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를 빌어 작가의 사상과 개성을 조형화하는 예술 서예. 서체의 조형성도 중요하지만 문자 안에 내포돼 있는 철학적 사유 또한 무시할 수 없으며 너무 어려운 문자나 내용은 현대인에게 쉽게 다가갈 수 없어 생활에서 괴리될 수 밖에 없다. 서예인들의 공통적인 고민, 서예의 생명력을 얻기위한 대중화로 가는 길이다.
서예가이자 동양철학자 우산(友山) 송하경 교수(성균관대)는 '열린 마음으로 개성과 자유를 표현'하는 신서예정신에서 그 길을 찾는다. 전통서예술철학에 대한 이해 없이 법고창신(法古創新)은 논할 수 없다는 그는 전통서예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사고와 발상의 새로운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얼마전 송교수는 전통서예미학에 대한 이해와 신서예 정신 및 작가와 작품에 대한 서예평론을 아울러 '서예미학과 신서예정신'을 펴냈다. 전통서법지상주의를 뛰어넘어 서예 그 자체의 유희성(遊戱性)에 주목하면서 자유를 추구하는 신서예미학 정신에 충실해야한다는 내용.
송교수는 이 책에서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읽어 서예가 나아가야 할 길을 찾는다. 경계가 불명확해지고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 21세기 신서예미학에서는 작품주제와 감상자 사이의 역동적인 관계와 장르와 장르간의 엄격한 구분이 사라지는 것을 주목한다. 전통서예와 현대서예의 구분없이 문자쓰기예술을 창조할 수 있다면 어떤 재료를 사용해도 되고, 과거의 영역과 격식을 넘어 음악·연극·조각·건축·복식 등 여러 장르와 만나도 좋다. 상호영향으로 서예술을 발전시키고 구체적인 현실생활의 실용예술로 발전해야 한다는 내용이 큰 줄기다.
그는 한국 서예문화 활성화를 위해서는 비평정신과 창신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무조건적인 수용이 아닌, 올바른 전통의 학습과 계승을 토대로한 창신이다.
전통서예를 하나로 묶어 안으면서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하는 '신서예'. 외연(外延)을 확대하고 내포(內包)를 심화시켜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개념과 형식의 서예를 창출해내는 것이 송교수가 생각하는 '신서예'이고 서예의 생명력 얻기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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