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치즈축산업협동조합(조합장 신동환)에서 생산되는 치즈제품은 국산치즈의 선두주자답게 국내에서는 단연코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67년 천주교 임실성당에는 파란눈의 이국인인 지정환 신부(벨기에)가 부임하면서 온갖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성당에서 미사를 보는 가운데 시간이 나면 틈틈이 양의 젖으로 치즈를 만드는 이상한 사람으로 주변에서는 의문을 품었던 것.
그러나 40년이 가까운 지금에서야 사람들은 이것이 금을 캐는 노다지 광산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처음 4마리의 산양에서 짜낸 젖을 치즈로 가공한 뒤 지신부는 서울의 유명호텔 등지를 돌며 납품을 하는데 성공을 거뒀다.
생산량도 미미해 1개월동안 생산된 치즈를 모아 시험삼아 판매활동을 펼친 것이 인정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양젖으로 만든 치즈는 결국 우유로 만든 수입치즈에 막혀 10여년에 걸친 생산을 마감하고 우유치즈로의 전환점을 가져오게 된다.
지신부는 유럽 등지로 치즈기술을 배우기 위해 유학길에 올랐고 1년여의 연수끝에 한국으로 돌아와 오늘의 임실치즈를 탄생시켰다.
현재 임실치즈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피자용 치즈가 전체 생산량의 95%를 차지하고 있으며 양파와 햄이 가미된 포션치즈가 술안주 및 어린이 간식용으로 생산되고 있다.
또 체다치즈를 주원료로 우리 입맛에 맞게 제조한 슬라이스치즈는 주로 샌드위치와 햄버거에 사용돼 독특한 맛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신제품으로 개발된 김치와 인삼치즈는 해외수출 전략상품으로 겨냥, 조합원들의 소득증대 상품으로 육성중에 있다.
청정지역 임실을 모토로 지리산 일대에서 신선한 우유만을 엄선해 제조하는 임실치즈는 액체를 고농축 과정을 거쳐 고체로 전환하는 비교적 간단한 과정.
농가에서 채유한 원유의 수송과정을 거쳐 냉각과 저장을 한 후 70℃의 온도에서 15초동안 가열과 살균을 통해 유산균을 넣고 발효시키는 작업이다.
또 발효유에는 송아지의 위에서 추출한'렌넷'이라는 소화효소를 첨가해 응고시킨 후 수분을 제거한 다음 스트레칭(탄력)공정을 거친다.
여기에 냉각과 소금물에 담그는'염지'공정을 마친 후 숙성, 건조하면 완제품이 되는데 임실치즈가 인기를 얻는 비결은 뛰어난 스트레칭 공정에 의해 평가되고 있다.
이 스트레칭 공정은 곧 바로 임실치즈의 명성을 전국에 떨치게 하는'임실치즈피자'의 체인점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됐다.
현재 국내에는 수백개의 임실치즈를 빙자한 피자점들이 성업중에 있으나 오리지널 간판은 36개뿐인'임실치즈피자'가 정확한 체인점의 명칭이다.
이외의 글자가 들어간 피자점은 1백% 임실치즈를 사용하지 않은 점포여서 조합측이 정리작업에 골치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임실치즈피자의 인기도는 월 치즈생산량이 1백50톤중 95%를 차지할 정도로 방대한 비중을 차지한데서 드러난다.
가격면에서도 유명호텔과 백화점, 일반 피자점에 대한 납품가격이 타사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특히 수입치즈를 제외할 경우 국내 해태와 남양, 서울치즈 등 7개사의 치즈생산업체 중 임실치즈의 국내시장 전체 점유율은 총 30%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하다.
조합원 2백46명이 자본을 투자하고 39명의 임직원이 금융사업과 경제사업 등 2개분야로 나눠진 임실치즈는 최근 피자치즈의 도약에 힘입어 새로운 경영혁신을 서두르고 있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임실치즈연구소가 설립을 앞두고 자체적인 투자와 함께 본격적인 해외시장을 개척한다는 것이 현 신동환 조합장의 새해 포부다.
지난 11월 임실치즈는 임직원과 조합원 등 30명이 참가한 가운데 일본 북해도에 소재한 치즈공장을 방문,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을 가졌다.
또 내년에는 2005년 북경올림픽을 계기로 치즈시장이 열악한 중국 전역에 임실치즈의 진수를 선보인다는 것이 신조합장의 경영 핵심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세계화를 위해서는 자체개혁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까닭에 우수한 인재를 등용, 장기 해외연수를 통한 기술연마에 집중 투자한다는 야심도 세웠다.
더불어 주문량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내년에는 생산시설을 대폭 확대, 임실치즈피자 체인점을 전국 곳곳에 수백개로 늘린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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