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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지역 홍보…전주시 '시민 블로그 기자단' 42명 위촉

전주시민의 시각으로 지역을 생생하게 홍보하는 시민 블로그 기자단이 새로 꾸려졌다. 시는 28일 시청 4층 회의실에서 ‘2024년 전주시 시민 블로그 기자단 위촉식’을 가졌다. 올해 '전주시 시민 블로그 기자단'은 대학생, 직장인, 주부 등 지난해부터 활동해 온 명예기자 12명과 신규 선발자 30명을 합해 총 42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올해 12월 말까지 정책, 문화, 관광, 일상, 음식 등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발굴하고 블로그에 글과 사진을 게재함으로써 전주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시는 민선 8기 강한 경제를 바탕으로 전라도의 수도로 도약하는 시정 방향에 맞춰 전주의 우수 기업을 소개하는 ‘기업탐방’ 콘텐츠를 강화한 바 있다. 지난해 ‘마을 이야기’, ‘전주 추천 명소’, ‘전주 맛대맛’ 등의 콘텐츠를 친숙하게 풀어내 큰 호평을 받았다. 이 중 ‘전주 남부시장 야시장 나들이’는 1만290회, ‘전주 시외버스터미널 주변 주차장 안내’는 1만640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올해는 전주시정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기 위한 ‘웹툰·카드뉴스’와 시민 기자의 시각으로 풀어낸 ‘전주시 행정동 35개 곳곳의 이야기’ 등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검색 키워드 관심도가 높은 맛멋·여행 분야 콘텐츠를 강화한다. 한편, 시는 전주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홍보하기 위해 공식 블로그를 비롯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채널, 유튜브, 영문 블로그 등 6개의 공식 온라인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2016년부터 2023년까지 ‘대한민국 SNS 대상’에서 7회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전주시 시민 블로그 기자단의 활동은 시 공식 블로그 ‘한바탕 전주 즐기기’(blog.jeonju.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전주
  • 김태경
  • 2024.02.28 18:04

전북 10석 붕괴되면 현역 모두 사퇴해야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이 어수선하다. 오늘(29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도 여야간 협상이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어서다. 그동안 전북은 국회의원 지역구 의석수를 두고 10석에서 9석, 다시 10석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그때마다 도민들은 참담함과 견디기 힘든 상처를 입었다. 인구수 감소와 정치력 약화를 실감했기 때문이다. 첫 단추는 지난해 12월 5일, 중앙선관위가 선거구획정안을 국회에 보내면서 비롯되었다. 이 획정안에는 전북과 서울을 1석씩 줄이고 인천과 경기를 1석씩 늘리는 게 핵심내용이었다. 그러나 전북지역 국회의원들은 이 안이 국회에 넘어오기까지 전북 1석이 줄어드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정보력 부재와 무능을 드러냈다. 획정위 안에 놀란 전북 국회의원들은 지도부에 민주당 당론으로 10석 유지를 요청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지는듯 했다. 하지만 여야간 비례대표 협상과 위성정당 문제, 공천절차 등이 얽히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어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서로 공수를 바꿔가며 핑퐁을 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은 지난해 8월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과 닮았다. 일이 터지고 난 뒤 뒷북을 치면서 농성을 하고 도민들에게 구차하게 변명을 늘어 놓는 식이다. 이번에 만일 10석이 붕괴되면 도내 민주당 현역의원들은 모두 사퇴함으로써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다. 특히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과 및 중앙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병도 의원(익산 을)과 조직사무부총장이자 이재명 대표의 측근으로 불리는 김윤덕 의원(전주 갑), 국회 정치개혁특위 위원인 이원택 의원(김제 부안) 등은 책임이 더욱 막중하다. 이들은 정치력 뿐만 아니라 논리개발도 뒤떨어지고 있다. 인구수만 비교해도 전북보다 경북, 경남 등이 훨씬 많이 줄었고 전남은 유사한 수준이다. 그런데 전북만 의석수를 줄이겠다는 것을 누가 납득하겠는가. 문제는 앞으로다. 한때 252만명이던 전북의 인구는 175만명으로 주저앉았다. 여기에 경제력마저 밑바닥인데다 뚝심과 지략을 갖춘 인물도 고갈되었다. 이번처럼 협상의 타깃이 되어 수모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인구를 늘리고 경제력과 정치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전북 정치권과 도민들은 이번 사태를, 스스로 돌아보는 각성의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4.02.28 17:58

