민생법안을 만들고 첨예한 이해관계를 조정해 이를 법안으로 통과시키는 일, 한정된 국가 예산을 민생을 살리는 적재적소에 배정하는 일, 예산이 제대로 쓰여지는지 점검하는 일,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일 등 어느 하나 허투루 넘길 수 없는 막중한 책무를 수행한다. 초심을 간직하고 36년 공직 경험을 살려 지역의 묵은 현안을 해결하는 해결의 정치 , 민생겸손소통용기의 주전자 정치로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의정활동을 펼칠 것을 약속드린다. △윤준병 의원은 서울특별시 행정1부시장 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정읍고창 지역위원장, 제21대 국회 전반기 환경노동위원예산결산특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0.07.22 16:48

국세 납부액 전국 꼴찌

지난 17일 국세청이 공표한 2020년 국세통계 제1차 조기발표를 보면 전북 경제의 현주소가 여실히 드러난다. 전북지역의 지난해 국세 납부액은 2조8211억 원으로, 우리나라 전체 국세 납부액 284조4126억 원의 0.99%에 불과했다. 제주도가 1조8440억 원으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적었지만 인구나 경제 규모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전북이 국세 납부실적 전국 꼴찌인 셈이다. 도세가 비슷한 충북은 전북보다 국세 납부액이 1조 원이나 많았고 강원도도 전북보다 1조 1000억 원 가까이 많았다. 국세만으로 지역의 경제지표를 판단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지역내총생산(GRDP)이나 지역내 총소득(GNI) 등 여러 측정 지표가 있다. 그렇지만 소득세와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이 국세의 큰 비중을 차지하기에 지역경제 규모를 파악하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 지역내총생산이나 지역내총소득이 많으면 국세 납부액도 비례해서 많아지기 때문이다. 수도권 개발 압력으로 급팽창하는 충청북도의 경우 매년 지역경제 성장률이 6%에 달해 타 시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충북 인구수는 159만 명으로 전북보다 20여만 명이 적지만 지난 2018년 지역내총생산(GRDP)은 66조 원에 달했다. 전북보다 무려 16조 원이나 많다. 충북은 제조업 비중이 48.5%로 지역산업 성장을 주도하면서 전국 경제 대비 4%대 실현을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 충북 경제의 고공 성장에는 진천군이 있다. 진천군의 주민 1인당 GRDP는 9299만 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전북의 1인당 GRDP 2656만 원에 비하면 무려 3.5배에 달한다. 진천군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고부가가치 업종인 광제조업이 집적화된 덕분이다. 광제조업이 전체 업종의 70%를 차지한다. 지난 2018년부터는 CJ제일제당을 비롯한 대기업의 생산라인이 본격 가동되면서 앞으로 진천군의 경제지표는 더욱 고공행진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북은 자동차와 조선 기계 등 제조업 기반이 무너지면서 산업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가동률이 44%로 주저앉으면서 지방세 납부액이 100억 원에서 18억 8000만 원으로 무려 81%나 줄었다. 전라북도의 산업이 활기를 띠면 국세나 지방세 비중은 당연히 높아진다. 자치단체는 장밋빛 청사진만 내걸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산업 활성화에 나서야 할 때다.

