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환하게 켜진 21일 오후 10시 전주국제영화제 사무국(전주정보영상진흥원 문화산업지원센터 내). 밤인지 낮인지 좁은 사무실을 비집고 횡단·종단하는 스태프들이 분주하다. 사무실 로비는 포스터·티켓카달로그·손전등·대자보 등 각 상영관으로 옮겨질 짐이 산처럼 쌓였다. 다섯 번째 영화제를 코앞에 둔 2004JIFF 스태프들. 이들은 설렘과 두려움이 반반. 살짝만 건드려도 곧 쓰러져 삼사일 깊은 잠에 빠져들 것처럼 보이지만 왠지 모르게 표정은 밝다.
올해 영화제의 선두에 선 민병록 집행위원장과 김은희·정수완 프로그래머, 이승환 사무국장. 특히 지난해 8월 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학구파 이승환 사무국장의 기대는 각별하다. 올해 처음 현장에서 진두지휘를 하기 때문이다. 그는 "갈수록 미흡한 부분이 많아 보여 큰 일”이라면서도 '영화궁전''영화보다 낯선' 섹션이나 야외상영장 한국영화 등 영화제가 차린 푸짐한 잔치상에 대한 자랑도 빼지 않는다.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준비돼 있습니다. 영화제가 열리는 모든 공간에서 즐겁게 호응하는 관객들의 표정을 보고 싶습니다.”
오미옥 총무회계팀장, 양지홍 사업팀장, 오선진 홍보팀장, 오창환 기술자막팀장, 조지훈 프로그램팀장, 이지우 초청팀장 등 각 팀장들은 모두 지난 영화제를 통해 노하우를 인정받은, 영화제가 갈고 닦고 전주가 배출해 낸 영화인프라. 그만큼 '전주'와 '영화'에 대한 자부심도 남다르다.
조직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총무회계팀의 역할이 필수. 문서와 조직관리·물품지원까지 사무국의 모든 일은 이 팀에 의해 처리된다. 1회부터 영화제 살림을 도맡아 꾸려내고 있는 오미옥 팀장과 김경수·김용순·김승용씨가 있어 올해 더 든든하다.
상영장·메인무대·거리 이벤트·사랑방·안내부스·티켓팅·옥외홍보·지프패밀리카드 등 영화제 행사 전반을 책임지는 사업팀은 영화제 5년차 양지홍 팀장과 박기연·정성환·박규현·정학영·조훈·최윤철·장문규씨 등 재주꾼들의 도가니다. 영화제 현장에서 활동할 2백65명의 자원봉사자들도 이 팀에 포함된 거대 조직이다.
케이블TV 아나운서 출신으로 2001년부터 영화제를 지켜온 오선진 홍보팀장과 김수련·이한아·장경진·홍성범·최유리·박부식씨가 신문·방송·인터넷 등 영화제 홍보의 최전방에 있다.
서울에서 상주하다 지난주 전주로 내려온 프로그램팀은 조지훈 팀장과 조한상 프로그래밍 어드바이저, 김명우·배주연·서경미·권수현·류철우·문성경·우수영·전성권·함성언·신재풍씨 등 기본기 튼실한 영화학도들. 각각의 영화에 대한 정보수집부터 영화 선정, 필름 수급, 각종 자료집과 카탈로그 제작이 이들의 몫이다. 조팀장은 "세계 어느 영화제와 경쟁해도 뒤지지 않을 영화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사사고가 한 건도 없는 해'에 도전하는 기술자막팀원들의 눈은 오래 전부터 충혈 됐다. 영사 기술 분야를 전담하는 이 팀은 각 국에서 선택된 영화를 번역하고, 자막을 넣고, 극장에서 상영하기까지의 과정을 소화한다. 오창환 팀장과 김지연·백명기·조해원·김혜선·김수현·김미나·신동환씨가 호흡을 맞췄다. 지난해부터 디지털워크숍을 진행한 윤강로씨도 '한솥밥'이다.
초청팀은 국내·외 게스트들을 초청하는 업무에서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감사편지를 보내는 일까지 영화제가 끝나자마자 더 분주해 지는 팀. 올해는 이지우 팀장과 김선경·문성필·한지영·김연희씨가 영화제를 대표해 게스트를 먼저 반긴다. 행정팀의 김정주 계장과 신용남·전병철씨도 빼놓을 수 없는 영화제 사람들.
초지일관 전주영화제 스태프였거나, 자봉에서 스태프로 다시 인연을 맺거나, 다른 영화제를 두루 경험하다 전주에서 활동하거나, 올해 처음 영화제 현장을 만나거나 전주국제영화제 54명의 스태프들은 제각기 전주영화제를 접한 여정을 달라도 마음은 한결같다. 23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전국의 영화팬들로 북적거릴 전주. 현장 구석구석에서 이들이 뿜어낼 가뿐 호흡이 벌써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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