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새고 시간이 지나면 밤이 오듯이 우리의 신체도 낮에는 활동하고 밤에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하게 된다. 하루 8시간을 잔다면 인생의 약 3분의 1을 수면으로 보내게 되는 것이니 삶에서 먹고 일하고 하는 것과 더불어 잠자는 것은 중요한 일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일에 지쳐 집에 들어오자마자 쓰러져 자면서 "나도 잠 한번 안 와봤으면 좋겠다”고 하는 사람은 잠자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간과하기 쉽지만, 잠 못 자는 환자들을 만나다 보면 밤에 잘 잘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동양의학에서는 사람이 밤에 잠을 자고 낮에 깨어 활동하는 것은 기가 낮으로는 신체의 표층을 순행하고 감각기관이 기능을 하기 때문이며, 밤이 되면 위기가 신체의 속으로 숨어들어 감각기관이 기능을 잃고 잠을 자게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양기가 허하면 잠을 안자고 음기가 성하면 잠을 많이 자게 된다. 잠은 의식의 휴식상태로 일과중의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벗어나 새로운 활력을 얻는 시간이다.
잠을 자지 못한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은 단순한 불면을 호소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개는 무기력함 두통 어지럼증 건망증 피로감 불안 일의 능률저하 등을 호소한다. 수면이 부족하여 아침엔 머리가 무겁고, 낮에는 졸리고 무기력하여 일도 잘 되지 않고, 두통이 있기도 하며 저녁이 되면 또 잠을 자지 못할까 고민된다고 한다. 불면증은 이렇게 환자들에게 많은 고통을 주지만 간혹 불면으로 고통스럽다고 말하는 경우에도 낮잠을 자거나 너무 일찍 잠자리에 들어 새벽에 일어나는 경우와 같이 실제적으로는 수면시간이 부족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먼저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불면증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하여 의학적 치료도움을 받아야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도가 심하지 않거나 경과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수면환경의 개선을 시도해 볼 수 있다. 몇 가지를 소개한다면,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날 것. 커피 술 등을 중단할 것. 낮잠을 피하기. 적당한 신체 활동을 할 것. 잠자기 전 과식을 금할 것 등이다. 또한 명상이나 근이완법도 수면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는 족온법도 도움이 된다.
한의학에서 불면증의 치료는 그 원인이나 나타나는 특징에 따라서 지나친 생각으로 인한 불면증, 음이 허해져서 오는 불면증, 가슴 두근거림을 동반하는 불면증, 소화장애와 관련된 불면증, 신체적 허약에서 오는 불면증 등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치료방법으로는 침치료를 하기도 하고 귀비탕이나 온담탕 등의 처방과 산조인 백복신 맥문동 등의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김락형(우석대학교 부속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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