  • 오피니언
  • 권순택
  • 2020.07.22 16:48

고향을 보고 느끼고 소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탁경진 재경도민회 사무총장협의회장 타향에서 내 고향을 생각하노라면 언제나 아름답고 정겹게만 느껴졌던 어머님의 품속 같은 포근함을 연상한다. 그러나 출향인들이 생각하는 고향과, 고향을 지키는 사람들의 생각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본다. 출향인들은 어려운 시기에 고향을 떠나 타향에 정착하여 고향의 노래를 부르며 향수에 젖어들곤 한다. 고향을 지키는 사람들은 인구감소와 생산성, 노동인구 부족 등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고향을 지키고 살리기에 온 정열을 다하고 있다. 현재 고향은 지자체별 각종 제도적인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정책과 사업을 구상하여 추진해도 함께하고자 하는 노력이 없으면 그 성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지방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생산가능 인구 감소로 경제사회적 활력이 저하되고, 더 나아가서는 지방 자체의 소멸도 우려되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지금은 전북에도 새만금 사업 등 새 희망을 주는 많은 비전이 제시되고 있지만 지방경제는 아직도 물리적 환경 등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침체되어 있다. 따라서 고향을 매체로 활동하고 있는 애향단체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 출향인의 애향활동은 친목과 화합의 기반 위에 고향과 함께하는 봉사애향활동이 희망을 주는 사업이 아닐까. 봉사애향활동은 지자체와 함께 일회성이 아닌 연간 계획을 수립하여 고향 농축수산물 홍보 구매활동, 온라인상 고향 알리기, 고향 주무 관청과 함께 관광탐방을 추진하고 인구 절벽의 현실을 감안한 귀농귀촌귀어 등의 목표를 세우고 애향단체를 법인화하여 출향인들이 부담 없이 고향을 위한 기부문화를 정착하고 재능기부를 적극적으로 시행하여 고향 희망심기 사업 등을 지속 추진해 인구유입 및 고향발전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프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고향행사 및 자체활동에 많은 제한이 있는 요즘에는 온라인상으로 적극적인 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 애향단체 홈페이지, 밴드 등 온라인상에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장터나 고향소식 등을 주기적으로 탑재 활동하여 고향과 타향의 연결고리를 지속시키는 것도 고향 희망심기 사업의 일환이라고 본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추진은 고향인들의 일체감을 안겨주고 희망을 주는 요소가 아닐까 생각된다. 세부적인 실천내용을 다 언급하지는 못하지만 고향을 보고 느끼고 소통하면서 배려하는 마음과 봉사는 출향인과 고향인이 함께 가는 지름길이며 조건적인 봉사애향활동이 아니라 순수한 애향심에 기본을 둘 때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필자가 속해 있는 애향단체는 지속적으로 지자체와 협력하여 상기 내용을 연간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한 결과 많은 부분을 인정받아 행정자치부로부터 애향단체 우수사례로 선정되어 교부금 2억원의 포상도 받은 바 있다. 고향을 논하는 세대는 50대 중후반 이후 세대부터이다. 대부분 젊은 세대는 고향을 모르고 살고 있거나 고향의 존재를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우리 고향의 삶의 터전이 잘 보존되고 희망을 갖기 위해서는 고향을 그리워하고 애향심을 가진 세대가 고향을 보고 희망을 느끼는 곳으로 만들어야 할 소명의식도 가져야 할 것이다. 고향에 관심을 갖고 느끼고 애향활동을 통하여 희망을 보일 때 젊은이들도 고향을 노크할 것이다. 출향인 기성세대들이 소통하기 위해 이제부터라도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할 때이다. △탁경진 회장은 25년 군복무를 마치고 영관장교로 전역했으며 현재 고창군민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0.07.22 16:43

[문화&공감 2020 시민기자가 뛴다] 부채를 찾아서 4. 그 여자들의 무기 ‘부채’

