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조는 다른 작업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요.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죠.”
씨줄과 날줄을 교차시켜 나가는 작업. 그리고 색과 색이 부닥치는 자리에서 다시 만들어지는 색의 조화. 그는 하루하루 엮어가는 인생과 사람과 사람이 만나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직조에서 찾아냈다. 직조예술은 결국 시간이 문제고, 시간은 곧 작가의 정성과 열정이었다.
10일까지 서신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전주대 문미영 교수(53)의 여덟번째 개인전 'woven form-harmony'.
그의 작품은 '타피스트리 회화'라고 불린다. "당시 가장 회화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매체를 찾다보니 섬유를 선택하게 됐다”는 그의 작품들은 회화에 근접해있다. 실 특유의 유연함을 살리고 굵기를 이용한 다양한 표현, 타피스트리 특유의 질감은 새로운 회화적 느낌을 만들어냈다.
"그동안 주로 자연을 소재로 작업을 했어요. 이번 전시에서도 이미지나 형상의 일부를 자연에서 가져왔지만, 기하학적이고 추상적 성격이 크죠.”
도내에서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직조공예는 다소 생소하다. 그러나 다양한 색채와 평직과 능직 등 조직이 만들어내는 문양과 패턴이 만들어내는 신비한 분위기가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특히 '창'시리즈는 한 색채가 본래의 색에서 출발, 다른 색의 실과 만나면서 변해가는 색 농도의 미묘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면적과 라인으로 사각형을 표현한 '사각에서 사각으로', 봄의 생동하는 기운이 느껴지는 색들로 엮은 '봄의 찬미'시리즈도 내놓았다.
일찍부터 섬유에 주목해 온 문교수는 개인전과 단체전 등을 통해 섬유예술의 다양한 회화적 가능성을 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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