전주 감나무 골 1순위 청약경쟁 55대 1...지방 최고 경쟁률

전주 감나무 골 ‘서신 더샵 비발디’ 아파트가 55대 1이 넘는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 마감됐다. 그동안 올해 지방 1순위 평균 최고 경쟁률(52대 1)을 기록했던 충남 아산의 기록을 넘어 지방 최고 경쟁률을 경신했다. 2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 홈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서신 더샵 비발디’ 1순위 청약접수 결과 644가구 모집에 3만 5797명이 몰려 평균 5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7가구를 공급하는 84c타입에는 1976명이 몰려 282.91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20㎡B 타입 115.1대 1, 84㎡B 타입 41.7대 1, 59㎡A 타입 31대 1, 73㎡A 타입 30대 1 등 청약 접수를 받은 9개 타입 모두 청약을 마쳤다. 청약접수 첫 날인 지난 26일 특별공급에서도 581가구에 3681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6.3 대 1을 기록했다. 생애최초 특별공급에만 2305명의 청약자가 몰려 경쟁률이 22.3 대 1에 달했다. 신혼부부(958건), 다자녀가구(211건) 등에도 신청자가 몰렸다. 같은 날 특별공급에 나섰던 수도권과 충청지역 신규 아파트의 경우 모집가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청약접수가 이뤄진 것과는 대조를 보였다. 이는 한동안 전주지역이 조정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최근 2년동안 신규 아파트 공급이 뜸했기 때문이며 서신동이 전주의 중심지역이라는 인식과 전주의 수분양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포스코라는 브랜드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포스코에서 공급을 계획하고 있는 전주 에코시티와 전주 기자촌 재개발 일반 분양물량에도 얼마나 많은 청약이 몰릴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전주 감나무 골 조합원들과 일반 수분양자 간 과도한 분양가 차이를 놓고 불만도 나온다. 조합원 분양가가 3.3㎡당 800만 원대인 반면 일반 분양 물량의 경우 1490만 원인데다 각종 옵셥 등까지 포함하면 공급가격 차이가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다. 단지 내에서도 입지가 좋은 곳은 조합원들이 차지한 것도 ‘일반 수분양자는 봉이냐’는 말이 나온다. 물론 조합 결성이전 추진위원회 단계까지 20여년의 세월동안 투입됐던 금융비용과 위험성 부담 등을 감안해야겠지만 조합원에게만 과도한 혜택을 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조합 관계자는 “당초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나섰지만 경기침체로 발을 빼면서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하는 등 20년 동안 금융비용 등을 감안하면 조합원들에게 혜택을 주는 게 오히려 공평하다”며 “성원에 부응할 수 있도록 지역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 단지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 건설·부동산
  • 이종호
  • 2024.02.28 17:46

[줌] “소비자에게 감동을, 축산농가에 희망을”

“참예우조합공동사업법인을 '소비자에게 감동을, 축산농가에게 희망을' 주는 전북특별자치도 대표 한우 브랜드로 성장시키겠습니다.” NH참예우조합공동사업법인 새 대표이사로 선출된 서민석 대표(57)는 참예우 사업의 두 축인 유통사업과 외식사업이 균형 잡힌 성장을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혁신적인 사업 추진을 강조했다. 오는 3월 7일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서 대표는 외식사업은 품격 높은 프리미엄 한우 레스토랑으로 거듭나고, 유통사업 부문은 이커머스 시장 등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함께 수도권에서 전북자치도의 한우를 취급하는 유통 거래처 확대도 계획하고 있다. 익산 출신인 그는 전북대 수의학과(동대학원)를 졸업하고 1990년 축협중앙회에 입사해 농협사료, 농협목우촌 등의 사무소를 거쳐 농협사료 군산바이오장장을 역임하고 지난 2022년 12월 33년의 농협 근무를 마무리 했다. 이 기간 동안 목우촌 돈육가공 위생·품질관리체계와 농협사료 HACCP 도입, 품질관리체계 확립, 농협사료 현장마케팅, 서비스 체계 구축 등 축산현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스템 구축과 개선에 이바지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임 중 축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표창에 2회 선정됐고 농협중앙회장 표창 3회, 전북도지사 표창 등을 받았다. 14년 연속 우수축산물브랜드로 인증을 받으면서 전북 특별자치도의 대표적인 광역한우브랜드로 자리잡은 참예우는 지난 2006년 전라북도와 농협중앙회 지원으로 전북지역 6개 축협(전주김제완주축협, 임실축협, 남원축협, 순정축협, 고창부안축협, 익산군산축협)이 연합해 한우광역브랜드사업단을 발족하고 조합의 한우사육 1000여 농가가 참여해 ‘참예우’ 브랜드로 런칭했다. 지난 2009년 농림축산품부로부터 참예우명품화클러스터사업 지정으로 생산기반 확충과 유통망 확대를 위한 거점 판매시설을 확대하고 2010년 NH참예우조합공동사업법인을 설립해 현재까지 브랜드의 체계적인 관리와 참예우의 유통 활성화로 참예우 참여 농가의 실익 증진에 노력하고 있다.

