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0%'에도 수입 과일 가격 작년보다 올랐다
사과, 배 등 국내 과일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이를 대체하기 위해 수입한 오렌지, 파인애플 등 대체 과일 가격마저 지난해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과일의 수입량은 늘었지만 가격은 낮아지지 않은 것이다. 정부는 수입 과일 관세 인하를 통한 공급 확대에도 과일 물가가 잡히지 않자 과일류 관세 인하 품목을 늘리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바나나에 이어 수입량이 많은 오렌지(미국 네이블) 가격은 전북지역 소매 기준 10개에 1만 77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 6600원)보다 6.6% 비쌌다. 오렌지 가격은 지난 12일 1만 6600원까지 하락했으나 최근 들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파인애플 가격도 전북지역 소매 기준 1개에 75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000원)보다 7.1% 올랐다. 오렌지와 파인애플은 할당관세 적용 품목이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바나나(15만 톤), 파인애플(4만 톤), 망고(1만 4000톤), 오렌지(5000톤), 자몽(8000톤), 아보카도(1000톤) 등 6가지 과일에 할당관세를 적용한 바 있다. 할당관세 조치는 오는 6월 30일까지 이어진다. 이 같은 할당관세 적용에 따라 관세율이 50%였던 오렌지는 이달부터 무관세가 됐다. 바나나, 망고 등 나머지 품목은 관세율도 30%에서 0%로 떨어졌다. 수입 과일에 대한 무관세 조치로 수입량은 대폭 늘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식품정보마루에 따르면 지난 1∼15일 기준 파인애플 수입량은 3904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406톤)보다 62.3% 증가했다. 망고는 1946톤에서 3167톤, 바나나는 1만 2776톤에서 2만 1271톤으로 각각 62.7%, 66.5% 늘었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는 오렌지 등 현지 작황이 부진하고, 물류비와 인건비 등이 상승하면서 수입 과일 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장바구니 물가가 좀처럼 낮아지지 않자 정부는 관세 인하 품목을 추가하고 물량도 무제한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수입 과일 공급 확대를 위해 관세 인하 품목을 확대하고 물량도 무제한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직수입 품목도 기존 오렌지, 바나나에 파인애플, 망고, 체리를 추가해 모두 5종으로 확대한다. 한편 대형마트들도 정부 정책에 맞춰 수입 과일 할인전에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는 오는 20일까지 수입 과일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오렌지 대 사이즈와 특대 사이즈를 각 1110원, 1420원에 판매한다. 바나나(900g)는 2990원에 내놓는다. 이마트도 오는 21일까지 오렌지, 망고 골라 담기 행사를 진행한다. 오렌지는 대 사이즈(10개), 특대 사이즈(8개)를 각 1만 원에 판매한다. 망고는 대 사이즈(5개), 특대 사이즈(4개)를 1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