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골프 최경주 하위 추락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꺼져가던 그랜드슬램의 희망을 살려냈지만 '역전 불가 징크스'와 힘겨운 대결을 남겼다. 기대를 모았던 '한국산 탱크' 최경주(38·나이키골프)는 이틀 연속 오버파 스코어를 내며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우즈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7445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 4개를 뽑아내며 4언더파 68타를 쳤다.
마스터스에서 12라운드만에 60대 타수를 적어낸 우즈는 트레버 이멜만(남아공·205타)에 6타 뒤진 5위(5언더파 211타)로 올라서며 역전승의 불씨를 지폈다.
우즈는 "이곳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오거스타"라면서 "인내심을 갖고 경기를 치르다보면 일이 생길 것"이라고 역전 우승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였다.
선두 이멜만을 포함해 우즈에 앞선 선두권 4명이 모두 세계랭킹 20위 밖에 머물고 있는 '보통 선수'들인데다 메이저대회 우승 경험이 전혀 없는 어린 선수라는 사실도 우즈의 역전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3언더파 69타를 쳐 2타를 줄인 브랜트 스니데커(9언더파 207타)를 2타차로 따돌리고 선두를 굳게 지킨 이멜만은 PGA 투어에서 고작 한차례 우승 뿐이며 세계랭킹도 29위에 머물러 있다. 더구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은 커녕 최종 라운드에서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치러본 적도 없다.
최종 라운드에서 어떤 전략으로 나설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이멜만은 "한번도 이런 경험이 없어서 모르겠다"면서 "그냥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대답"이라고 말했다.
스니데커는 아예 마스터스 출전이 이번이 처음이며 이날 3언더파 69타를 쳐 3위(8언더파 208타)로 올라선 스티브 플레시(미국)는 작년에 상위권 선수들이 모조리 불참한 터닝스톤리조트오픈에서 우승해 가까스로 마스터스 출전권을 잡았던 선수로 우즈의 추격을 감당할만한 강심장은 아니다.
4위(7언더파 209타)에 오른 폴 케이시(잉글랜드)는 라이더컵에 두차례나 출전해 강한 압박감 속에 경기를 치러본 경험은 그나마 풍부한 편이라지만 마스터스 우승 후보로 거론된 적은 없다.
하지만 우즈는 지금까지 메이저대회에서 한번도 역전 우승을 해본 적이 없다는 징크스를 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13차례 메이저대회 우승은 모두 최종 라운드를 선두로 시작했을 때 이뤄낸 것이었다. 더구나 PGA투어에서 64승을 올리면서 5타차 이상 뒤진 경기를 뒤집은 적도 없다.
마스터스에서 우즈는 2006년 2타차 4위로 최종 라운드에서 나섰으나 공동3위에 그쳤고 작년에는 불과 1타차 공동2위로 4라운드를 시작했지만 끝내 공동2위로 마감했다.
승기를 잡으면 놓치지 않아 '역전 불허'의 명성을 쌓아왔지만 뒤처지면 따라 잡지 못해 '역전 불가'의 아픈 약점도 지닌 셈이다.
특히 우즈가 이번 대회 내내 결정적인 퍼팅이 들어가지 않아 초조감을 숨기지 못하는 점도 우즈의 역전 가능성을 낮추는 악재로 꼽힌다.
비가 내려 40분 동안 경기가 지연된 3라운드에서 그린이 한결 부드러워졌지만 우즈의 퍼팅 감각은 살아나지 않았다.
4.5m 이내 버디 퍼트를 4개 연속 놓친 우즈가 성공시킨 버디 4개 가운데 3m가 넘는 거리에서는 단 한개 뿐이었다.
두개는 파5홀에서 두번만에 그린에 올려 퍼팅 두번으로 마무리한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17번홀(파4)에서 두번째샷을 한뼘 거리에 붙여 만들어냈다.
우즈는 "샷은 정말 좋은데 퍼팅이 영 말을 듣지 않는다"며 "오늘도 적어도 6, 7언더파는 칠 수 있었던 경기였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우승 후보에 전혀 꼽힌 적이 없는 4명의 '난장이'를 우즈가 추격하고 있는 가운데 마스터스를 두차례 제패한 필 미켈슨(미국)은 3타를 잃어버리며 공동3위에서 공동7위(2언더파 214타)로 밀려났다.
레티프 구센(남아공), 이안 폴터(잉글랜드),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잭 존슨(미국) 등이 미켈슨과 함께 무더기 공동7위 그룹을 이뤘다.
최경주는 버디없이 더블보기 1개와 보기 4개를 쏟아내며 6오버파 78타를 쳐 컷을 통과한 45명 가운데 최하위인 공동44위(9오버파 225타)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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