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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솔리스트 앙상블, 겨울을 녹인다

 

햇살이 있는 겨울 아침, 하늘은 높고 맑으며 바람은 차고 싱그럽다. 청아하면서 결이 고운 여성 솔리스트들의 '서정적 미성'을 좋아하는 클래식 애호가라면 더 반가운 소식이 있다. 전북 여성솔리스트앙상블 창립과 그들의 첫 연주회다(13일 오후 3시 소리전당 연지홀).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쌓으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들이 '한 목소리'로 뭉쳤다. '외도'를 택한 여성 솔리스트들은 장인숙(44·전주시립합창단 단무장) 한선우(44·전북대 등 출강) 이경자(42·전 장수중학교 교사·전북성악회 부회장) 유현경(42·서천 공동체비전고 교사) 김영이(42·전주남중 교사) 황인영(41·전주전라고 교사) 강양이씨(37·전주농림고 교사)와 피아니스트 최정은씨(34·전주대 등 출강). 8명 모두 성(姓)이 다르다는 특징도 있지만, 장씨와 유씨는 원광대 선후배이고 이씨와 김씨, 황씨, 강씨는 전북대 선후배다. 20여년 넘게 혹은 가깝게 성악을 해 온 이들이어서 학연이 그리 중요하진 않지만, 굳이 '관계'를 찾자면 그렇다.

 

"저희들 모두가 한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는 드물잖아요. 또 여성성악가들끼리 정보도 주고받고, 음악연구도 함께 해보자는 거죠”

 

모임이 처음 거론된 건 지난 5월. 독창무대만 서왔던 이들이 솔리스트 앙상블이란 새로운 시도로 의기투합했지만, 창립에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장씨의 말처럼 "혼자서 하지 못하는 것을 여러 명이 모여서 하면 좋을 것 같아서”가 전부. 모임을 계획하고 지난 7월 3일 창립식을 갖기까지 순식간에 진행됐던 것도 이 때문이다.

 

개성이 강한 이들이지만 엇비슷한 나이 탓에 통하는 게 많다. 8명의 여성들이 함께 '통'한 것은 '음악공부'에 대한 열정. 멘델스존·슈만 등 작곡가의 개별 특징을 연구하고, 특별한 세대와 동아리들을 위한 음악을 찾아 무대를 잇겠다는 다짐이다. 단원 대부분이 '선생님'이기에 가르치는데 익숙해졌지만, "'음악' 은 왕도가 없고, 평생공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장도 다르고, 이런저런 개인활동이 많은 이들이어서 모이기가 쉽지만은 않다. 모임 시간은 당연히 '날 선 칼'. 그래서 이번 겨울 연주회가 음악공부의 즐거운 핑계가 됐다.

 

연습시간 지각으로 거친 호흡을 내쉬며 노래를 부르거나, 자신이 부를 노래가 아니어도 모든 노래를 다 알아야 하는 '약속'때문에 '눈치'를 봐야 하지만 훨씬 능률적이면서도 좋은 음악을 보여줄 수 있단다.

 

이들의 첫 연주회는 멘델스존의 이중창곡과 우리 가곡, 캐럴로 꾸민다. 객석에서 '아, 이 곡'하며 아는 체 할 수 있는 곡들이 많다. 따라서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도 많다. 멘델스존의 아름다운 가곡들은 맏언니인 장씨와 한씨가 '일요일의 아침''뱃노래'를 들려주는 것을 비롯해 앙상블의 묘미를 느낄 수 있도록 전 곡을 듀엣으로 들려준다. 피날레를 장식할 캐롤은 7명의 여성이 한 무대에 서서 관객과 한 음성을 만들어 낼 예정이다.

 

"음악은 모든 이에게 감동을 안겨줍니다. 그 감동의 현장에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악보를 드는 순간 특별한 사람이 되는 평범한 '언니들'. 전북 여성솔리스트앙상블이 맑고 청아한 음성, 차분하고 호소력 있는 음성, 화려한 기교가 엿보이는 음성, 감미롭고 색감 있는 음성으로 이 지역 음악계의 지형도를 바꾸는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솔로들의 '외도'에 따가운 호기심이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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