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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새로운 정권 정책의 과제 - 이우영

이우영(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게 되었다. 이번 선거과정은 후보자의 도덕성 논란에 휩싸여 제대로된 정책 점검이 이루어지 않았다는 문제를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앞으로 정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부터 당선자의 정책에 대한 보다 꼼꼼한 검토와 비판 그리고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에서 대북정책은 핵심적인 논란거리였다고 할 수 있다. 비록 두번의 정상회담을 성사시켰고,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가 진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은 끊이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비판의 중심에는 핵개발 의지를 굽히지 않았던 북한의 태도가 있었지만, 보다 꼼꼼히 따져보면 정권에 대한 반감이 대북정책을 매개로 표출된 점도 없지 않다.

 

다행히 북한의 태도변화와 미국의 정책 전환으로 핵문제 해결의 가능성이 점증되고 있고, 더 나아가 북미관계 정상화 그리고 한반도 지역의 평화정착의 분위기가 강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 들어서는 새로운 정부는 어떤 면에서 북한핵문제와 동거(?)하였던 현 정부보다 훨씬 유리한 입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NLL문제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고 북한 핵문제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정착단계에 들어선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등 기존 정부의 성과도 고스란히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남남갈등’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사회적 분란이 적지 않았지만, 평화와 협력을 바탕으로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통일을 추진한다는 전략은 노태우 정부시절에 확정된 ‘한민족공동체방안’에서 한번도 바뀐적이 없다. 2·13합의 이후 한나라 당에서 현정부의 대북정책도 근본은 자신들의 통일방안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은 올바른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대북정책을 정쟁의 도구로 삼았다는 점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오히려 정권이 교체되면 대북정책을 정쟁화하는 분위기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권의 몇 차례 바뀌면서도 통일방안의 근본이 바뀌지 않았다는 점은 평화를 바탕으로하는 단계적 통일방안의 대안이 없다는 것, 그리고 국민 대다수가 이러한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새로운 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강박증에 빠질 수 있지만, 특히 대북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러한 정서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 기존 정부가 이룩한 대북관계의 성과를 수용하면서 보다 철저한 반성을 통하여 발전적인 대안을 모색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삼 정부 시절의 경우와 같이 미국이 북한문제에 대하여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혹시라도 새로운 정부가 반동적인 정책을 지향함으로서 또 다른 한미갈등을 일으키는 것도 경계하여야 한다.

 

구체적인 대북정책은 정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보다 철저히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이나, 우선 새로운 정책을 펴기위한 국내적 인프라에 대한 검토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출발은 정부내에서 통일업무의 분장문제일 것이다. 남북관계가 확대되면서 다양한 부처의 개입이 불가피한 현실에서 대북정책을 부서별로 어떻게 나눌 것인지 그리고 조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정리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새로운 정부의 대북정책이 바람직 방향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수립되기 위해서는 당선자나 당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언론이나 시민사회의 적극적 참여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선거의 구호로서 혹은 정권 획득의 도구로서가 아니라 국가와 시민들을 위한 실질적 정책 수립에 매진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우영(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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