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바람을 피우는 아버지, 주먹질하며 사고치고 다니는 오빠. 딱히 재미있지도 않은 직업. 여형사 연화의 삶은 신나는 것과는한참이나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녀의 인생에 새로운 의미를 던져준 것은 바로 춤.
'전설의 춤꾼'을 잠복수사하던 중 알게 된 춤의 세계는 따분하던 그녀의 삶에 바람을 일으킨다.
4월 9일 개봉하는 영화 '바람의 전설'은 평범한 회사원이었지만 전설적인 춤꾼이 된 풍식(이성재)의 이야기를 그린 본격적인 춤 영화. 여주인공 연화 역으로 출연하며 스크린에 데뷔하는 박솔미(26)는 춤을 연기에 비유하자면 춤에 미친 풍식보다는 이제 막 춤의 재미를 알게 된 연화에 가까워 보인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5개월 동안 춤 연습에 매달리던 그녀는 발목 인대 부상까지당했으며 겨울이었던 촬영 기간 내내 추위에 시달려야 했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를 않았다. '배우 같은 배우 소리를 듣고 싶다'고 당차게 말하는 이 여배우는 영화 연기의 재미에 푹 빠져 있었다.
▲댄스 스포츠 정복기 = 댄스 스포츠는 처음이었지만 사실 그녀의 춤 솜씨는 몸치정도까지는 아니었다. 대학(상명대 연극영화학과)에서 발레와 한국 무용도 배웠고간혹 나이트클럽도 즐길 정도. 사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혼성 댄스그룹의 멤버로가수 데뷔를 준비하기도 했다.
하지만 댄스 스포츠는 조금 다른 얘기. 그녀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 5개월 동안1주일에 3~4일씩 하루 7~8시간 동안 '댄스 스포츠 스쿨'에서 땀을 흘려야 했다. "솔직히 즐겁기보다 지겨울 정도였다"는 게 솔직한 설명이다.
"영화 속 연화처럼 춤을 즐겁게 배우지는 못했어요. 하루 한두 시간쯤이면 즐겁겠지만 오후 늦게까지 춤을 추고 나면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로 피곤하거든요. 게다가 빨리 배워야 한다는 스트레스도 너무 힘들었어요. 이젠 영화가 끝났으니 즐기면서 춤을 출 수 있겠죠." ▲이성재와 박정우 감독 = 같이 호흡을 맞춘 이성재에 대해 묻자 네 번이나 '너무'라는 표현을 쓰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많이 좋은 파트너였어요. 차가워 보이면서도 따뜻하게 잘 챙겨주는 모습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썰렁한 듯 하면서도 재미있는 유머도 즐거웠고요" 박솔미는 이성재와 함께 박정우 감독을 '고마운 분'으로 꼽았다. "항상 같은 표정인 듯한 표정이면서도 유머를 잊지 않고 연기지도를 해줬다"는 설명이다.
반면, 촬영 도중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는 추위를 꼽았다. 유난히 추위를 싫어하는 데다 촬영은 한 겨울에 병원 옥상과 바닷가 등을 오가며 진행됐다.
"후반부에 등대 앞에서 자이브를 추는 장면 있죠? 그때 온도가 영하 18도였거든요. 바람이 어찌나 차가웠던지…. 춤추는 장면이라 옷도 상당히 얇았거든요." ▲다이어트 = 지금은 50㎏를 넘지 않는 날씬한 몸매의 소유자이지만 박솔미가한때 70㎏이 넘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얘기다. 그녀는 대학 1학년 때 넉 달 동안 20㎏을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고. 다이어트 성공의 비결을 꼽아달라고 하자 `충격'과 `운동'을 들었다.
"대학교 1학년 때 짝사랑하던 선배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선배가 어느날 저를 보고 '입고 있는 바지가 불쌍하다'고 놀리는 거예요. 그때 '충격'을 받고 앞뒤안 가리고 운동을 시작했죠. 화장실 갈 때도, 물 마시러 갈 때도 계속 뛰어다니고.
특별히 식사량을 줄인 것은 아니지만 계속 움직였더니 어느새 체질도 바뀌더군요" ▲콤플렉스, 닮고 싶은 배우 = 박솔미는 외모 중 어디가 제일 마음에 드느냐는질문에 대해 "조화가 잘 된 얼굴일 뿐 예쁜 얼굴은 아니다"고 겸손해했다.
많은 팬이 매력적이라고 말하는 입술은 사실 자신에게는 콤플렉스라고. "입술이좀 작았으면 좋겠어요. 도톰하니까 잘못 보면 꽤나 웃기거든요. 입술을 내세우기 싫어서 립스틱도 안 바르려고 해요. 될 수 있으면 감추려고." 닮고 싶은 배우가 있느냐고 묻자 위노나 라이더를 꼽았다. 차가운 외모에 따뜻한 눈빛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좋아하는 영화로도 그녀가 출연하는 '크루서블'을 꼽았다.
"착하기만 하고 청순가련한 여주인공은 매력이 없어요. 위노나 라이더처럼 강하면서도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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