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러쓴 모자와 군복(軍服)같은 사파리를 걸치고 주변인처럼 상영장을 오갔던 5년전의 모습이 또렷했다. 김기덕감독.
해외영화제에서는 화려하게 스포트를 받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글쎄'라는 반응이 짙다. 그는 첫 전주영화제에서 영화 '섬'으로 주연배우 서정과 함께 영화제를 찾았었다.
다시 전주를 찾은 올해 그는 베를린영화제에서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의 자랑으로 우뚝 서있다.
올해 전주영화제에 한일공동영화제작 워크샵에 초대된 그는 짧은 일정을 마치고 곧바로 전주를 떠났다. 제작일정 때문이었다. 짧은 전화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조심스러운 질문에 짧고 직설적인 그의 대답은 '영화제'의 존재와 기능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한일영화워크숍 행사에 참여해 10시간 동안 예비영화인들과 함께 했을 뿐, 영화는 한편도 보지 못했다"는 그는 "소재도, 시도도 좋은 자리였다"고 워크숍 기획을 평가했다.
전주영화제에 대한 생각을 묻자, 민감하게 반응했다. "영화를 못보았으니 달리 할말은 없고, 다만 왜 자꾸들 (기자들이) 그렇게 묻는지 모르겠다. 흠집을 내려는 의도적인 질문이 아닌지 싶을 정도다. 영화제의 성격은 영화제측이 충분한 고민을 모색하는 만큼 맡기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고 말했다.
전주영화제를 위한 조언에도 "전체적으로 관찰할 시간이 없어 뭐라 말할 것이 없다. 내가 바란다고 그대로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영화제가 추구했던 바가 있을 것이고, 그 취지를 살리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실험성 짙은 전주영화제에 지지를 보냈다. 전주영화제를 섣불리 평가하고 예단하는 것에 대한 그의 단호한 입장.
"시간을 갖고 지켜보라.”짧은 인터뷰로 전해진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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