〈소리여〉, 그 여자들에게 있어 부채는 가장 큰 무기이자 힘이다. 초등학교 시절 소리에 입문해 짧게는 이십여 년 길게는 삼십여 년간 소리를 하는 다섯 명의 여자들이 있다. 서울, 경상, 전라남도, 전라북도 이렇게 서로 다른 지역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스무 살 이후부터 소리의 고장 전라도에 둥지를 틀고 활동하고 있다. 부채는 기본적으로 더위를 쫓고 햇볕을 가리는 기능, 시와 그림을 그려 넣어 자신의 인문예술적 소양을 표현하는 예술품으로서의 기능, 멋스러운 선추를 달거나 선면에 예쁜 색을 넣는 멋쟁이의 필수품으로서의 기능, 친한 사람에게 주는 정중한 선물로서의 기능, 마지막으로 소리꾼의 가장 중요한 소품으로 활용되는 기능이 있다. 소리꾼 다섯 여자에게 부채는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 생활 속 부채 이야기 그 네 번째로, 〈로컬소리단 소리여〉 다섯 여자들과 부채에 얽힌 이야기를 만나 보자. #소리꾼 김민선의 부채 이야기 비나이다, 비나이다, 형님전의 비나이다. 쌀이 되거든 한 말만 주시고, 보리가 되거든 두 말만 주시옵고, 부채가 되거든 열 자루만 주시오면, 여러 날 공연할 동기들을 구원을 하여 살리겄네다. 제발 공연할 때 부채가 손에서 떨어지지 않게 비나이다. 소리꾼 김민선은 전주에서 나고 자랐다. 열여덟에 판소리에 입문해 스물두 해를 보냈다. 가장 좋아하는 소리 한 대목은 『흥보가』 中 흥보가 놀부에게 비는 대목이다. 소리꾼 김민선에게 부채란, 절대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존재이다. 스무 살 때 일이다. 열여덟, 다소 늦은 나이에 소리에 입문한지라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정식으로 무대에 선 경험이 없었다. 그러나 어찌하랴. 신입생 연주회는 피해 갈 수 없는 일. 근 한 달 넘게 똑같은 곡을 동기들과 연습했다. 처음 하는 민요, 처음 하는 발림. 실수 연발이라 선배들의 지적이 끝없이 이어졌다. 멀쩡히 잘 되던(잘되던) 소리와 동작이 발림만 나오면 긴장되고 떨려서 계속 신경이 쓰였다. 결국, 공연을 하던 중 손에 든 부채를 떨어트리고 말았다. 옆에서 노래하는 동기들 눈치, 객석에서 뚫어져라 응시하는 관객들 눈치를 살피며 자기 딴에는 아무도 모르게 부채를 주어서 다시 공연에 임했다. 물론 공연 후 선배들에게 엄청나게 깨진 건 안 비밀. 지금이라면 그냥 부채 없이 손동작으로 공연을 이어 갔을 텐데. #소리꾼 문모두의 부채 이야기 춘향이 간신히 정신 차려 어사또를 바라보니, 옥문 밖에 거지 되어 왔던 낭군이 분명쿠나. 마오, 마오, 그리 마오. 야속하고 독헙디다. 동원에 새봄이 들어 부채가 날 살렸네. 소리꾼 문모두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열두 살에 판소리에 입문해 삼십 년을 보냈다. 지금은 완주에 터를 잡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소리 한 대목은 『춘향가』 중 춘향이와 어사가 만나는 대목이다. 소리꾼 문모두에게 부채란 군인에게 있어 총과 같은 존재이다. 지호와 주호는 문모두의 제자다. 아이돌과 트로트에 빠져 있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민요와 판소리를 좋아하는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들이다. 연습생이 되어 일 년 정도 되었을 무렵 대회에 참가했다. 소리도 소리이지만 너름새 또한 점수에 포함되는 것이 경연 대회이다. 소리 지도와 함께 부채를 들고 표현하는 발림 연습을 쉬지 않고 했다. 그런데 왼손 발림을 하고 양손 모두 들라고 하면 한 손만 들지 않나, 부채를 들어야 하는 발림 과정을 그냥 패스하질 않나. 덜렁댐은 기본이고 장난은 부가적으로 장착하고 있는 초등 남자아이들에게 소리 끝의 마지막 부분, 부채를 펴는 발림은 최고의 난도를 가졌다. 대회 당일, 스승의 고급스러운 합죽선을 손에 쥔 요 녀석들, 국가무형문화재라도 된 듯 으스대더니, 결국은 선생님, 부채가 찢어져 버렸어요. 하는 것이었다.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었다. 염불에는 뜻이 없고 잿밥에만 맘이 있다더니, 대회는 아랑곳하지 않고 네 것이 좋네, 내 것이 좋네 부채 전투를 벌이던 녀석들의 손에는 처참하게 찢어진 스승의 애정부채가 들려 있었다. 소리꾼에게 합죽선 부채는 군인의 총과 같은 법. 방아쇠는커녕 장전 한 번 못해보고 전투를 마친 녀석들은 그 이후 일취월장해 부채 발림도 능숙해지고 소리 실력도 크게 늘었다. 애꿎은 스승의 부채만. #소리꾼 이경래의 부채 이야기 하루 가고 이틀 가고, 열흘 가고 한달 가고, 날 가고 달이 가고, 해가 지낼수록이 임의 생각이 뼛속에 든다. 소학 대학 예기 춘추 모시상서 백가어를 역력히 외어 가다 나까지 다 잊어버리셨구나. 소리꾼 이경래는 경상도에서 나고 자랐다. 열세 살에 판소리에 입문해 스물두 해를 보냈다. 가장 좋아하는 소리 한 대목은 『춘향가』 중 춘향이 이몽룡 그리워하는 대목이다. 소리꾼 이경래에게 부채는 인생의 커닝 페이퍼다. 이경래는 초등학교 6학년인 열세 살에 소리를 처음 접했고, 첫해에 대회에 나가게 되었다. 