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노래를 잘하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온갖 방법을 시도했었다. 그러나 마침내 도달한 것이 바로 채식 건강법이다'
유럽 정상의 성악가 이영화씨(42)가 '나는 채식하는 오페라 가수'를 펴냈다. '뚱보 오페라 가수가 채식을 한다고?'라는 호기심이 일더니, 그에 대해 더욱 궁금해진다.
1995년부터 이탈리아 무대에 서기 시작해 '라 트라비아타' '사랑의 묘약' '세빌리아의 이발사'등에서 주요배역을 맡아온 이씨. 전주 출신인 그는 전주상고를 졸업하고 군산대 성악과 3학년을 마쳤지만, 지역 문화계에서보다 유럽 무대에서 더 유명하다. 단국대 성악과에 다시 입학, 서른을 넘긴 나이에 유학길에 올라 96년 레체의 티토 스키파 국립음악원에서 디플로마를 취득했다.
이씨가 채식과 인연을 맺은 건 2000년 아내와의 이혼때문이었다. '죽을 게 아니라면 다시 노래를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발성을 해보지만 목이 잠겨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이탈리아 성악가들과 겨루기 위해서는 몸집을 불려야 한다는 생각도 했었지만, 그는 타고난 몸집을 단단히 하기로 결심하고 채식을 선택했다.
딱딱한 밥알들은 씹기 힘들고 구수한 냄새를 솔솔 풍겨오는 고기의 유혹도 참기 힘들었지만, 그는 2년간의 실험 끝에 완전한 채식주의자가 됐다. 원정 공연을 다닐 때면 작은 전기밥통과 씨앗통을 먼저 챙기고, 채식 전 83∼4kg 나가던 몸무게도 68kg로 줄었다. 그러나 그의 몸은 더 단단해지고 소리는 더욱 옹골차졌다.
이씨는 채식을 하면서 전통적인 한국 음식이야말로 최고의 자연식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과 된장찌개, 나물로 만든 반찬이야말로 최고의 자연식이라고 말한다.
그는 작은 체구의 동양인이 오페라 가수로서 유럽 무대에 우뚝 서기까지의 과정도 파노라마처럼 풀어냈다. '지금은 내가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결국 내가 돌아가야 할 곳은 내가 태어나고 자란 대한민국이다'라고 생각하는 그는 틈틈이 국내 공연도 참여하고 있다. 올 여름 고향에서의 독창회도 준비하고 있다니, 반가운 정상급 성악가를 전주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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