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동상이라구요?'.
히말라야 완등이나 대륙 최고봉 등정 소식에서나 들릴 법한 '동상'.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산악 질병'처럼 여겨지지만 누구나 방심하면 걸릴 수 있는 '겨울 불청객'이다.
따듯한 실내 생활에 익숙한 현대인에게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동상, 그래서 전문가조차 방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한다. 방심했다간'큰 코'다치는 동상. 하지만 충분한 예방만으로 동상은 막을 수 있다.
겨울철 낚시나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손이나 발끝이 시리고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속속 병원을 찾고 있다.
동상은 추운 날씨로 피부조직 안에 있는 수분이 얼어 세포막이 파괴돼 조직이 손상되는 현상. 혈관이 수축되면서 세포 조직에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나타난다.
주로 동상이 잘 걸리는 신체 부위는 열을 빼앗기기 쉬운 손과 발, 그리고 코 끝이나 귀 끝부분, 광대뼈 부위 볼 등이다. 특히 구두나 장갑 등에 꽉 끼여 압박을 받아 혈액순환이 잘 통하지 않거나 부위가 습할 경우 동상이 걸린다. 실외 노출된 상태에서는 증상이 발견되지 않는 것이 특징. 따듯한 실내에서 홍반, 종창, 발적 등이 나타나며 통증을 수반한다. 심한 경우 조직파괴와 수포가 지속돼 근육, 혈관, 신경에 까지 확산되기도 한다.
동상도 '화상'처럼 증상의 경중에 따라 1∼3도로 나뉜다.
홍반성 동상으로 불리는 1도 동상은 동결부위가 붉은 빛을 띠는 상태. 물집이 생기거나 피부가 벗겨지지는 않지만 따가운 통증이 느껴지고 가려움이 심하다. 하지만 대개 1주일이면 후유증없이 치유가 된다.
수포성 2도 동상은 세포조직에 이상이 생겨 물집이 생기고 환부가 저리고 쑤시는 통증을 수반한다. 물집이 터져 피부궤양이 생기기도 하고 이 부위에 균이 들어가면 농이 생기는 염증으로 후유증이 심해진다.
괴사성 3도 동상은 피부가 밀랍처럼 하얀색을 띠다가 흑색으로 변한다. 전혀 감각을 느낄 수 없는데다 환부와 경계하는 부위의 통증이 심하다. 치유는 적게는 수 개월에서 많게는 1년 이상 걸리지만 대부분 후유증을 남긴다. 3도 동상이라도 가벼운 경우 피부괴사에 그치지만 심한 때는 근육과 뼈까지 손상되기도 한다.
이처럼 추위로 손발과 얼굴이 심하게 부르트는 증상이 나타날 때, 흔히 동상에 걸렸다고 말하지만 정확한 의학용어로는 '동창'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세포 등 조직대사가 일어나기 전 혈관수축 등의 초기 증상을 보일 때 통상 '동창'으로 진단하고, 중증 상태를 일반화된 용어인 '동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심한 추위로 동상에 걸려 감각이 무뎌지거나 피부 조직이 죽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대부분 추위로 인한 증세는 동창으로 보면 된다. 하지만 조기 치료를 받지 않아 증상이 악화돼 동상을 호소하거나 강추위에 길거리로 내몰린 노숙자들이 동상에 걸리기도 한다.
전북대병원 윤석권교수(피부과)는 "요즘 병원을 찾는 동상 환자는 일주일에 2명 정도로 예전에 비해 절대적 수치는 낮아졌지만 사회적 환경을 고려할 때 결코 지나칠 수준은 아니다”며 "손발을 자주 씻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는 예방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파가 설 연휴를 강타한 이후 한동안 낮기온이 영상을 되찾았지만 또다시 강추위가 몰아칠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다. 2월 중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는 혹한이 한두 차례 더 찾아올 것으로 예상돼 '동상'에 대한 주의가 더욱 당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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