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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탈과 항거...' 역사를 다시 보다

 

서해와 금강을 끼고 있어 신문물을 일찍 흡수할 수 있었던 반면, 가장 많은 수탈을 당한 군산. '일제시대 수탈의 상징, 군산'에서 벗어나 '선진문물의 도래지' '외세에 대한 저항의 일선'으로 군산을 다시 읽는다.

 

지난 21일 개막, 8월 8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유형식)의 '전라북도 역사문물전 Ⅴ-군산전'. 시간의 흐름 속에서 군산지역에 축적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시간의 굴곡마다 이를 헤쳐나간 군산 사람들의 정신을 군산의 정체성으로 이어내는 전시다.

 

한 지역의 역사를 통사적으로 정리하고 시대적 영향 아래 정치·사회·문화를 촘촘하게 엮어낸 '군산'을 만날 수 있다.

 

이번 특별전은 '땅' '사람' '문화' '수탈과 저항' 등 4부로 구성됐다. 역사 속 군산의 흔적들은 '사람'과 '수탈과 저항'에서 더욱 또렷하다.

 

고문서를 통해 본 생활 모습과 최호 장군·문인화가 조영·화가 최석환·문학가 채만식 등을 소개한 '사람'편. 특히 임피 출신 낭곡 최석환은 강한 농묵과 대담하게 펼쳐진 필묵의 '묵포도도'로 시대를 넘어서는 호방한 기운을 전한다. 시·서·화에 능한 문인화가로서 최석환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다.

 

호남지역에서 가장 먼저 3·1독립만세운동을 일으킨 군산의 힘은 군산항 개발 자료와 일본인 지주 관련 자료, 3·1운동과 소작쟁의 관련 판결문, 영명학교 만세운동사건 대구 복심원 판결문 등에서 발견할 수 있다. 고려말 왜구의 침략과 진포대첩, 군산의 개발과 일제의 병참기지화, 군산민의 항거를 통해 '수탈과 저항'의 땅을 만난다. 현재 옥구저수지가 있는 곳을 간척한 뒤 옥구농장 북쪽은 일본인에게 남쪽은 조선인에게 소작준 것을 보여주는 '불이옥구농장간척지도'와 '임익수리조합관개구역평면도' '임옥수리조합구역평면도' 등을 통해 일본에 의한 쌀 수탈이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이뤄졌음을 유추할 수 있다.

 

군산도에 왕릉이 표시돼 관심을 끌고있는 '동여비고'나 군산항 개항을 지도상에 최초로 반영하고 '군산도'라 표기됐던 섬이 '고군산'으로 바뀌는 등 조선시대 지도와 크게 달라진 '대한전도 전라북도'. 십이동파도 침몰선 발굴이 진행되기 전, 발견신고된 일부 유물들도 일반인들에게 최초로 공개됐다.

 

도내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수집·정리, 전북학 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국립전주박물관이 1999년부터 기획해온 전라북도 역사문물전은 고창·남원·부안·진안에 이어 이번 군산전이 다섯번째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유물과 자료를 수집하고, 2개월 간의 준비기간을 거친 특별전은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숭정 2년명 암막새기와(1629)를 불주사로부터 기증받는 성과도 얻었다.

 

권승환 학예연구실장은 "군산을 새롭게 발견하고 인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군산이 걸어온 발자취를 한 자리에 모았다”고 소개했다.

 

전시 기간 중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전시설명회를 마련, 일반 관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원광대 최완규 교수의 '군산의 고고 유적과 유물(다음달 10일 오후 2시)'과 군산대 김태웅 교수의 '근·현대 군산의 기억을 찾아서(다음달 24일 오후 2시)' 강연도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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