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250만명), '색즉시공'(480만명), '역전에산다'(70만명), '내사랑 싸가지'(152만명).
여배우 '가뭄'이라고들 말하는 지난 몇 년 간 하지원(25)만큼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배우가 또 있을까? 2002년 이후의 영화들만 쳐도 그녀의 이름을 단 영화들이 극장에 끌어 모은 관객 수는 1천만명을 육박하고 있으며 그 사이에 출연한 '발리에서 생긴 일'이나 '다모' 같은 드라마는 빠짐없이 '대박'을 쳤다.
권상우와 호흡을 맞춘 '신부수업'과 최근 촬영을 시작한 '키다리 아저씨', 이명세 감독의 신작 '조선의 여형사'까지 하반기 라인업도 '빵빵'한 편. '흥행 보증수표'라는 꼬리표가 지나치지 않아보인다.
다음달 6일 '신부수업'의 개봉을 앞두고 하지원을 만났다.
'신부수업'은 神父(신부)가 되기 위해 수업 중인 신학생 규식(권상우)과 新婦(신부)가 되고 싶어하는 말괄량이 봉희가 서로를 통해 한층 성장해나간다는 내용의코미디.
하지원이 맡은 역은 애인에게 청혼하겠다고 미국에서 야반도주를 한 당돌한 아가씨 봉희다. 믿었던 애인에게 차인 봉희는 외삼촌이 주임신부로 있는 성당에 눌러앉았다가 그 곳에서 신학생 규식을 만난다.
▲코믹 연기 최고의 적은 웃음 = 아직 촬영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듯, 장면장면마다 뒷얘기를 들려주며 즐거워하는 하지원에게 힘들었던 장면도 얘기해달라고부탁하자 "웃음 참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권)상우씨가 예고 없이 자꾸 애드리브를 하는 거예요. 제가 원래 웃음이 많거든요. 자꾸 웃음이 나와서 NG가 끊이질 않으니 상우씨가 한마디 하더군요. '지원씨가 안 웃었으면 영화 벌써 개봉했겠다'고…" 덕분에 촬영장에서 그녀가 갖게 된 별명은 'NG의 여왕'. "스태프들에게 이런 '놀림'을 당하면서도 너무 즐겁게 연기했다"는 하지원은 권상우에 대해서는 "서로 호흡이 잘 맞았고 덕분에 코믹한 장면에서 편하게 의지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봉희는 유쾌한 여자 = "당당하고 유쾌한 여자"라고 봉희에 대해 설명하는 그녀는 "연기를 시작하면 그 인물에 닮아간다"며 말을 이었다.
"연기를 시작하면 캐릭터에 빠지기 위해 노력해요. '다모'에 출연할 때는 내내다소곳했거든요. 눈물도 많아지고 항상 슬픈 표정에 고개는 한쪽으로 갸웃해 있었죠.
" 인물에 닮아간다는 것은 '발리에서 생긴 일'에 출연할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발리…'에서 (빠져)나오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걱정이 많았다"는 그녀는 "막상 '신부수업'의 촬영에 들어갔더니 쉽게 적응이 돼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봉희로 변신한 하지원은 촬영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고. 그녀는 "원래 좋아했던 장난이 한층 더 심해지는 통에 주변사람들이 고생 많았다"며 활짝 웃었다.
▲이상형은 순수한 사람 = 영화 속 봉희는 신부(新婦)가 되고 싶어 안달이 나있다. 성당에서 결혼하는 사람의 웨딩드레스를 몰래 입어 보고 거울을 보며 혼자 좋아하는 장면은 이런 성격을 설명하는 장면.
웨딩드레스를 입어본 소감에 대해서는 "불편할 뿐"이라는 짧은 대답이 돌아왔다.
"너무 많이 입어봐서 새롭지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설명이다. 결혼에 대해서는 "언제쯤 하게 될지, 언제쯤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아직은 모르겠다"고 말하는 그녀는 이상형으로 순수한 남자를 꼽았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편해요. 애교 많고 순수한 사람이 좋고요. 무엇보다도 거짓말을 안 하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닮고 싶은 연기자는 고두심 = 하지원은 동네 사진관에 걸려 있던 사진을 통한캐스팅이라는 독특한 데뷔 이력을 가지고 있다. 연기자는 이전에는 막연히 품고 있던 꿈 정도였다고. 그 꿈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된 것은 초등학교 때 TV 드라마 '춤추는 가얏고'에서 봤던 고두심씨의 연기다.
"별 생각 없이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고두심 선생님의 연기가 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그때 소름이 끼칠 정도로 충격을 받았어요. 선생님 같은 연기자가 되는 게 지금까지도 꿈이에요." 한때 '호러퀸'으로, 최근에는 '코미디의 여왕'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그녀가갖게 될 다음 타이틀은 무엇일까? 어떤 장르의 영화에 출연하고 싶으냐고 묻자 그녀는 "안 해본 게 너무 많다"고 대답했다.
"미스터리 영화에 출연하고 싶어요. 게임을 하는 듯 줄거리가 이어지는…. 나중에 많이 성숙해지고 (연기가) 깊어지면 도전을 해봐야죠. 또 정통 멜로물의 여주인공도 맡아본 적 없어요. 안 해본 게 너무 많죠? '어바웃 어 보이'의 휴 그랜트 같은백수 역도 해보고 싶어요."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