  • 정치일반
  • 이종호
  • 2024.02.28 17:45

LX공사 노조 '임금 동결' 반발⋯8년 만에 파업 초읽기

적자 경영에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한 한국국토정보공사가 임금 협상을 놓고 노사 간 진통을 겪고 있다. 사측은 임금 동결, 노조 측은 임금 인상(중앙노동위원회 중재안 1%)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는 것이다. 한국국토정보공사노동조합(이하 국토노조)은 28일 "사측의 임금 동결과 일방적인 지사 통폐합 등을 바로잡고자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한 결과 찬성 96.31%로 쟁의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국토노조는 "사측은 여러 차례 열린 실무교섭에서 임금 동결만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조정위원들이 낸 조정안조차 거부하고 있다. 이에 국토노조는 2016년 이후 8년 만에 투쟁의 머리끈을 묶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노조는 "더욱 심각한 것은 지사를 통폐합해 조직개편을 하려는 것"이라며 "시민의 불편을 야기하는 것은 공공기관 본연의 자세가 아니다. 지사 통폐합으로 일시적인 적자는 해소할 수 있겠지만 그 피해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국토정보공사에 따르면 LX공사 직원은 2016년 3853명에서 2022년 4611명으로 758명 증가했다. 이 기간 인건비는 3912억 원에서 4531억 원으로 619억 원 상승했다. 전체 예산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0% 수준이다. 국토노조 관계자는 "중노위가 중재안으로 임금 1% 인상을 내놨다. 사측은 이마저도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다음 달 6일 첫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이 예정돼 있다. 사측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을 경우 다음 달 말 파업 출정식을 시작으로 지역별 순환 파업, 총파업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노조는 지난달 19일부터 본사 천막 농성, 출퇴근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

  • 금융·증권
  • 문민주
  • 2024.02.28 17:29

골프장 농약 사용량 허용 기준 마련해야

국내 골프장의 농약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골프장의 무분별한 농약 사용과 정부의 무능한 관리로 국민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정부는 '골프장의 농약 사용량 조사 및 농약 잔류량 검사방법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시장ㆍ군수가 1년에 두 차례 골프장의 농약 사용량과 잔류량 검사를 통해 환경부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하여 관리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정부가 골프장의 농약 사용을 관리하는 모습이지만 그 속내는 다르다. 가장 큰 문제는 골프장 농약 검사의 기준이 미비하다는 점이다. 현재 골프장 농약 검사는 '농약관리법'에 따라 맹독성, 고독성, 잔디 사용금지 농약 사용만 금지하고 있으며, 농약 사용량에 관한 규제 조항은 별도로 규정하지 않았다. 또한 골프장의 농약 사용 제한을 명시한 '물환경보전법' 제61조에는 사용금지 농약에 관한 규정만 있을 뿐 농약 사용량과 잔류농약에 대한 허용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다. 즉, 금지된 농약을 쓰지만 않으면 아무리 많은 농약을 써도 법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상 골프장의 잔류농약과 사용량 허용 기준이 없다는 것은 골프장의 농약 사용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골프장 농약 검사는 건기(4~6월)와 우기(7~9월)로 나눠 연 2회 시행되고 있다. 검사 결과 고독성 농약이 검출되면 1000만원 이하, 잔디 사용 금지 농약이 검출되면 1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골프장에서 고독성, 잔디사용 금지 농약을 쓰다 적발된 사례는 거의 없다. 덕분에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골프장 농약 검사 결과 ‘무사통과’가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국내 골프장의 농약 사용량은 매년 높아지는 추세이다. 국내 골프장의 농약 총사용량은 2018년 170.1톤 2019년에는 186.1톤, 2020년 202.1톤을 기록해 농약사용이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2023년 4월 환경부는 전국의 골프장 545곳을 대상으로 2021년 농약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년 대비 5%(11톤)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북 지역의 경우에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골프장은 단 한 곳도 없으며, 전국 농약 저사용 골프장 47개 중 전북은 4개소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골프장 농약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잔류농약 등 환경 오염 논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골프장의 과다한 농약사용은 이용객의 건강이나 공공수역의 수질오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고, 잔류농약이 검출되는 골프장 필드에서 매일 같이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건강 문제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이에 환경부는 농약 감축 우수업체를 언론 등에 홍보해 골프장 자정을 유도하고 있지만 매년 골프장 농약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정책 실효성이 있다고 보긴 힘든 상황이다. '물환경보전법' 제3조는 지방자치단체도 물 환경의 오염이나 훼손을 억제할 수 있는 시책을 마련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러나 동법 제61조는 골프장의 맹ㆍ고독성 농약의 사용 여부 확인을 환경부 장관의 권한으로 하여 지방자치단체는 골프장의 농약 사용량 조사와 잔류농약 검사에 상당한 인력을 투입하면서도 골프장의 과다한 농약 사용 저감을 위한 관리·감독의 권한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더 이상 농약 사용량과 잔류농약을 관찰하는 수준의 정책으로 골프장의 과다한 농약 사용을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박용근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

