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밤 부안읍 봉덕리에서 발생한 도축장 종업원 피살사건은 뜻하지 않게도 도축부산물을 주지 않는다며 저지른 청부살인극으로 밝혀져 경찰 관계자 등 주위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사건 발생 당시 도축업에 종사하던 김모씨(36)는‘평소 여자관계가 복잡했다’느니‘도박 빚이 많았다’느니 각종 루머가 무성한 가운데 항간에서는 치정 때문에 피살됐을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돼 왔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 이번 사건은 도축 과정에서 나오는 간, 천엽 등 소 내장을 주지 않는다며 앙심을 품은 한 정육점 형제의 청부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소 내장과 인명을 바꾼 어처구니없는 살인극 이었다.
사건 발생 후 피살자 김씨의 시신이 안치된 병원 영안실에서는 김씨의 처가 반실성 상태로“우리 애기아빠는 아직 죽을 때가 안됐는디...”하며 오열, 주변사람을 안타깝게 했었다. 그동안 김씨의 가족은 가장이 노상에서 피살된 것도 억울한데 설상가상으로 도박과 치정 운운하는 갖가지 루머마저 떠돌아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이번 사건은 자칫 미궁에 빠지는듯 했으나 경찰의 철저한 초동조치와 지문감식을 통한 민첩한 수사로 범인을 조기에 검거, 사건전모가 밝혀짐으로써 고인은 물론 그 가족들의 명예가 다소 회복됐다. 하지만 가장을 잃은 한 가정의 슬픔은 어찌할까.
또 이번 사건에서 우리는 교도소에서의 뿌리깊은 악연을 확인하고 개탄을 금할 수 없다.
범인 박씨와 살인을 청부한 홍씨등은 과거 교도소 수감생활 중에서 맺어진 인연을 악연으로 잘못 풀고 말았다. 소내장 때문에 30대의 젊은 가장을 살해하고 결국 피살자의 가정은 물론 자신들의 가정마저 파탄으로 몰아가는 최대의 악수를 두고 다시 교도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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