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성인영화관 설치를 앞두고 우리 청소년 보호연령을 18세미만으로 하느냐, 19세미만으로 하느냐로 각계각층의 의견이 분분해 나름대로 생각나는 것을 적어본다.
사회는 언제나 명(明)과 암(暗)이 있게 마련이다. 어두운 측면만 꼬집어서 보면 언제나 어두운 것 같지만 밝은 측면을 주로 찾아보면 그렇지 않은 것도 많다. 다만 어두운 측면이 많을 때는 밝은 면을 위하여 노력해야 하고, 밝은 면이 많을때는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이런 이치에서 본다면 성년의 나이 구분이 그리 큰 쟁점이 될 수 없을 것 같다.
한동안 우리 주변에서는 ‘젊은 어른들’이란 말이 크게 유행했었다. 강렬한 젊음의 패기는 어디로 갔는지 우리의 청소년들이 언제부터인가 무기력해지고 이기주의적이며‘나’만의 쾌락에 도취돼 사회질서를 망각한 채 행복추구에만 열중한다고 기성세대들은 크게 꾸짖었던 것이다.
그러나…
언젠자 TV를 통해 젊은이들의 전유물인‘번지점프’라는 레포츠장면을 본 적이 있다. 허리에 생명고무줄을 매고 높은 계곡다리 위에서 30∼50m를 뛰어내려 아슬아슬하게 매달려서 환호하는 그들의 용기와 도전정신을 짜릿한 감동으로 바라본 적이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기성세대는 지금도 많은 것을 보아오고 있다. 얼음 위를 비호같이 내닫는 힘, 공에 인생을 걸고 쫓고 쫓기는 투쟁, 총알같이 달리는 자동차속의 미소에 이르기까지 이 모두가 젊음만이 향유할 수 있는 특권이며 젊음이 아니고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얼마나 혈기가 화끈하고 도전적인가. 좋은 환경에서 다듬어진 것도 아니고 칭찬을 받아가며 자란 것도 아닌데 이들 대부분은 옳고 그른 것을 알고 세계와 겨루며 언제나 당당하다. 사실 세계기능올림픽에서 몇 번씩이나 선진국을 제치고 우승한 것도 이들이요, 많은 운동경기에서 태극기를 빛나게 한 것도 이들이다. 속만 썩이고 버르장머리 없다고 꾸중만 듣던 이들이기에 더욱 자랑스런 마음 금할 길 없다.
세계공통적이지만 오늘의 우리 젊은이들은 틀에 박힌 위계질서를 싫어한다. 주변이 막혀 있고 문이 닫혀 있고, 구속이 심한 조직을 멀리한다. 인생의 여러 단계는 그때그때 돌파구가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것이 선천적인 의식구조인지 아니면 급격한 사회변동속에서 성취욕구를 성급히 충족시키려는데서 나온 과도기적 현상인지 분간하기 어렵지만 기성세대는 청소년문화도 깊이 이해해야 한다.
인류역사는‘도전정신에 의해 만들어져 왔다고 했던가….’ 이런 우화가 생각난다.
젊은 개미 한 마리가 코끼리머리에 올라섰다. 기세 좋게 양다리를 힘차게 딛고 아래를 내려다본다. 밑에 있던 늙은 개미가 외친다.‘야 이놈아, 코끼리를 밟아버려’라고. 젊은 개미는 온힘을 다해 밟았지만 코끼리는 끄덕도 하지 않았다. 늙은 개미는 말하기를 ‘비록 실패는 했지만 너의 기질만은 장하다’고 껄껄 웃었다. 즉 개미가 자기 무게의 몇만 배나 되는 코끼리를 밟는다고 밟힐 리는 없지만 한번 시도해 보는 것이 젊음의 기질이 아닐까.
이제 새 천년이 시작되었고 우리는 또다시 새로운 도전의 물결을 헤쳐나가야 한다. 우리 주변에는 불가능한 듯이 보이는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시대가 급변해 가니 컴퓨터 등 각 분야에 걸쳐 톡톡 튀는 창의력으로 도전에 성공하는 전사들도 많이 활보해야 한다.
기성세대들은 우리의 젊은이들을 우려의 눈으로만 보지 말고 이들의 도전기질을 이해하고 지원하고 키워야 한다.
/윤산학 (경기대학교 홍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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