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종교인을 위한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었습니다. 강사가 고무 찰흙을 주면서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작품을 만들도록 하였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작은 탑을 정성껏 만들어 책상위에 올려놓고 대견스럽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강사가 제 책상 앞으로 오더니, 갑자기 제가 만든 탑을 강의실 바닥에 던져 묵사발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강사의 돌연한 행동에 깜짝 놀라 아무 말도 못하고 강사의 얼굴만 뚫어지게 바라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강사는 저에게 "무척 화나지요?” 하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강사는 "사람이 만든 작은 작품 하나를 망가뜨려도 그처럼 화가 나는데 조물주께서 만드신 소중한 작품- 특히 사람을 해치거나 죽인다면 조물주께서는 얼마나 화가 나시고 마음이 아프시겠습니까?” 하고 말했습니다. 저는 강사의 말씀을 듣는 순간 하느님의 마음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이 손수 만드신 세상과 특히 당신의 모습대로 만드신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시는가!' 하는 하느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에 세상을 만드셨고, 사랑하시기 위하여 세상을 만드셨습니다. 더욱이 사람을 하느님의 모습대로 만드시어 더 많이 사랑하십니다. 우리는 진정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입니다.
요즈음 여러 가지 어려움 때문에 많은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곤 합니다. 때로는 자녀까지 동반하여 목숨을 끊기도 합니다. 삶이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까 하는 생각에 무척 마음이 아픕니다.
나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며, 하느님께 더없이 소중한 존재라는 믿음을 가진다면,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나의 삶이 나의 것이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고귀한 선물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 세상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 노래 가사처럼 우리 모두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소중한 존재입니다. 비록 삶이 힘들고 괴로울지라도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시길 기도합니다.
/경규봉 전주중앙주교좌성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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