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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회귀 본능

연어는 하천에 알을 낳고 그 알이 부화하여 어느 정도 자라면 크고 넓은 바다로 나가 살아간다. 여러 해를 바다에서 살다가 충분히 성숙한 연어는 산란기를 맞으면 검푸르고 험난한 바다를 헤엄치고 또한 계곡의 거센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며 모든 힘을 다해 자신이 태어났던 장소를 다시 찾아온다. 이른바 모천회귀성(母川回歸性)이다.

 

그런가하면 새들도 먹이를 찾다가 때가 되면 둥지를 찾아 날아들고, 여우도 죽을 때가 되면 태어난 곳으로 머리를 두르고 죽는다고 한다. 귀소본능(歸巢本能)인 것이다. 이렇게 동물들 중에는 회귀본능과 귀소본능을 가진 것들이 많이 있다. 자신이 태어난 곳을 다시 찾고 그리워하는 회귀본능과 귀소본능은 동물이나 사람을 따질 것 없이 다 마찬가지인가보다.

 

설 연휴가 끝났다. 설 명절은 추석 명절과 함께 우리 민족의 고유명절이다. 민족의 대이동이 이루어진다고 할 정도로 고향을 찾는 사람이 많다보니 해마다 귀성길과 귀경길은 교통지옥과 전쟁을 방불케 할만큼 힘들기만 하다. 하지만 그래도 어김없이 다시 찾게 되고 가고픈 곳이 바로 고향인 것이다.

 

조상들께 차례를 지내고 어른들께 세배를 드리기 위해 찾는 그 곳은 내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그립고 반가운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단지 그것 뿐만은 아니다. 그 곳은 어릴 적 나 자신의 흔적이 담겨져 있으며, 푸근한 삶의 내음이 온 몸으로 배어드는 곳이기도 한 것이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핵가족화가 이루어지게 되었고, 종전처럼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손자의 삼대(三代)가 한 지붕 밑에서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을 찾기는 그야말로 하늘에서 별따기가 되어버린 지 오래이다. 하지만 따로 떨어져 살아가는 수많은 가족들이 서로 고향을 찾고 핏줄을 찾는 것은 잃어버린 자기 삶의 모태(母胎)를 되찾고 사라져 가는 자신의 정체성(正體性)을 확인하려는 보이지 않는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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