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심이 곧 여래이니라
화엄경 범행품에 나오는 부처님의 말씀이다.
부처가 되고자 수행하는 사람을 보살이라고 하는데 보살이 베풂(보시)을 실천하는 것은 명예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고 남을 속이기 위해서도 아니기 때문에 교만한 마으믈 내거나 은혜 갚기도 바라지 말라는 것이다. 보시를 하는 마음 자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를 돌아보지 말아야 하고 받을 사람을 가려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보시 받을 사람이 계행이 청정하거나 청정하지 않음도 문제가 되지 않을 뿐 더러 선지식이거나 선지식이 아님을 따져서도 안 된다고 부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셨다.
만약 보살이 베풂을 실천하기도 이전에 보시 받을 사람에 대하여 따진다면 끝내 보시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보시하지 않으면 보시 바라밀다를 갖출 수 없고, 보시 바라밀다를 갖추지 못하면 바른 깨달음은 결코 이룰 수 없다고 하셨다.
보살이 남에게 베풀 때에는 오직 자비심으로 중생들을 자식처럼 연민하여야 한다. 병든 중생을 보면 부모가 병든 자식을 대하듯 가엽게 여겨 보살펴 주어야 할 것이며, 즐거워하는 중생을 보면 병든 자식이 다 나은 것을 보듯 기뻐하고 감사하여야 하며 보시한 뒤에는 다 큰 자식이 스스로 자립심을 길러서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고 흐뭇하게 마음을 놓듯이 하여야 한다고 하셨다.
보살과 여래가 되기 위해서는 자비심이 근본이다. 자비심을 기르다 보면 한량없는 선행을 닭을 수 있으며 그 선행의 공덕으로 감동적인 삶을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덕의 희향을 통한 자기 성취를 말미암아 선근 인연이 산처럼 쌓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비심의 실천이야말로 진솔한 것이며 진실해서 헛되지 않으며 그 기쁨이 영원한 것이니 자비심을 기르는 일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선한 일은 언제나 진실한 생각에서 일어나는 것이므로 "진실한 생각은 곧 자비심이며, 자비심은 곧 여래이니라.”고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던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 삶의 현장은 언제부터인가 심하게 물들어 있는 것 같다. 그 원인의 심층 분석은 해보지 않았지만 자기 자신 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생각되어 진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보살이 갖추어야 할 품성 가운데 자비심을 으뜸으로 삼았던 것 같다.
언제나 나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사람, 이웃들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처럼 가슴 아파하는 자비심이 넘치는 보살이 되어야 한다.
/정덕스님(군산 상주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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