  • 오피니언
  • 기고
  • 2024.02.28 17:25

전북특별자치도 자활장터를 통한 착한소비

‘장터’ 하면 화개장터가 떠오른다. 가수 조영남씨가 불러 더 유명해지기도 했다. 전라도 구례, 경남 등 내륙지방 사람들은 쌀 보리를 가져와 팔고 여수, 광양, 남해, 삼천포 등지의 사람들은 뱃길을 이용해 미역을 비롯한 각종 수산물을 잔뜩 싣고와 화개장터에서 팔았다고 한다. 특히 봄의 화개장터는 벚꽃길을 따라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쌍계사와 더불어 명소가 됐다. 장을 다 보고 집으로 가기 전 국밥에 막걸리 한잔 걸치던 풍경은 이제 보기 힘들다. 하지만 장터는 여전히 우리의 삶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장터국수, 장터국밥 등 식사종류가 고유명사가 될 정도로 장터는 우리와 함께했다. 튀밥 튀는 소리, 좌판 음식 냄새, 기름 짜는 냄새, 정겨운 흥정이 어울려 소란스러운 장터는 살아있는 풍경화다. 밭에서 갓 뜯어온 상추부터 곡식, 약초 등 없는 것 빼놓고 다 있는 곳이 바로 장터이다. 우리 주위에는 화개장터 같은 시골장터가 아직도 있다. 농산어촌 지역에서는 아직도 5일장이 열리며 옛 장터의 진풍경을 그려낸다. 장터에서 푸근함을 느끼고 지루하지 않은 것은 먹을거리 볼거리,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장터는 옛날부터 우리 삶이었다. 그런 만큼 장터의 영역과 기능은 다양하다. 선거 때 빼놓지 못하는 곳이 장터다. 서민생활의 단면에 자연스럽게 끼어들 수 있는 정치적 장소이기도 하다. 사고파는 시장의 경제적 기능은 본연의 역할로 두말할 것이 없다. 사회적 기능도 있다. 이웃 동네 이야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가 넘친다. 시골 장터처럼 북적이고 크지는 않지만, 자활장터도 있다. 자활생산품을 한데 모아 장터를 여는 것이다. 특히 자활장터는 사회복지 기능의 장터랄 수 있다. 도내 지역자활센터에서 일을 통해 자립을 꿈꾸는 저소득 이웃들이 생산한 것으로 식품, 가공품, 공예품 등 다양한 물건들이 장터에 나온다. 도내 17개 지역자활센터는 한 달에 한 번씩 한곳에 모여 자활생산품 장을 펼친다. 장터는 시·군을 순회하는 시·군 순회 장터, 지역축제 등 사람이 몰리는 곳을 찾아다니는 이동장터, 명절을 겨냥한 직거래 장터 등 다양하다. 자활사업 참여주민의 자립의지를 높이고 자활생산품의 우수한 품질을 직접 알린다. 더불어 자활생산품의 시장경쟁력을 가늠하고 판매를 촉진해 사업단 및 자활기업의 수익구조를 개선 하기 위한 것이다. 장터에는 친환경 쌈채, 구운생선, 두부제품, 베이커리, 수·공예품, 직접 볶은 커피 드립백 세트 등이 판매된다. 자활장터는 자활사업간의 시장 정보교환 등 소통과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판로 확보라는 의미를 지닌다. 또한 자활생산품의 직거래를 통해 도민에게 직접 연결해 현장에서 품질을 평가한 뒤 구입하는 등 만족도를 높이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 자활장터는 영역도 넓혀가는 중이다. 장터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도내 혁신도시 공공기관, 시·군청과 연대해 장터를 열어 자활생산품 판매를 촉진 중이다. 또한 5월에는 독립기념관 앞에서 전국 자활생산품이 한자리에 모이는 장터도 열린다. 코로나로 인하여 잠시 주춤했던 자활장터들이 하나씩 부활하고 있다. 이러한 자활장터는 장터는 전북특별자치도와 전북광역자활센터 주력사업과 연계돼 있다. 그간 중점적으로 추진한 자활상품 디자인지원사업과 생산품 품질향상 지원사업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상품에 대한 믿음, 품질을 개선하는 이 사업을 통해 매출 증대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중이다. 자활장터는 단순히 물건만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정직한 상품을 인정받고 제대로 된 품질을 평가받고 수익구조를 올려주면서 자립의 꿈을 키워주는 곳이다. 자활 속 작은 공동체이다. 착한 소비를 통해 저소득층의 자활·자립이 한 발짝 더 다가갔으면 한다. /백영규 전북광역자활센터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4.02.28 17:25

