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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우리지역의 ‘삶의 질’



 

서울의 ‘삶의 질 지수’가 전세계 대도시 가운데 중위권을 기록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며, 이 지역의 많은 이들도 자연스럽게 ‘그렇다면 이지역은?’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서울 생활을 부러워하면서도 맑은 공기나 훈훈한 인심 등을 내세우며 이 지역에서의 삶에 억지춘향 자족해 하는 사람들은 더욱 그러한 질문을 절실하게 제기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들의 막연한 기대와는 다르게 우리 지역의 지수가 훨씬 더 낮으리라는것이 일반적인 예측이다. 이를 단적으로 예증하고 있는 것이 몇 년째 유지되고 있는 각종 불명예기록 전국 1위라는 오명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문으로만 나돌던 교통사고 발생률 전국 최고라는 사실은 대한손해보험협회의 구세적 조처를 통해 명백하게 입증되었다. 자동차보험 손실 누적이 타 지역에 비해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손해보험회사들이 ‘탈(脫) 전북’을 추진하고 있으며 실제로 상당한 수의 지점들이 폐쇄되고 있다. 이 지역에서 보험에 드는 사람이 증가하면 할수록 회사가 손해를 보게 된다는 이유에서이다. 교통혼잡 정도는 다른 대도시에 비하여 심하지 않은데도 교통질서 준수도는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사고 발생 시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한 ‘싸움’이 우리 지역처럼 치열하게 진행되는 곳도 없는 것이다.

 

훈훈한 인심도 아득한 옛날의 전설 속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각종 음해성 투서의 인구당 비율이 타 지역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자치단체장들이나 교육위원을 비롯한 각종 정치꾼들의 독선과 비리도 주요 평가 항목인 정치적 안정성 부문에 상당한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며, 때늦은 개발논리도 수질오염 등의 부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구미나 울산 등 선진 개발지역들이 오염의 몸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데 이 지역에서는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지 못하고 개발컴플렉스에 사로잡혀 철지난 ‘산업사회로!’의 구호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위안을 주고 있던 교육파문화의 고장이라는 명성도 빛 바랜 자화자찬이 되고 말았다. 이에 대한 투자에 인색한 점도 그렇지만, 치적용, 생색용으로 전락해버린 예산 덕분에 문화예술인들의 긍지마저 무참하게 짓밟히고 만 것이다. 이로인해 민주주의나 지방자치 자체에 대한 회의마저 비등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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