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초 등장한 미곡종합처리장(RPC)이 10년 사이 산지 쌀 유통의 중심체로 급부상했다. 자동화·기계화 등의 첨단시설을 앞세워 건조에서부터 저장·가공에 이르는 일괄적인 처리로 기존 도정공장의 자리를 꿰찼을 뿐 아니라 산물벼 수매 등 자체 수매를 통한 유통기능까지 담당하면서 산지 쌀 유통 체계에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전북도에 따르면 실제 지난해 도내 47개소 RPC에서 확보한 원료 벼가 39만톤(5천백억원 규모)으로, 도내 전체 벼 생산량(1백13만4천톤)의 34.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96년 13만9천톤, 97년 19만톤, 98년 23만톤 등으로 RPC의 취급 물량이 매년 늘었고, 지난해에는 특히 전년 대비 68%나 증가했다.
지난해 RPC의 이같은 원료벼 확보량은 정부의 도내 추곡 수매량 20만6천톤 보다도 2배 가까이 많은 물량으로, 정부의 수매 물량 감소 정책과 맞물려 RPC가 점차 정부 추곡 수매기능까지 떠맡아가고 있슴을 보여주고 있다.
미곡종합처리장이 산지 쌀 유통의 중심체로 새롭게 자리잡은 것은 건조에서부터 포장공정까지 일괄처리를 할 수 있는 첨단 시설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업체의 강점과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 등의 농가 입장이 맞아 떨어진 때문으로 도는 분석했다.
여기에 산지에서 외지 수집상들에게 유출되던 부분이 ‘쌀 브랜드화’를 통한 도내 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점차 줄어든 것도 도내 RPC의 위상 제고에 한 몫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 도내에서 생산된 벼중 도내 소비량과 수매량·종자 등이 70% 정도며, 나머지 약 30% 정도가 아직도 외지 미곡 수집상 등에 의해 유출되고 있으나 점차 그 비율이 줄어드는 추세다면서, 지자체별 고품위 쌀 생산과 공동 브랜드화를 통해 전북쌀에 대한 이미지를 높일 경우 도내 RPC에서 처리하는 물량이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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