늘봄학교에 바둑이 정착되었으면

기존의 초등학교 방과후 교실에 돌봄의 의미를 더한 늘봄학교 정책이 올해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에는 전국으로 전면 확대된다. 늘봄학교에서는 방과 후 오후 8시까지 초등학교 학생들의 성장 발달단계를 고려하여 만든 놀이와 체험 중심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공되며, 학교 안에서 뿐만 아니라 학교 밖의 늘봄센터, 도서관, 공공기관 등에서도 운영될 예정이다. 필자는 이 기회에 바둑 프로그램이 기초소양 프로그램으로 정착되었으면 한다. 최근 바둑은 어린아이들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에게도 외면받고 있고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의 소일거리로 치부되고 있는 마당에 왠 바둑 타령인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바둑은 어린아이들에게 주는 교육적 효과가 크고 게임적 요소를 가지고 있어 온라인 게임에 집착하는 어린 학생들을 위한 놀이프로그램으로 단연 최고라 할 수 있다. 아동심리전문가와 프로기사가 협력하여 바둑이야기와 프로그램을 만들고 바둑지도사 주도하에 수업을 진행하면, 우리 아이들은 바둑의 개념과 원리는 물론 바둑을 대하는 마음가짐까지 익힐 수 있을 것이다. 무릇 학문의 본질은 원리나 개념을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연현상이나 사회현상에 대해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것에 있다. 바둑을 배우는 과정도 이와 유사하다. 창의적인 사고력이 더욱 중시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바둑만큼 좋은 것이 없다. 과학기술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바둑의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한 사례가 있다. 도쿄대학은 2005년 일본기원의 이사장이었던 가토 마사오의 제안을 받아들여 바둑을 정규 교양과목으로 채택했다. 이 과목은 물리학, 뇌과학, 심리학 교수들이 협력하여 ‘바둑으로 키우는 사고력 세미나’를 교양강좌로 개설하였으며, 교수와 프로기사가 참여하는 체험형 세미나 수업으로 진행되었다. 그후 바둑 강좌는 전 학년을 대상으로 매 학기 개설되고 있으며, 도쿄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수업이 되었다. 도쿄대는 왜 바둑을 정규과목으로 채택했을까? 바둑을 통해 학생들의 능력을 계발하고 교양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전통 놀이문화인 바둑을 보급하기 위해서였다. 이 강좌를 담당하고 있는 도쿄대 효도 도시오 교수는 바둑을 가장 단순하면서도 추상적인 최고의 지적 게임으로 규정한다. 바둑은 깊이 생각하면서 두는 게임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뇌가 단련된다. 이러한 이유로 바둑은 예로부터 두뇌 훈련법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오늘날에는 대표적인 두뇌 스포츠로 인식되고 있다. 학생들은 바둑을 두는 과정을 통해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연마하면서 독창적으로 연구하는 것의 중요성을 배운다. 이것은 학문을 할 때도 매우 중요한 프로세스다. 도쿄대는 바둑이야말로 학업과 인간관계, 사회생활에 도움이 되는 통찰력과 분석력을 길러주는 최적의 학습법이라는 데 주목했고, 실제로 바둑 강의를 수강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 물리학 등 기초학문 분야의 사고능력을 측정한 결과 현저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어디 그뿐인가? 인생은 바둑과 같다는 말처럼, 바둑은 경쟁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네 인생 전반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바둑의 룰은 간단하지만, 실제 게임에서는 경우의 수가 많아 전략전술과 수단이 자유롭고 선택지가 많다. 고도의 인내력과 집중력이 게임의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 전체 판세를 보아가면서 넒은 시야로 공격과 수비를 결정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눈 앞의 이익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바둑이 끝난 후 두 대국자가 복기를 통해 성패의 원인을 찾고 자신의 판단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재검토한다. 바둑을 통해 축적되는 성찰적 경험은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무쪼록 많은 우리 아이들이 늘봄교실의 현장에서 친구들과 재미있게 바둑 두는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한다. /서순탁 서울시립대학교 교수∙전 총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4.02.28 17:25

국민연금 작년 수익률 13.59% '역대 최고'⋯기금 1000조 돌파

국민연금 기금 순자산(적립금)이 지난해 말 1000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기금 수익률은 13.59%로 기금운용본부 설립 이래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금운용본부의 이번 성적은 '소재지가 지방에 있어 수익률이 하락한다'는 식의 주장이 허구라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다. 동시에 한국투자공사(KIC) 전주 이전 등을 통한 제3금융중심지 조성의 당위성을 재확인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8일 올해 첫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국민연금기금 결산(안)'을 심의·의결했다. 지난해 국민연금기금 결산 결과 기금 적립금은 1035조 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45조 원 증가했다. 이 증가액은 지난해 기금운용 수익 126조 원과 보험료 수입(58조 4000억 원)에서 급여 지급액(39조 원)을 차감 후 적립된 19조 3000억 원 등을 더한 값이다. 1988년 국민연금기금 도입 후 지난해 말까지 기금운용의 연평균 누적 수익률은 5.92%, 누적 수익금은 578조 원으로 기금 적립금의 55.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전체 기금 적립금의 절반 이상이 운용 수익으로 채워진 것이다. 또 지난해 기금운용 수익률은 13.59%(금융 부문 수익률 14.14%)로 1999년 기금운용본부 설립 이래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산별로는 국내주식 22.12%, 해외주식 23.89%, 국내채권 7.4%, 해외채권 8.84%, 대체투자 5.8%로 국내외 주식의 높은 수익률이 기금운용 성과를 견인했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공단은 "국내외 주식은 미국 은행권 위기와 중동 지정학적 위험 등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부각됐으나 개별기업 실적 호조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외 채권은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 긴축 종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하며 채권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금위는 기금 규모에 맞는 운용 체계와 역량을 갖추기 위해 지난해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에 담긴 기금운용 개선 과제를 본격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자산배분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기준 포트폴리오' 도입 등 전략적 자산배분 체계를 개편한다. 기준 포트폴리오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조합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로 중장기 자산배분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이미 미국, 캐나다 등 해외 주요 연기금에서도 운용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김태현 이사장은 "지난해 세계 투자 환경은 녹록하지 않았지만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 운용 전문성 강화 등으로 기금 적립금 1000조 원 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자산배분의 유연성을 강화하고 투자 원천을 확대해 기금운용 수익을 제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경제일반
  • 문민주
  • 2024.02.28 17:24

[책의 도시 전주, 도서관 로드] ④시(詩)선 끄는 숲속 공간, 도서관이 만든 '관광 스팟'

