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자활장터를 통한 착한소비
‘장터’ 하면 화개장터가 떠오른다. 가수 조영남씨가 불러 더 유명해지기도 했다. 전라도 구례, 경남 등 내륙지방 사람들은 쌀 보리를 가져와 팔고 여수, 광양, 남해, 삼천포 등지의 사람들은 뱃길을 이용해 미역을 비롯한 각종 수산물을 잔뜩 싣고와 화개장터에서 팔았다고 한다. 특히 봄의 화개장터는 벚꽃길을 따라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쌍계사와 더불어 명소가 됐다. 장을 다 보고 집으로 가기 전 국밥에 막걸리 한잔 걸치던 풍경은 이제 보기 힘들다. 하지만 장터는 여전히 우리의 삶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장터국수, 장터국밥 등 식사종류가 고유명사가 될 정도로 장터는 우리와 함께했다. 튀밥 튀는 소리, 좌판 음식 냄새, 기름 짜는 냄새, 정겨운 흥정이 어울려 소란스러운 장터는 살아있는 풍경화다. 밭에서 갓 뜯어온 상추부터 곡식, 약초 등 없는 것 빼놓고 다 있는 곳이 바로 장터이다. 우리 주위에는 화개장터 같은 시골장터가 아직도 있다. 농산어촌 지역에서는 아직도 5일장이 열리며 옛 장터의 진풍경을 그려낸다. 장터에서 푸근함을 느끼고 지루하지 않은 것은 먹을거리 볼거리,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장터는 옛날부터 우리 삶이었다. 그런 만큼 장터의 영역과 기능은 다양하다. 선거 때 빼놓지 못하는 곳이 장터다. 서민생활의 단면에 자연스럽게 끼어들 수 있는 정치적 장소이기도 하다. 사고파는 시장의 경제적 기능은 본연의 역할로 두말할 것이 없다. 사회적 기능도 있다. 이웃 동네 이야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가 넘친다. 시골 장터처럼 북적이고 크지는 않지만, 자활장터도 있다. 자활생산품을 한데 모아 장터를 여는 것이다. 특히 자활장터는 사회복지 기능의 장터랄 수 있다. 도내 지역자활센터에서 일을 통해 자립을 꿈꾸는 저소득 이웃들이 생산한 것으로 식품, 가공품, 공예품 등 다양한 물건들이 장터에 나온다. 도내 17개 지역자활센터는 한 달에 한 번씩 한곳에 모여 자활생산품 장을 펼친다. 장터는 시·군을 순회하는 시·군 순회 장터, 지역축제 등 사람이 몰리는 곳을 찾아다니는 이동장터, 명절을 겨냥한 직거래 장터 등 다양하다. 자활사업 참여주민의 자립의지를 높이고 자활생산품의 우수한 품질을 직접 알린다. 더불어 자활생산품의 시장경쟁력을 가늠하고 판매를 촉진해 사업단 및 자활기업의 수익구조를 개선 하기 위한 것이다. 장터에는 친환경 쌈채, 구운생선, 두부제품, 베이커리, 수·공예품, 직접 볶은 커피 드립백 세트 등이 판매된다. 자활장터는 자활사업간의 시장 정보교환 등 소통과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판로 확보라는 의미를 지닌다. 또한 자활생산품의 직거래를 통해 도민에게 직접 연결해 현장에서 품질을 평가한 뒤 구입하는 등 만족도를 높이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 자활장터는 영역도 넓혀가는 중이다. 장터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도내 혁신도시 공공기관, 시·군청과 연대해 장터를 열어 자활생산품 판매를 촉진 중이다. 또한 5월에는 독립기념관 앞에서 전국 자활생산품이 한자리에 모이는 장터도 열린다. 코로나로 인하여 잠시 주춤했던 자활장터들이 하나씩 부활하고 있다. 이러한 자활장터는 장터는 전북특별자치도와 전북광역자활센터 주력사업과 연계돼 있다. 그간 중점적으로 추진한 자활상품 디자인지원사업과 생산품 품질향상 지원사업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상품에 대한 믿음, 품질을 개선하는 이 사업을 통해 매출 증대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중이다. 자활장터는 단순히 물건만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정직한 상품을 인정받고 제대로 된 품질을 평가받고 수익구조를 올려주면서 자립의 꿈을 키워주는 곳이다. 자활 속 작은 공동체이다. 착한 소비를 통해 저소득층의 자활·자립이 한 발짝 더 다가갔으면 한다. /백영규 전북광역자활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