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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곳에선] 전주시 중앙동 일대 젊음의 거리

“미나니? 응 나야. 너 오늘 약속 잊지 않았지? 그래, 그 시간에 유크 앞에서 만나!”

 

얼마 전 수능을 마친 예비 대학생 현숙과 미나의 간단한 전화 내용.

 

약속한 시간에 유크(유스 데스크) 앞에서 만난 이들은 근처 패스트푸드점으로 자리를 옮겨 가볍게 끼니를 때우고는 얼마 전 눈여겨 봐 두었던 모자와 머플러를 사기 위해 쇼핑에 나선다.

 

쇼핑을 마친 이들은 미리 약속이 되어 있던 다른 친구들과 합류해 최근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영화 한 편을 구경했다.

 

극장을 나와 친구들과 함께 들어간 곳은 근처 인터넷 게임방. 길게 늘어선 디디알(DDR) 대열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30분 이상 순서를 기다린 이들은 드디어 자신의 차례가 돌아오자 익숙한 솜씨를 뽐내며 신나는 몸짓에 쌓인 스트레스를 모두 털어버린다.

 

요즘 전주시 중앙동 일대 거리(새하나백화점 일대)에는 젊음이 넘실댄다.

 

이 곳이 마땅히 갈 곳도, 즐길 공간도 없는 도내 젊은층들의 불완전하지만 유일한 해방구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

 

평일 오후나 주말 전주시 중앙동 일대 거리는 서울의 대학로를 방불케 할 정도로 젊음이 넘치는 거리다.

 

전주 최고의 번화가로 꼽히는 도심상권이 1990년대 중반 이후 먹자골목으로 유명하던 객사 뒤 골목에 젊은 층을 위한 보세점, 팬시점, 각종 악세사리를 취급하는 노점상들이 속속 들어서기 시작하며 신세대 취향으로 빠르게 재편됐기 때문.

 

상대적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10대·20대 젊은층의 통행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이 거리를 돌아다니며 쉽게 충동구매를 유발할 수 있도록 소품 위주의 패션용품과 가벼운 먹거리, 여흥거리를 제공하는 로드샵들로 전열을 가다듬은 것이다.

 

여기에 90년대 들어 효자동, 삼천동, 평화동, 중화산동, 서신동, 우아동등 도심 외각에 대단위 택지개발로 인구이동과 함께 도심상권이 분산되면서 도래한 다핵상권화가 30∼40대 소비층을 도심에서 이탈시킴으로써 이 곳이 10대·20대의 천국으로 변모하게 됐다.

 

더욱이 이 일대가 ‘차 없는 거리’로 조성되면서 통행하는 차들 때문에 보행에 불편을 느끼던 10대∼20대 배회족들의 발길을 더욱 끌어 모으고 있는 추세이다.

 

좁은 거리에 차가 다니면서 불편을 느꼈던 주변 배회족인 10대·20대가 조금씩 더 늘어나고 상대적으로 그 외 계층의 통행 비율은 줄어들고 있는 것.

 

현재 이 일대의 하루 평균 유동인구는 3만5천여명에 이른다. 이들 중 70% 이상이 10대 후반 20대 초반. 이들 도심상권 리딩그룹은 쇼핑과 여흥에 대한 목적성이 분명한 계층이다.

 

따라서 상권 자체가 이들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몇몇 대표적 관련 업종들이 빼곡히 들어서 한 덩어리를 이루고 있다.

 

현재 새하나백화점 주변과 기린오피스텔 주변을 중심으로 한 중앙동 상권에는 1천4백여개의 업체가 들어서 있다.

 

업종 구성비를 보면 각종 브랜드 및 장신구, 청소년 소품을 취급하는 소매점과 경양식, 오락, 20대 취향의 유흥주점이 주종을 이뤄고 있다.

 

그 중에서도 소비성향이 강한 소매업 비율이 39%, 양식을 위주로 한 음식점업 13%, 호프형·카페형 주점업 10%, 각종 오락업 10%, 커피숍등 다과점업 9%에 이른다.

 

소매업의 경우 의류를 취급하는 업소가 53%나 되며 그 뒤를 제화, 속옷, 귀금속 및 장신구류, 잡화, 가방등 주로 패션 관련 상품 일색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의류의 경우 보브(VOV), 닉스(NIX), 엑스아이엑스(XIX), 야(YAH)등 여성 및 청소년을 주 고객층으로 한 브랜드 대리점 형태가 이 거리를 장악하고 있다.

 

중앙동 거리의 터줏대감임을 자처해 온 고급 브랜드 의류 대리점들이 상권 리딩그룹의 선호도에 민감하게 반응, 영 캐주얼이나 스포츠 캐주얼로 속속 전환해 30∼40대를 겨냥한 캐릭터 캐주얼이나 고가의 고급 브랜드들은 거의 퇴출되다 시피 했다.

 

특히, 유행에 민감하고 개성을 중시하는 요즘 신세대들의 빠른 취향변화에 따라 브랜드 교체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는 추세라는게 입점업체들의 설명.

 

음식점의 경우도 20대 전후 취향의 경양식, 각종 프랜차이즈형 패스트푸드점으로 이뤄져 있으며, 최근에는 이들 젊은층들이 여흥을 즐길 만한 인터넷 게임방, 디디알(DDR)이 설치된 노래방들이 한 집 걸러 하나이다 시피 늘어나는등 업종 구성비가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틴’스 스트리트(Teen’s Street)로 가장 활황도를 보이고 있는 신포우리만두부터 풍년제과·새하나백화점을 거쳐 완산보건소 사거리에 이르는 거리에는 의류점 20곳, 각종 휴게 및 일반음식점 26곳, 팬시·포토샵 10곳, 미용실 8곳, 오락·게임방 11곳등이 빼곡히 들어서 있어 이 곳의 주인은 단연 젊은 신세대들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객사 뒷 골목, 한성여관 거리등 주변 상권들도 비슷한 모습이다.

 

최근엔 메세지에 이어 유스데스크라는 대형 패션몰의 잇따른 진출로 이들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상권 활성화가 극대화돼 중앙동의 옛 전성기 활력을 되찾고 있다.

 

이들 신업태는 모두 유동인구비가 많은 10대 20대를 겨냥, 청소년층과 젊은 여성들의 구미에 맞는 유명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켜 지역의 패션리더임을 자처하고 나서 다양한 판촉전략으로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어 가히 패션 유통업의 격전장이 되고 있다.

 

여기에 서울의 밀리오레나 두산타워 같은 중저가 패션 멀티샵을 표방하고 나선 ‘플러스 마이너스’까지 가세해 주머니가 가벼운 10대 20대 배회족들을 강하게 유인하고 있어 상권 자체의 북상 이동까지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들 대형 쇼핑몰들이 고객 유치의 일환으로 재미거리 볼거리가 풍성한 공간으로 이미지 메이킹을 시도, 락 페스티벌·옥상 영화제등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거나 아예 상설 공연장을 설치해 각종 이벤트를 유치함으로써 쇼핑 뿐 아니라 청소년들을 위한 새로운 여흥문화 창출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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