"학산은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에요. 도서관이 개관하면서 전주시의 새로운 관광 명소가 생긴 셈이죠." - 박금주 특성화도서관팀 주무관 완산구 학산과 맏내호수 사이에 자리 잡은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은 지난 2021년 자연과 책방의 조화를 위해 주변 나무 '한 그루'도 베지 않고 지형을 유지하면서 조성됐다. 3056권의 시집류가 보관되고 있는 이곳의 일평균 방문자 수는 평일 50명에서 주말 90명으로, 등산객 사이에선 이미 학산 등산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아 시를 읽으며 '풍류'를 즐기는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도서관 1층에는 다양한 테마의 시집 코너가 마련됐다. 최신 국내외 시집을 모아놓은 '고르다', 세계 각국의 외국어 원서 시집이 비치된 '다르다', 특정 주제별로 선별된 시집을 진열한 '반하다' 등 취향과 관심사에 따라 원하는 책을 골라 앉아 바라보는 소나무 사이 호수의 경치는 잊지 못할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었다. 계단 옆 '만나다' 코너에는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와 '연탄' 등의 대표작으로 유명한 김용택, 안도현 등 우리나라 대표 시인들의 친필 사인본이 진열됐으며, 2층 '선하다' 코너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화집이 수십 권 놓여있었다. 로비에 우뚝 서 있는 문학자판기는 덤. 모니터에 나타난 안내 문구에 따라 추천받고 싶은 구절의 주제를 정하면, 이용자 맞춤형 짧은 글 조각이 출력된다. 연 2회 이상 시인이 직접 방문해 시를 주제로 한 강연도 펼쳐진다. 시 낭독 교육, 숲속 낭독 공연 등 시인과 시민이 함께하는 시 특화 프로그램으로 오는 3월 21일 시집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을 집필한 고명재 시인의 강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이 시민들의 각별한 관심을 받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도내 유일의 시집 특화도서관인 이곳은 평범한 산기슭에서 개관해 학산을 새로운 관광 명소로 발전시킨 것. 이곳을 제외한 전주시 특화도서관이 이미 관광지인 장소에서 운영된 것과 비교해 그 가치를 스스로 입증해낸 셈이다. 박금주 주무관은 "서점에서 시집을 사는 건 시인뿐이란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시집을 도서관의 주인공으로 삼아 지역의 사랑받는 도서관으로 자리매김한 것에 매우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오는 3월 9일 운영되는 '전주 도서관 여행'은 매월 1일 전주시립도서관 누리집(lib.jeonju.go.kr)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끝>

  • 문화일반
  • 서준혁
  • 2024.02.28 17:23

전주문화원 전주 옛지명 집중 연구한 '고지도에 나타난 전주지명' 발간

전주문화원(나종우 원장)이 고지도에 기록되어 있는 전주의 옛 지명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고지도에 나타난 전주지명’ 이라는 책으로 발간했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전주시가 지역문화 활성화 사업 일환으로 전주 고지도에 담긴 이야기와 제작 과정 등이 수록되었다. 전주 고지도(古地圖)는 조선 초기부터 거리를 측정하는 기계를 발명하여 지도 제작에 활용했을 뿐 아니라 조선 후기에는 중국에서 들여온 과학서를 통해 위도와 경도를 이용한 세계지도의 존재를 조선지도 제작에 적용했다. 이와 함께 평면지도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기호를 활용해 지리 정보 제공에도 힘썼다. 산맥과 물길을 중심으로 풍수적인 관점에서 지도를 그렸고, 건물과 산성의 모양을 상당히 자세하게 그려 넣고 지명을 기록했다. 조선후기에 제작된 군현지도나 1872년 제작된 전주 부지도에서는 산천(山川), 방리(方里), 창고(倉庫), 묘전(廟殿), 단사(壇司), 학교(學校), 성지(城址), 누정(樓亭), 관방(關防), 역원(驛院), 불우(佛宇), 교량(橋梁), 제언(堤堰), 장시(場市), 고적(古跡) 등이 나타나며 마을 이름도 면과 리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명기하기 시작한다. 이때 기록된 마을 명칭이 상당 부분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을 살펴 볼 수 있다. 특히 이 지도에서는 전주시를 포함해서 충청도 대둔산 아래 양촌과 익산 황등면, 김제 공덩면을 아울렀고 남쪽으로 김제 귀신사, 완주 산관과 구이를 모두 포함하는 아주 넓은 지역이었다. 이번 논고는 전주 고지도의 변천과 특성에 대한 논고를 시작으로 규장각 소장 전주부지도와 1872년 전주부지도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그리고 국립전주박물관과 전북대학교에 소장된 전주부지도를 분석하고 비변사 안방지도 속의 전주부의 군사적 중요성을 조사했다. 전주 지도를 정밀조사해보니 경기전 앞에 거북좌대와 비신이 그려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 비석이 조경단을 축조할 때 이건되었음을 밝혀냈다. 전주부 주변의 완산지형도와 묘도를 분석하고, 일제강점기의 촌락과 해방 이후 항공 지도를 통한 마을 지명을 살펴보았다. 이와 함께 전주문화원은 매년 지역의 문화콘텐츠가 되는 내용을 <호남제일성>에 수록하고 있는데, 145호에는 전주단오 이야기와 전주의 여항시인 오상수에 대한 내용을 게재했다. 또 전주의 승경으로 유명했던 승금정에 대한 연구와 조경단비 연구, 그리고 덕진연못 주변의 나무를 조사해 <완산팔경의 하나인 덕진연못>으로 펴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2.28 17:20

