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두 가지의 무식이 있다. 하나는 처음부터 배우지 않은 무식이요, 다른 하나는 소위 많이 배운자 중에서 나타나는 무식이다. 모순같지만 학자층에 오히려 무식자가 존재한다. 모두 그런것은 아니지만 흔히 배운자들은 모든 것을 아는 것인양 생각하여 무슨 심판자같이 판단을 내리기 쉬운데 바로 이런 자들중에 무식한 자가 존재한다.
무식하다는 것은 겸손을 모른다는 뜻이다. 무식자는 오만하므로 자신이 무식하다는 것을 모른다. 권력은 무식자의 그런 오만과 무지를 강화하기도 한다. 권력의 주변을 배회하는 아부 전문가들은 무식한 권력자의 무식을 유식으로 둔갑시켜 무식한 권력자의 귀를 즐겁게 만든다. 권력이 부패를 보호하듯이 권력이 무식을 일정기간 보호해 준다. 그러니 무식한 자가 권력을 갖게되면 참으로 답답한 일이 많이 발생한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다. 아는 것이 힘인데 곰곰 생각해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용감은 용기를 가지고 있어서 과감하다는 것인데 그 용기가 진정한 용기가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속에 든 것이 없으면서 객기를 부리는데 이판사판 식으로 되는대로 행동하고 말하면서 실수를 하게 된다. 그래도 실수를 실수로 여기거나 자제할 마음을 갖지 아니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무식함을 만회하려고 몸부림까지 치는 것이다.
그러나 상대는 냉담할 뿐이다. 그 이유는 모기를 보고 장도를 빼지 않기때문이요, 달보고 짖는 개를 탓하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개는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는 군자다운 태도로 대할 때는 무식자는 더욱 기고만장하여 더욱 요란하게 객기를 부리는 것이다.
상대를 해주지 않아도 무식한 자는 조금도 개의치 아니하고 여전히 용감하게 무식을 들어낸다. 그리하여 주인인지 타인인지도 모르고 마구 물어뜯는 미친개처럼 좌충우돌, 안하무인으로 덤비는 용기는 무식한 사람들의 전용물이 된다.
무식한자가 고집이라도 없으면 희망이 보이는데, 고집과 자존심까지 강해서 결코 지지 않겠다는 의욕이 넘친다. 그런 자가 조직에서 힘을 갖게 되거나 상사로 앉게 되면 정말 불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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