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휘정 기자(문화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하면 A급, 덕진예술회관에서 하면 C급이라고 생각해요. 관객들 부터가 공연장 '급'에 따라서 작품 수준을 평가하니까, 좋은 공연장으로 갈 수 밖에 없죠."
"초등학교 때 500원 내고 '태권브이' 보던 추억의 공간이죠. 20년이 지났는데도 그 때하고 지금하고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아요."
한 때 '반공회관'으로 불렸던 전주덕진예술회관은 공연자나 관객이나 모두 기피 대상이다.
공연 하는 입장에서는 노후된 시설 때문에, 보는 입장에서는 불편한 객석 때문이다. 특히 관객 입장에서는 큰 마음 먹고 공연장 한 번 찾았다가 벌 서는 것보다 더 힘든 시간을 견뎌야만 한다.
1980년 반공교육을 목적으로 설립된 덕진예술회관은 1997년 시설확충 및 개보수공사를 거쳐 현재의 예술회관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그러나 행사용 강당 형태로 만들어진 태생적 한계로 공연자 대기실이나 무대 전환을 위한 최소한의 공간도 없으며, 무대와 객석의 거리도 전혀 확보돼 있지 않다. 객석 의자는 참석자들이 거의 드러누운 상태로 진행되는 민방위 교육 등으로 밑으로 쏠려있다. 푹 꺼진 의자에 앉아있다 보면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허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행여 앞좌석에 앉았다면 무대를 쳐다보느라 고개가 뒤로 꺾이는 아픔은 감내해야만 한다.
현재 덕진예술회관에는 전주시가 운영하는 국악단과 극단, 합창단이 상주하고 있다. 공간 역시 비좁아 조립식 건물을 활용하고 있는 실정에서 단원들은 개인 연습실은 기대 조차 할 수 없다.
최근 재건축을 위해 국비 신청을 했다 소리전당과의 근접성을 이유로 받지 못한 전주시는 전문예술회관으로서 덕진예술회관의 한계를 인정,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공연장으로서의 활용방안과 함께 시립예술단 상주공간으로서 연습실과 세트 보관장소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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