인간에게 고통은 숙명…쇼펜하우어 인생철학 담은 '길 위에서 만나는 쇼펜하우어'

최근 서점가에서 가장 많이 호명되는 인물이 있다.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다. 사회적으로 불안하고 고통지수가 높아진 현실 앞에 쇼펜하우어의 직언이 대중들에게 큰 공감을 얻고 있어서다. 우리땅걷기 신정일 이사장도 쇼펜하우어의 인생철학을 바탕으로 수필집 <길 위에서 만나는 쇼펜하우어>(다차원북스)를 펴냈다. 책은 쇼펜하우어가 강조한 고통의 문제와 관련한 인생 조언을 소개하며 막연한 불안에 시달리는 독자들의 마음에 위로를 건넨다. 특히 쇼펜하우어의 인생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철학서 <여록과 보유> 속 격언과 조언을 발췌, 수필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자기 내면을 탐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삶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그것을 고통이라고 한 사람이 쇼펜하우어다. 욕망과 결핍으로 인한 고통이다. 사람은 괴로움과 즐거움 사이를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는 삶을 사는데, 그 즐거움이 곧 사라지고 나면 또다시 괴로움과 마주해야 한다(‘삶이 괴로운 이유’ 중에서)” 저자는 염세주의 철학자로 꼽히는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토대로 인간은 어떻게 살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욕망과 결핍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릴수록 삶은 괴롭고 고통스럽겠지만, 이러한 고통 앞에서 끊임없는 행복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 신정일은 “이 세상 어디에나 고통이 있는 곳에 행복이 있고, 행복이 있는 곳에 고통이 있다”라며 “풍수지리학의 명제에 ‘온전히 아름다운 땅이란 없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바꾸어 말하면 ‘온전히 아름다운 사람도 없고, 온전히 아름다운 삶도 없다’는 말이 된다”라고 책 서문을 통해 설명한다. 따라서 태초 이래로 끊임없이 꿈을 꿔 온 인간에게 고통은 숙명이며, 행복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적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저마다 살아가는 방식은 다르지만 현대인 모두에게 꼭 필요한 철학 에세이집 '길 위에서 만나는 쇼펜하우어'는 고통 앞에 놓인 현대인들에게 선명한 해답과 커다란 울림을 동시에 선사한다. 저자 신정일은 1989년부터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까지 ‘길 위의 인문학’을 진행하는 문화사학자다. 또 우리나라 옛길인 영남대로와 성남대로 관동대로 등을 도보로 답사한 도보 여행가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홀로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모든 것은 지나가고 또 지나간다> <가슴 설레는 걷기 여행> <조선의 천재 허균>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2.28 17:20

문효치 시인의 15번째 시집 '헤이, 막걸리'

“바람개비가 돌아간다/ 술병이 돌아간다/ 술이 돌아간다/ 바람개비가 돌 때/ 한 사내가 돌아간다/ 술은 돌아 돌아/ 어디로 흘러가는가/ 계곡물이 흘러간다/ 술이 흘러간다/ 한 사내가 흘러간다/ 세상의 심층/ 내장의 어느 계류/ 바람개비가 돌아갈 때/ 아, 니도 어지럽게/ 새 세상 만나러/ 돌아 돌아 간다”(시 ‘헤이, 막걸리’)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를 바탕으로 하여 우리 시가의 예술성을 현대적 감각으로 변모시키는 데 힘써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문효치 시인이 15번째 시집<헤이 막걸리>(미네르바)를 펴냈다. 총 4부로 구성된 시집 속에는 ‘해’, ‘길’, ‘모기’, ‘돌멩이’, ‘동백꽃’, ‘농사’, ‘새’, ‘일몰’ 등 일상 속에서 흔하게 마주할 수 있는 시어를 담은 60여 편의 작품이 담겨져 있다. 문 시인의 시력(詩歷) 57년에 상재한 이번 시집은 온 세상을 밝혀주는 해(태양)같은 존재성과 상징성, 존엄성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실제 시인은 ‘해’라는 시를 통해 해보다 햇빛을 강조함으로써 시인이라는 자리에서 고고한 존재로 추앙받기보다 햇빛 같은 시를 통해 지적 생명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욕망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이번 시집의 해설을 맡은 김정수 시인은 문 시인의 작품을 “시인은 구체적인 진술이나 상상력보다 선문답처럼 시의 요체만 툭 던져놓는다”며 “군더더기 없는 간결성과 숭고함, 여백으로 대표되는 문효치의 시편은 흡사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앞에 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고 평했다. 군산 출생인 문 시인은 1966년 한국일보 및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돼 문단에 등단했다. 이후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이사장과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계간<미네르바>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또 그는 정지용문학상, 한국시입협회상, 김삿갓문학상, 석정시문학상, 대한민국예술문화대상 등을 받았으며, 저서로는 시집<계백의 칼>, <어이할까>, <바위 가라사대>, 시조집<너도바람꽃>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2.28 17:19

