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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JIFF]조각가 출신 제인 파커 감독의 낯선 영화세계

24일 건지아트홀에서 영화 상영뒤 관객과의 대화를 갖고 제인 파커 감독. ([email protected])

 

내장을 다 꺼내 옷을 짜는 나체의 여자. "원하지 않은 것들을 토해내고 몸 안의 모든 것을 꺼내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내부에도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는 영화 'K'의 제인 파커 감독.

 

24일 오후 5시 건지아트홀에서 영화 상영뒤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에서 만난 그는 편안한 미소에 놀라울 정도로 냉철한 시선과 파격적인 에너지를 그대로 전했다.

 

"1989년 제작 당시, 끔찍한 작품 내용을 알고난 후 배우로 나설만한 사람이 없었다”는 파커는 그는 스스로 배우로 출연한 이유를 그렇게 설명했다. "카메라 앞에서 행위를 한다는 것 자체가 두렵지만 그 두려움을 뚫고 나가려는 행위가 영화의 일부분이었다”는 그는 '콜드 재즈(1993)'에서도 역시 배우로 나섰다. 그는 감독은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가장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최근에는 카메라 뒤의 역할에 만족하고 있다.

 

그는 내러티브가 아닌, 이미지로 관객과 만나는 감독이다.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두는 영화 대신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자연과 사물을 탐구하고 그를 통해 중요한 핵심을 본다. 주류공간이 아닌, 갤러리와 같은 대안공간에서의 영화상영을 희망하는 그는 관객들에게 열린 해석을 주문했다.

 

그의 초창기 필름 작업들은 미니멀리즘적 애니메이션 드로잉과 페미니즘적 네러티브의 묘사에 물두해있다. 그러나 'B 플랫 블루스(2000)' '프로젝션 1(2000)' '현악기 연주자를 위한 59분 1/2초(2000)' 등 최근 작품들은 음악이 강한 모티브로 작용한다. 음악의 멜로디와 영화의 이미지가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하는 그는 몸 자체가 악기가 되고, 움직임이 소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주로 16mm 필름으로 작업해 온 파커는 행위예술로서의 아티스트 자체의 몸과 카메라가 위치한 내재적 공간과의 관계를 보여준다. JIFF를 통해 소개된 작품들은 몸의 재현 및 퍼포먼스, 음악적 요소가 절제되면서도 감각적인 행위로 묘사된 것들이다. 줄거리를 따라가지않고 부분을 클로즈업하고 롱테이크로 특정 행동에 집중한 이 작품들은 지루하지 않고 시선을 잡아두는 힘이 있다.

 

켄터베리 예술대학과 런던 슬레이드 예술학교에서 조각을 전공한 그는 조각으로는 자신의 생각을 모두 표현할 수 없어 필름을 다루게 됐다. 여전히 조각이 가지고 있는 물질성이 필름으로 옮겨지지만, 그의 작품에서 교차편집을 비롯한 다양한 편집기법은 주제를 부각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음악과 이미지, 여성의 몸을 소재로 한 충격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영화들. 제인 파커이기에 가능한 충격과 아름다움의 '모순된 공존'은 29일 오후 8시 건지아트홀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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