무대 울렁증에 판소리의 그 기나긴 내용들은 머릿속에서만 맴돌고. 아무리 눈을 부릅떠도 가사가 생각나지 않았다. 어찌어찌 그 무대는 마무리되었지만, 첫 무대의 실수는 트라우마가 되어 대회에 나가기만 하면 가사를 한두 구절 잊어버리곤 했다. 그러자 선배들이 부채에 잘 잊어버리는 대목을 적어.라고 조언해 주었다. 소위 말하는 커닝 페이퍼다. 새끼손가락 너비에 한 뼘 길이의 합죽선에 나만의 방식으로 커닝 페이퍼를 만들어서 무대에 다시 섰다. 그런데 이 무슨 조화일까? 커닝 페이퍼 한번 보지 않고 무사히 소리를 마쳤다. 믿는 구석이 생겨서인지 그 뒤로는 가사를 잊어버리지 않고 끝까지 마칠 수 있었다. 지금도 중요한 무대에는 그녀만의 방식으로 살짝 적바림을 하기도 한다. #소리꾼 이경화의 부채 이야기 추월은 만정허여 산호 주렴을 비치어들고, 심황후 기가 맥혀 기러기 불러 말을 헌다. 울고 오는 저 기럭아, 너 무삼 설움 있어 저리 슬피 울고 오느냐. 도화동 우리 부친 내게 부채 선물한 소식 전하고자 우느냐. 소리꾼 이경화는 경상도에서 나고 자랐다. 열세 살에 판소리에 입문해 스물두 해를 보냈다. 가장 좋아하는 소리 한 대목은 『심청가』 중 추월만정이다. 소리꾼 이경화에게 부채는 버팀목이자 사랑이다. 이경화는 최근 셋째를 낳았다. 선녀가 아이 셋을 낳고 하늘로 돌아가지 못했다는 동화처럼, 그도 셋째를 임신하고 나서 자신감이 많이 없어졌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내가 이제 무대에 설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가끔 우울해지기도 했다. 그러던 중 시아버지가 선물을 주셨다. 시아버지는 소리하는 며느리에게 매우 특별한 선물, 합죽선을 주셨다. 손에 착 감기는 느낌과 선면에 그려진 그림 또한 멋졌다. 부채를 받자마자 열망이 생겼다. 더 큰 무대, 더 좋은 활동을 해야겠다,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해졌다. 이경화는 시부가 주신 그 부채로 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으로 입상했고, 지금도 그 부채를 들고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시부가 주신 부채는 그냥 부채가 아닌 이경화 소리 인생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사랑이다. 부채로 인해 잠시 잊고 있었던 삶에 대한 에너지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된 셈이다. #소리꾼 최수아의 부채 이야기 주막에 들어 잠잘 적에 뺑덕이네 몹쓸 년은 주막 근처 사는 봉사 중에 제일 젊은 황 봉사 부채를 벌써 꾹 찔러 약조허여 주막 딴 방에 두었다가 심 봉사 잠든 연후에 둘이 손을 마주 잡고 밤중에 도망을 허였구나. 소리꾼 최수아는 전라남도에서 나고 자랐다. 열두 살에 판소리에 입문해 서른 해를 보냈다. 가장 좋아하는 소리 한 대목은 『심청가』 중 황성 올라가는 대목이다. 소리꾼 최수아에게 부채는 인생의 동반자다. 열두 살 어린 나이에 소리에 입문해 서른까지 공부도 하고 단체에 속해 일도 하고 보냈다. 그러다 결혼 후 아이를 낳으면서 이런저런 사정으로 소리를 쉬게 되었다. 아이를 키우며 소리를 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힘에 부쳤고, 10여 년의 공백기가 생겨 버렸다. 마지막 무대에서 사용했던 부채는 늘 책상 서랍에 접힌 채 놓여 있었다. 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는 부채를 볼 때마다 항상 마음이 좋지 않았고, 판소리에 대한 그리움은 점점 커져 갔다. 소리꾼이 부채를 마주하는 때는 무대에서 소리를 할 때이다. 연습할 때 주로 부채를 사용하는데 부채를 펼칠 때면 늘 떨리고 긴장되었다. 부채가 촤~악 펴지면서 파르르 떨리는 진동은 소리꾼에게 적당한 긴장과 에너지를 준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가족들과 지인들의 응원과 격려를 발판 삼아 3년 전에 다시 판소리를 시작하게 되었다. 다시 꿈같은 무대에 서게 된 것이다. 무대에 서기 위해 한복을 새로 맞추고 부채도 새롭게 마련했다. 최수아에게 있어 합죽선을 새롭게 마련하기 위해 나선 날은 잊을 수 없는 날이 되었다. 이것저것 만져보고, 펴보고, 펴지는 소리를 들어보다가 손에 착 감기는 그 느낌에 그녀는 울어버렸다. 아, 이렇게 다시 만나는구나, 다시는 손에서 부채를 놓지 말아야겠다. 계속 소리꾼으로 살아가리라. 중년이 다 된 여자가 부채 한 자루를 들고 애틋한 눈으로 연인 보듯이 울고 있으니 남들 보기엔 얼마나 의아했을까마는 최수아에게 있어 그날의 울컥함은 소중히 간직할 다짐이자 약속이었다. 나에게 만남, 이별, 설렘, 긴장 그리고 행복을 주는 부채야, 영원히 함께하자. ■ 글: 이향미(전주부채문화관 관장) ■ 찾아간 곳: 전라북도 완주군 모두소리전수관 & 전주시 수아소리연습실 ■ 찾아간 날짜: 2020년 7월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기획
  • 기고
  • 2020.07.22 16:27

