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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여성사 재조명 작업 서둘자

 

전북지역 여성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사료가 매우 빈약한 가운데 지금부터라도 지방자치단체와 전북여성발전연구원 등이 사료 발간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성관련 기록물이나 사료들이 여성정책의 변천, 여성활동의 변화, 여성의 삶 등 여성사 연구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만큼 지자체가 계획적인 예산 운영을 통해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자료를 집중시키고 체계적으로 자료를 확보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현재 도내 각 여성관련 단체나 기관에서 발간하는 자료집도 간행물로 그치고 이마저 제대로 보관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

 

전라남도의 경우 여성정책과 주관으로 '전남여성활동 100년'책자 발간을 눈앞에 두고 있다. 1901년부터 2000년까지 1백년 역사에서 여성의 권익신장을 위한 활동상, 여성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낸다는 것. 전남은 2천부 발간 계획을 세우고 2002년 3월부터 2003년 12월까지 사업비 4천2백만원(여성발전기금 2천2백만원과 도 일반운영비 2천2백만원)을 들여 추진해왔다.

 

지난 한세기 동안의 여성들이 역동적인 활동상을 재조명해보고 사라져가는 각종 자료들을 발굴, 체계화 하여 사료로 남기고자 했던 것.

 

'전남여성활동 100년'편집위원들은 발간 의미를 크고 작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그 중심에는 항상 여성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하여 기존의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갖고 있는 남성들에게 여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함은 물론 여성 스스로도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 주역으로 나서는 시대에 맞는 정체성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전북은 전북여성발전연구원이 2004년 사업으로 1천3백만원 자체 예산을 들여 '전북여성백서'발간 계획을 내놓은 데 불과하다.

 

이같은 계획조차 아직 몇년 단위로 할 것인가, 어떤 영역을 다룰 것인가 등 구체적인 사항이 수립되기 전이지만, 백서는 최근의 통계를 위주로 한 단위사업에 그치기 십상이어서 전북여성 사료집으로서의 가치에 의문을 던진다.

 

또한 일부에서는 백서가 지난 2000년 1월 전라북도에서 발간한 '전북여성발전 50년'수준에 머물 것을 염려한다.

 

따라서 오영순 전 도여성복지국장을 비롯한 연구원 자문위원들은 백서 보다는 각 분야를 아우르는 전북여성사 발간이 시급하다면서, 이를 위한 대규모 장기 계획을 세우고 올해는 그 밑그림을 그린 뒤 기초자료 수집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해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여성부는 훈령으로 여성정책 자료 관리위원회 구성 등을 내용으로 한 여성정책 자료 수집 및 관리를 위한 지침을 제정할 예정인 가운데 여성관련 사료 구축 작업에 들어갔다.

 

전북여성발전연구원 조경욱 책임연구원은 "중앙의 사료 발간은 자칫 정부 주도의 여성정책으로 편중되고 중앙 중심의 자료로 일관될 우려가 높으므로 지역은 지역별 기록이 정비돼야 한다”면서 기록이 없으면 역사도 없다고 말했다.

 

김기옥 초대 전북여성회관장(87)은 "아들 집으로 이사 오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사진마저 없어졌고 일부는 없앴다”면서 예전에 활동했던 여성들이 생전에 자료를 수집하는 작업이 이뤄지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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