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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동문거리' 연극의 거리 된다

 

전주지역 연극단체들이 전주시 경원동 '동문거리'로 몰리며, 이 거리가 연극거리로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극단 황토(대표 박병도)와 극단 창작극회(대표 홍석찬)가 각각 황토소극장과 창작소극장 등 소극장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80·90년대 동문거리는 전북지역에 연극 부흥기를 이끌었던, 연극인들과 연극 애호가들의 인연이 각별한 곳.

 

현재 동문거리에 입주해 있는 극단은 4개 단체. 1996년 당시 이호중씨가 이끌던 극단 황토가 전주 진북동 모래내로 연습실을 이전하면서 한동안 동문거리에서 터를 잡은 연극단체는 창작극회가 유일했지만, 2001년 극단 하늘(대표 조승철)이 창작극회가 사용하던 연습실을 임대해 터를 잡으며 다시 두 곳의 연극단체가 입주해 있었다. 그 후 지난해 1월 마임극단 '달란트 연극마을'(대표 최경식)이 동문사거리 풍전건물 3층에 입주했으며, 직장인 극단 심심(대표 김병수)도 3월 동문거리 한복판(왱이집 옆 서울마크사 2층)에 자리잡았다.

 

변화의 물결은 지난 6일 창작극회가 우진문화재단(이사장 양상희)의 도움으로 전주 경원동 전주제일교회 앞 건물 2층에 60여평 규모의 연습실을 마련하면서부터다. 창작극회는 보름정도 내부 수리를 한 후 21일 오후 3시 입주식을 열 계획. 창작극회 부설 아동극단인 푸른숲(대표 정경선)과 인형극단 까치동(대표 전춘근)도 이 달 중에 같은 건물 지하에 사무실과 연습실을 마련한다. 금암동에 연습실을 두고 있는 극단 명태(대표 최경성)도 다음 달 초까지 극단 하늘이 입주해 있는 같은 건물 2층에 새 연습실을 마련할 예정이다.

 

극단들이 동문거리로 모이는 이유는 시내 중심가에서 멀지 않은데다 시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 때문. 류경호 전북연극협회장은 "동문거리는 재정적인 여유가 없는 연극인들을 위해 임대료를 깎아주는 건물주들이 있는 정이 넘치는 곳”이라며 "창작극회가 입주하는 건물 지하의 여유 공간도 건물주의 배려로 창작극회의 관리하에 전주지역 극단들의 세트보관실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문거리에서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창작소극장과 인근 전북예술회관 공연장 두 곳. 홍석찬 전주연극협회장은 "동문거리에 연극인들이 대거 입주하는 만큼 그에 맞춰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며 "원각사 마당이나 동문거리 내 주차장 등을 임시 개조해 야외 공연장을 만들어 공연을 펼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공공(公共)작업소 '심심' 김병수 대표는 "십여곳의 서점들이 입주해 있다가 쇠퇴기를 맞고 있는 요즘 동문거리에 연극인들이 대거 몰려 생기가 되살아날 것으로 보인다”며 "미술인·연극인 등 많은 예술인들이 입주해 있는 거리인 만큼 이에 맞는 자치단체·기업들의 지원도 따라야겠지만, 그에 앞서 예술인들이 동문거리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할 수 있는 모임이 필요하다”며 '동문거리입주 문화예술인모임' 결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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