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진짜 우리를 알아?”
책자는 첫머리에서 다소 도전적인 질문을 큼지막하게 던져놓고 시작된다.
질문의 대상은 이제 막 수능시험을 마치고 한참 대학을 저울질하고 있을 대입 수험생들. 그리고 어디선가 귀에 익은 이 괴짜 질문을 화두로 삼아 책을 엮어낸 편집진은 바로 전북대 재학생들이다.
질문으로 시작한만큼 책은 대학과 대학생을 지칭하는 ‘우리’를 알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입시철마다 각 고교 우편함에 흘러넘치는 보통의 대학 홍보책자와는 많이 다르다.
오는 25일부터 수험생 초청 입시설명회를 개최하는 전북대가 캠퍼스를 방문하게 될 예비대학생들에게 배포할 올 홍보책자는 좀 특별하다.
무엇보다 신세대 수험생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타 대학과 차별화돼 있고 또 신선하다.
‘발악(發樂)’. 제목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즐거움을 펼쳐라’는 뜻을 담아낸 조어(造語)라고 한다. 전북대가 만든 스무살 매거진이라는 부제도 달았다.
지면마다 톡톡 튀는 개성을 담아 신세대 수험생들에게 대학의 이미지를 전하게 될 이 매거진은 기획과 취재·사진 등 모든 작업을 재학생들로 구성된 학생홍보팀이 해냈다.
지난 9월중순 첫 모임을 가진 학생홍보팀은 팀장인 박경희씨(사회학과 4년)를 비롯, 강미혜(사학과 3년)·김현정(국어국문학과 2년)·고건영(신문방송학과 2년)·강보경씨(신문방송 2년) 등 모두 5명.
제목처럼 책안에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각 기사의 타이틀도 ‘젊음이 즐거워’와 ‘공부가 즐거워’·‘한국이 즐거워’·‘강의는 즐거워’·‘스무살이 즐거워’등 모두 ‘즐거워’로 붙였다.
심지어 수업을 빼먹는 ‘땡땡이’도 즐겁다. 재학생들이 결강과 대리출석에 얽힌 자신의 경험담을 재미있게 풀어낸 글은 예비대학생들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을 것이라는 기대다.
“진짜 우리를 한번 알아보지 않겠느냐는 게 기획 의도입니다”
“신세대의 취향에 맞췄기 때문에 재미있고 신선하다”고 소개한 박경희팀장은 “홍보책자를 통해 수험생들이 우리 대학을 자세히 알기위해 노력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꼭 40일동안 진행된 제작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사항은 취재원의 일정에 시간을 맞추는 일과 과거에 전혀 없었던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의 난관이었다.
홍보팀은 이에따라 앞으로 홍보책자 제작을 맡게 될 후배들을 위해 ‘업무 매뉴얼’을 CD로 제작, 작업과정을 상세히 담아두었다.
재학생들을 모델로 섭외, 생동감 넘치는 표정을 담아낸 사진은 신문방송학과 동아리 ‘보도사진연구회’회장을 역임한 고건영씨 작품. 읽는 잡지가 아닌 보는 잡지로 만들어 낸 일등공신이다.
학생홍보팀중 막내인 강보경씨는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라며 “좋아하던 일이라 재미도 있었고 특히 취재과정에서 학교에 대해 자세히 알게 돼 스스로에게도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현재 홍보도우미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현정씨는 “다른 학생들이 하지 못한 매우 특별한 경험”이라며 “홍보도우미 활동이 이번 잡지 제작에도 보탬이 됐다”고 뿌듯해 했다.
잡지의 표지인물도 평범하지 않다. 전자정보공학부 1학년 이락(李樂). 세계 최고의 컴퓨터 보안프로그램 개발자가 꿈이고 아침에 킥보드 타고 등교하기가 특기인 이 학생은 산업디자인과 정원상씨(4년)가 만든 가상의 캐릭터다.
무한한 꿈을 가진 신세대 대학생의 비전을 투영시켜 전북대인을 상징하는 인물로 만들어냈다는 게 홍보팀의 설명이다.
책자 전반부는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문과 재학생및 학내 스타교수 소개에 할애했고 후반부에서는 캠퍼스 생활을 소재로 신세대들만의 톡톡튀는 개성을 담았다.
14일께 발행될 이 책자는 가편집 단계에서부터 두재균 총장을 포함, 학내 구성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대학측은 그간 두차례에 걸쳐 뽑은 홍보도우미를 ‘학생홍보팀’이라는 명칭으로 통합, 각종 행사에서 학교를 알리는 역할을 해낼 행사도우미와 홍보책자 제작팀으로 나눠 선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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