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롱하고 맑은 목소리로 '천상의 목소리'라는 찬사를 듣는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하얀 성의(聖衣)에 커다란 나무 십자가를 가슴에 걸고 노래하는 이들이 전주에서 사랑의 메시지를 전한다(17일 오후 7시 소리전당 모악당).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내한, 지난 8일부터 21일까지 여는 전국 순회공연의 한 여정이다. 전주에서는 첫 공연이지만, 1971년 이후 13차례에 걸쳐 꾸준히 한국에서 공연을 열어와 낯설지 않다.
오스트리아 빈소년합창단·독일 텔저합창단과 함께 세계 3대 합창단으로 꼽히는 이 합창단은 아카펠라 형식의 노래로 보이 소프라노 합창이 주는 경건함과 신성함, 장르를 넘나드는 폭넓은 레퍼토리가 특징.
이번 공연에서는 보노의 '어린이 노래', 그리그의 '솔베이지의 노래', 슈베르트의 '장미', 러시아 민요 '칼링카', 캐롤 '징글벨', 멘델스존의 '들어라, 전령천사가 노래한다', 모차르트의 '주님을 찬양하세', 헨델의 '할렐루야' 등 정통 가곡에서부터 세계 각 국의 소박하고 따뜻한 민요와 순수 성가곡·크리스마스 캐럴에 이르기까지 23곡을 들려준다. 조용필의 '친구여', 조관우의 '꽃밭에서', 더 클래식의 '마법의 성'도 이들이 전주 팬들을 위해 준비한 곡들이다.
파리 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은 로마 교황 비오10세의 칙령에 따라 1907년 프랑스 파리에서 창단 됐다. 초기엔 종교음악을 전파하기 위해 도시 순회 연주를 다녔지만 1924년부터 세계 여러 나라의 가곡과 드뷔시·라벨 등 현대작품에까지 영역을 넓혔다. 최근에는 체코·러시아 등 순회공연을 통해 각 나라의 민요와 미국 흑인 영가 같은 민족적 정취가 담긴 명곡들을 골고루 섭렵해 폭넓은 레퍼토리를 들려주고 있다. 이번 공연을 맞아 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이 올해 녹음한 '여행'과 '노엘(크리스마스)' 등 두 장의 음반이 출간돼 더 큰 기대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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