새만금개발공사-중부발전 컨소시엄, 육상태양광 발전사업 협약

새만금개발공사(사장 강팔문)는 22일 한국중부발전 컨소시엄과 새만금 육상태양광 3구역 발전사업 협약식을 개최했다. 협약이 완료됨에 따라 중부발전 컨소시엄은 이달 중 사업시행법인(SPC)을 설립하고, 본 사업의 인허가와 운영 등 사업 전반을 책임지고 수행하게 된다. 사업시행법인(SPC) 10개사는 새만금개발공사, 한국중부발전(주), ㈜호반건설, 현대건설(주), 푸른전력(유), ㈜쏠라문, ㈜레나, ㈜군장종합건설, 케이비스프랏신재생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주)로 구성된다. 이 자리에서 컨소시엄 대표사인 한국중부발전은 준공 후 새만금태양광 공익재단을 설립, 본 사업에서 발생하는 적립기금을 지역 기초수급대상자 생계지원 및 장학사업에 활용해 지역주민 및 지역기업이 직접 주주로서 참여하는 등 사업이익을 공유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강팔문 사장은 육상태양광 3구역 사업은 새만금이 그린 뉴딜의 중심으로 발전해나가는 첫 걸음이다며 특히 이 사업은 총사업비 1451억이 투입될 예정으로 지역업체 40% 참여지역기자재 50% 사용을 협약, 전북 경제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현구 한국중부발전 사장은 "이 사업은 단순한 태양광발전사업을 넘어 상생, 번영 및 지역균형발전을 이뤄내는 대한민국 재생에너지사업의 시금석이 되어야 한다는 판단 하에 3대 원칙을 이익공유, 지역경제 활성화, 국내 신재생산업 활성화로 정하고 사업을 이끌어갈 예정"이라며 "아울러 중부발전의 중소기업 동반성장 지원사업을 확대 적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적극 기여하고 태양광모듈, 인버터 및 구조물 등을 포함한 국산 기자재 100% 사용을 통해 외산 태양광 기자재 점유율 확대로 점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국내 신재생산업을 활성화 시키겠다"고 말했다.

