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뚜벅 전북여행] 부안곰소 젓갈단지 : "3개의 섬을 제방으로 이어 만든 곰소"
전북 부안군 진서면 곰소항 풍경입니다.
항구는 자그만 하지만 하루 130여 척의 어선들이 드나들어 전북에서는 군산과 격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어항입니다.
1970년대만 해도 위도 앞바다인 칠산어장은 조기 파시로 유명해 위도에 띠뱃놀이가 전승되었을 정도로 물 반, 조기 반이었던 세상이 있었는데요. 곰소항은 칠산어장의 조기잡이 배를 비롯한 어선들이 줄지어 들어와 위도와 함께 성시를 이루었던 수산물 집산지였습니다. 지금은 과거의 명성에 미치지 못하지만, 전국 3대 젓갈 시장이 있어 여전히 주말이면 관광객으로 넘쳐나는 곳입니다. 곰소염전입니다. 곰소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요. 일제 강점기 말 연동에서 곰소와 작도 등 세 섬을 잇는 제방을 쌓으면서 곰소는 항구가 되었고, 연동에서 곰소 사이의 간척지는 염전이 되었습니다.
해방된 이듬해부터 남선염업이 지금까지 곰소염전을 7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데요, 천연미네랄이 풍부한 해수를 태양열로 증발시키고 건조 시켜 만든 과정에 5월 중순이면 내변산에서 부는 바람을 타고 송홧가루가 날아와 소금 결정에 더해진 송홧가루 소금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곰소 젓갈단지입니다. 칠산어장에서 싱싱한 고기가 잡히고 미네랄이 풍부한 송홧가루 천일염이 생산되는 염전이 함께 있어 젓갈 생산지로는 최적의 조건인데요. 1940년대 초반 간척으로 염전이 생기면서 천일염으로 젓갈을 만든 것이 젓갈 시장의 시초입니다.
그러다 조기 파시로 곰소항이 수산물 집산지가 되면서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해 변산반도가 국립공원이 되고 도로가 확충되면서 젓갈 시장도 함께 크게 번성한 것인데요. 지금도 주말이면 곰소항 풍경도 보고 밥도둑인 부안특산품 곰소 젓갈도 사려는 관광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입니다. 젓갈 시장은 크게 세 곳으로 나뉘는데요. 곰소항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대규모 곰소 젓갈단지, 진서면사무소 부근의 젓갈 상가단지, 곰소 젓갈센터 부근의 젓갈 상가단지 등입니다. 이렇듯 엄청난 규모의 젓갈 단지로 곰소 젓갈단지는 전국최대 젓갈 단지가 되었으며 연간 7천 톤이 넘는 젓갈을 생산해 강경, 광천 등과 함께 3대 젓갈 시장으로 성장한 것입니다. 곰소항 수산물종합시장입구에 갈치가 해풍과 내변산 골풍에 잘 마르고 있습니다. 상인에게 물어보니 풀치라고 합니다. 갈치 새끼 또는 애기 갈치인데요. 갈치의 원래 말은 칼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칼치`라고 부르는데 풀치는 기다란 풀잎을 닮았다고 해서 풀치라고 부릅니다.
내장은 갈치속젓을 만들고 몸통은 갈치 젓갈을 만드니 버릴 것이 없는 생선인데요. 곰소항에 가면 온통 풀치 말리기 장관입니다. 젓갈은 김치와 더불어 대표적인 발효식품이죠. 생선이나 조개 등 어패류의 살이나 내장 등에 소금을 첨가해 숙성시키는데요, 삼국시대부터 젓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많이 잡혀 당장 먹을 수 없는 물고기를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 소금에 절여 저장한 것이 시작이라는데요. 조선 시대에는 소금에 절이고, 소금과 술에 기름과 천초를 섞어 담그고 소금과 누룩에 담그고 소금, 엿기름, 찹쌀밥 등을 섞어서 만드는 등 현재보다 훨씬 다양했다고 합니다. 황석어 젓갈입니다. 민어과의 바닷물고기로 황강달이라고 부르는데요. 전라도에서는 `황새기`라고 부르는 생선입니다. 새우젓, 명란젓, 갈치젓, 멸치젓, 오징어젓, 낙지젓, 토하젓, 창란젓, 어리굴젓 등 그동안 수많은 젓갈을 봤지만, 황석어 젓갈은 곰소젓갈시장에서 처음 보는 귀한 젓갈입니다. 젓갈의 종류도 엄청납니다. 입맛이 없을 때는 따뜻한 흰쌀밥에 젓갈 한 숟갈 얹어 비벼 먹으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로 밥도둑인데요. 지역마다 즐겨 먹는 젓갈이 다르다고 합니다.
서울과 경기도 지방에서는 주로 새우젓, 명란젓, 오징어젓을 먹고, 충정도는 밴뎅이젓, 어리굴젓, 낙지젓을 먹는다고 합니다. 강원도는 서거리젓, 조개젓을 주로 먹고 경상도는 꽁치젓, 꼴뚜기젓이라는데요, 전라도는 돔배젓(전어밤젓), 황석어젓, 갈치속젓을 주로 담근다고 합니다. 하지만 곰소젓갈시장에 오면 전국의 젓갈은 다 있으니 와서 고르기만 하면 됩니다. 이렇듯 곰소항은 싱싱한 수산물이 넘쳐나고 말고 깨끗한 해수에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을 만드는 곰소염전이 있으니 젓갈도 당연히 맛있을 것인데요, 부안군에는 곰소 젓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해마다 9월 젓갈을 주제로 한 곰소젓갈발효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12년간 곰소젓갈발효축제를 열었는데요. 김제의 지평선 축제, 군산의 시간여행축제와 더불어 새만금 지역의 3대 축제입니다.
삼색소금, 밴댕이 젓갈 만들기, 곰소 젓갈 김치 담그기, 곰소만 장어 잡기 체험, 곰소 젓갈 폭탄세일 등 전라도의 맛을 다채로운 체험으로 즐길 수 있는 축제인데요. 올해는 10월 3일(목)부터 5일(토)까지 3일간 부안군 진서면 곰소다용도부지 일원에서 열립니다. 곰소젓갈식품센터입니다. 곰소 등 부안에서 생산된 천일염과 칠산어장의 싱싱한 수산물로 담근 젓갈을 판매하고, 홍보하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인데. 부안군 해양수산과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1층에는 곰소젓갈식품센터 사무실과 체험장, 전시장, 홍보관, 교육관이 있으며 2층에는 김치체험관 등이 있습니다. 올해 처음 운행하고 있는 부안시티투어에서는 곰소젓갈센터에서 오디, 뽕잎, 함초를 넣은 3색 소금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데요. 주말이나 방학 때는 어린이와 지역주민들을 위해 곰소천일염 치약 만들기, 클레이 메모 꽂이 만들기 등 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홍보관에서는 곰소항, 곰소염전, 곰소 젓갈 만드는 방법 등을 안내하고 있으며 곰소염전, 곰소항의 역사를 공부할 수 있습니다. 그 외 곰소 젓갈교육장 및 곰소젓갈 김치체험관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대의 젓갈 단지가 있는 부안곰소는 주말이면 많은 관광객이 찾습니다. 칠산어장에서 잡히는 싱싱한 생선회도 즐기고 젓갈 시장에서 구경하는데요. 인근 곰소염전과 곰소젓갈식품센터도 들러 곰소의 역사와 곰소 젓갈을 만드는 과정도 알고 간다면 더 유익한 곰소 나들이가 되겠습니다.
/글사진 = 심인섭(전라북도 블로그 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