이창순 아동문학가, 동화 ‘토끼의 후예’ 발간

이창순 아동문학가가 동화<토끼의 후예>(책고래)를 발간했다. 용감한 토끼의 후예 ‘아리’의 바닷속 여정을 그리는 이번 동화책은 풍요를 상징하는 동그란 보름달 속 방아 찧는 달 토끼 설화와 전래동화 ‘토끼와 자라’ 등 대중에게 익숙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익숙한 내용으로 친근한 접근을 선택한 이 작가는 이번 동화에서 ‘환경 오염의 심각성’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냈다 실제 이야기는 청정지역인 달에서 살던 ‘아리’가 일 년에 한 번 허락된 지구로의 산책을 떠나면서 전개된다. 지구에 떨어진 ‘아리’가 지구 곳곳을 누비면서 인간의 이익을 위해 희생당하고 있는 자연과 사람의 편리함을 위해 겪게된 심각한 바다 오염 상태를 온몸으로 경험하는 내용으로 진행되며 사람들이 얼마나 다른 생물들에게 해를 입히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 이번 동화책의 삽화에는 <일곱 마리 까마귀>, <당나귀 공주>, <귀신고래 대미의 모험> 삽화를 그린 이윤정 작가가 함께했다. 행복하고 진실한 세상을 그림으로 담고 있는 그는 이번 동화책 제작에 참여해 독자들이 이야기 속으로 더욱 실감 나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한편 이창순 작가는 아동복지교사로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동시에 어린이들을 위한 글을 꾸준히 찾아 읽고 쓰는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그림책 <깜장미르>, 동시집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공저)가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2.28 17:19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김은혜 '칸과 홈의 세계로 바라본 전북'

매대에 쌓인 책들을 보면 어릴 적 서점이나 도서 매대를 지나던 기분을 떠올린다. 장난감 매대를 서성이면 곧장 불려 가야 했지만, 도서 매대는 조금 달랐다. 엄마는 급한 일이 없다면 책을 구경하고 열어보는 나를 자주 기다려줬다. 때로는 나를 책장 사이에 두고 장을 마저 보러 가기도 했다. 그렇게 고른 책을 들고 가면 10권 중 1권 정도는 구매를 허락받았는데, 주로 학습과 관련된 만화 서적이었다. 만화책만 보면 발이 묶여 코를 빠뜨리던 시절을 지나, 근래 책방에서 나의 발목을 잡는 마법의 단어는 ‘지역’이다. 책 자체가 지역성을 다루고 있어도 좋고, 전라북도나 전주를 다루고 있으면 끝내 걸음을 멈추고 목차를 떠들러 보게 된다. 고향에서 벗어나고 싶어 서울로 갔다가 다시 돌아온 청년에게 지역성은 언제나 여러 사람과 나누고 싶은 나만의 최애 주제인 셈이다. 그렇게 불현듯 이끌려 집어 든 책을 품에 끌어안고 집으로 돌아와 단숨에 읽었다. 제목탓인지 만화책을 들고 집에 들어오던 두근거림을 느낀 것도 같다. 만화 연구자 김은혜의 『칸과 홈의 세계로 바라본 전북』이다. 이 책은 전라북도의 곳곳을 배경으로 하거나 모티브로 하는 6개의 만화 리뷰가 중심이 된다. 군산을 배경으로 성 착취 역사를 풀어낸 불친의 『해망굴 도깨비』, 부안 출신의 비전향 장기수 허영철 선생을 다룬 박건웅의 『나는 공산주의자다』, 임실, 부안, 김제, 서울, 만주를 넘나들며 4대에 걸친 가족사를 담은 정용연의 『정가네 소사』, 정읍의 유소년 축구단의 실화를 담은 윤태호의 『리더스 유나이티드』, 전주의 막걸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이종규·김용회의 『대작』, 전주의 마지막 권번 기생이자 화가였던 남전 허산옥의 생애를 담은 조원행의 『권번기생 비밀의 기억』 리뷰와 동시대 작품을 통해 지역을 읽으려 시도한 seri·비완의 『그녀의 심청』 리뷰까지 총 7편의 글이 실려있다. 책의 말미에는 전라북도 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작가 5인의 인터뷰가 함께 실렸다. 각각의 만화가 가진 지역성과 서사를 면밀하게 설명하면서도 저마다 작품들이 가진 아쉬움에 대해서도 꼼꼼하고 냉철하게 지적하고 있다. 해당 작품들을 어떤 경로를 통해 볼 수 있는지도 함께 설명하고 있어 소개한 만화에 접근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전라북도를 배경으로 한 만화를 목록화 한 것에 반가움을 느끼고 나면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동시대 창작자들의 이야기까지 읽고 나면 서문에 등장한 필자의 마음에 십분 공감하게 된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전북 지역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을 살펴보는 것은 전북을 그린 만화 작품의 존재를 확인하고 이를 목록화하여 이들의 성질을 구체적으로 드러내 보이기 위해서다. 전북에 거주하고 있는 작가를 찾아 인터뷰했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이다. 이들의 ‘존재 있음’을 확인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기록하여 드러내 보이기 위해서다.” (『칸과 홈의 세계로 바라본 전북』 中) 오래 내리던 비가 그쳤다. 날이 풀리고 도서관에 나들이 가기 좋은 때가 되었다. 돌아오는 3월에는 작가가 내보인 목소리의 기록을 찾아 책장 사이로 나들이를 떠나보면 어떨까. 최아현 소설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소설 <아침대화>로 등단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02.28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