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이 출전 선수 명단이 확정되면서 서서히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4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 미션힐스 골프장(파72·6569야드)에서 나흘간 펼쳐지는 이 대회는 LPGA 투어 우승자를 비롯해 전 세계 톱랭커들을 엄선해 초청하고 매년 같은 코스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LPGA 투어의 '마스터스'로 불린다.
총 상금 200만달러에 우승자가 가져 가는 몫은 30만달러.
올해 대회에도 '여제'의 자리를 굳힌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작년 대회 우승자 모건 프레셀(미국), 시즌 개막전 우승으로 재기의 발판을 다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 쟁쟁한 우승 후보들이 출전해 불꽃튀는 샷 대결을 벌인다.
특히 한국골프팬들로서는 '지존' 신지애(20·하이마트)가 해외대회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고 이번 대회를 준비해 왔다는 점에서 이 대회에 쏠리는 관심은 더 뜨거워졌다.
△신지애 "이 대회를 기다렸다"
한국 무대에서는 더 이상 적수가 없어진 신지애는 작년 12월부터 해외대회에 출전하면서 경험을 쌓아왔고 3월23일 끝난 일본여자프로골프 요코하마타이어PRGR 레이디스컵에서 우승컵을 차지하면서 자신감은 커졌다.
7위에 올라 있는 세계랭킹 덕에 국제대회 출전 기회가 훨씬 넓어진 신지애는 3월말 일찌감치 미국으로 건너가 나비스코 챔피언십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 대회에서도 공동 15위에 오르며 코스를 점검했던 신지애는 대회가 열리는 미션힐스 골프장이 "딱 내 스타일"이라며 자신감이 충만하다.
이 코스는 개미 허리 페어웨이에다 길고 억센 러프로 둘러 쌓여 있어 페어웨이를 놓치면 보기를 각오해야 한다.
"드라이브샷 만큼은 자신있다"는 신지애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2009년으로 잡고 있는 미국 무대 진출을 훨씬 앞당길 수 있다.
△'오초아'라는 장벽
이제 LPGA 투어에서 오초아는 공공의 적이 돼 버렸다. 작년 시즌 여덟차례 우승컵을 수집하며 새로운 여제로 등극한 오초아는 올 시즌 출전한 3개 대회에서 2차례나 우승하는 맹위를 떨치고 있다.
오초아는 특히 올 시즌 처음 출전했던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2위 소렌스탐을 무려 11타차로 따돌리는 완승을 거뒀고 세이프웨이 인터내셔널에서는 2위 이지영(23·하이마트)을 7타차로 제압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타이거 우즈가 그러했듯 오초아도 최종 라운드에서 경쟁자들을 더욱 주눅들게 하는 카리스마가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오초아의 시대는 이제가 시작이다. 작년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으로 메이저 대회와 첫 인연을 맺었던 오초아는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으로 메이저대회 연승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한국 및 한국계 선수 32명 출전
110명이 출전하는 나비스코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한국 및 한국계 선수는 모두 32명이다. LPGA 투어에서 막강한 세력을 구축했던 한국 자매들은 작년부터 오초아와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에 눌려 기를 펴지 못했다. 대회가 열리는 코스가 해마다 전장을 늘리는 바람에 비거리에서 힘에 부치는 한국 선수들이 불리해 질 수 밖에 없는 것도 한 원인이 됐다.
장타를 치지 못하면 우승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 LPGA 투어에서 단연 돋보이는 선수가 이지영이다. 이지영은 세이프웨이 인터내셔널에서 오초아가 인정한 장타자다.
하지만 이지영 본인도 인정했듯이 4라운드 내내 흔들림없이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해결해야 할 우선 과제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맏언니 박세리(31)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도 관심사다.
명예의 전당 회원 박세리는 브리티시여자오픈과 US여자오픈, LPGA 챔피언십 등 메이저대회에서 다섯차례나 우승했지만 나비스코 챔피언십의 우승컵만 갖지 못했다.
특히 박세리는 작년 대회 때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하고도 어이없이 무너져 아쉬움이 더 컸다.
박세리가 마지막 목표로 삼고 있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번 대회에서 이룰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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