  • 군산
  • 문정곤
  • 2020.07.22 16:05

남원 산동면 천황봉 포도 첫 출하

남원시농업기술센터(소장 나상우)는 봄에 냉해 피해, 여름에는 장마를 이겨내고 남원시 산동면 천황봉 포도 주산단지에서 산동면 부절리 박종찬씨가 수확을 시작해 광주, 순천 등으로 첫 출하를 했다고 22일 밝혔다. 최고 품질의 과실만 생산하는 중산간지 산동면 포도 단지의 재배면적은 12.1ha에 30명 농업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품종은 캠벨얼리, 샤인머스캣 등을 양대 산맥으로 재배하고 있다. 산동면 포도 단지는 깨끗한 요천 물과 지리산 근처에 위치해 있고 토양에 볏짚과 퇴비를 공급함으로써 유기물이 풍부해 토양이 매우 좋다. 포도의 생육기는 3월말부터 4월초 사이에 발아를 시작해 7월말부터 8월말 사이에 수확하는 것으로 예상 출하량은 240톤(17억원 수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산동면 포도는 해발 200m 내외에서 주로 재배되며 서늘한 기후와 맑은 물을 가지고 있어 당도가 높고 착색이 잘 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특히 농업인의 재배기술이 좋아 철저한 알솎기, 적기 봉지씌우기, 사전 병해충 방제, 적기수확 등으로 품질이 매우 우수하다. 김흥수 산동면 농민상담소장은 농촌지도자 및 생활개선회 학습단체를 중심으로 병해충 방제, 장마철 배수구 정비, 비대면 SNS 교육 등을 준수하고 최고의 농산물이 생산 되도록 기술지도와 갈반병, 탄저병, 축과병, 쌍점애매미충, 포도 호랑하늘소 예방에 최선을 다 할 것이다고 밝혔다.

  • 남원
  • 신기철
  • 2020.07.22 15:47

남원시, 기본형 공익직불금 1만 1000여 건 접수

남원시에서 올해 첫 시행하는 기본형 공익직불금(이하 기본직불금) 접수를 지난 5월 1일부터 시작해 6월 30일까지 마친 결과 약 1만1천여건이 접수됐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남원사무소(김혜경 소장)는 22일 지급대상 농지와 농업인, 소농직불금 요건 등에 대한 검증과 준수사항에 대한 이행점검을 10월말까지 마무리하고, 대상자 및 금액 확정 등을 거쳐 11~12월 중 기본직불금을 지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공익직불제 도입에 따라 올해부터는 환경생태보호, 공동체 활성화 등을 위한 농업인들의 준수사항을 확대하고 영농폐기물 수거, 영농기록 작성 등 13개 준수사항을 신규로 반영해 분야별로 총 17개 의무준수사항이 도입됐다. 아울러 농지, 농약, 비료 기준 등 준수사항 이행점검을 통해 미이행 판정시 각 준수사항별 직불금 총액의 10%를 감액한다. 이때 여러 건의 의무사항을 동시에 위반한 경우 100%까지 감액될 수 있으며, 동일 의무를 다음해에 반복해 위반한 경우 1차 위반시 10%, 2차 위반시 20%, 3차 위반시 40%까지 감액될 수 있다. 준수사항에 대한 이행점검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나 지자체 등이 해마다 대상자를 선정해 현장점검 등을 진행한다. 또한 공익직불제도 홍보 및 지도, 민간자율 감시기능 강화를 통한 제도의 안정적 정착 및 부정수급 방지를 위해 명예감시원을 위촉하고 의무준수사항 등 지도 홍보, 민관 합동점검, 농업인 의무교육 전문강사로 활용할 방침이다. 김혜경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남원사무소 소장은 공익직불제 도입으로 환경생태 보전 및 농촌공동체 유지, 먹거리 안전 등 기본적인 농업활동 외에 농업인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공익기능을 위한 17가지 의무준수사항을 잘 지킴으로써 준수사항 미이행에 따른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 줄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남원사무소는 공익직불제와 관련된 자료는 공익직불제 전용 누리집(www.mafra.go.kr/gong)에 게재했다.

  • 남원
  • 신기철
  • 2020.07.22 1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