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안제' 총연출 원재식씨
"감개무량합니다. 먼 산만 바라볼 뻔 했는데, 전주로 다시 돌아온다니. 시민들에겐 생애 최대의 자리 아닙니까. 이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잔치를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23일 전주 오거리광장 일대에서 열린 '조선 태조어진 환안제' 총연출을 맡은 원재식씨(53·성균관전례위원·사진).
원씨는 "1999년 권오창 화백의 태조어진 모사본을 환안할 때보다 그 기쁨은 훨씬 크다"며 원본 복원 환안 사실 자체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물론 말 못할 고충도 많았다. 이미 한번 훼손된 사실 때문에 정부는 '조선태조어진 환안제' 행사 자체에 대해 예민해져 있었다. 어진을 절대 꺼내볼 수 없도록 당부하는가 하면, 비단보자기와 함으로 여러 번 쌀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서울 전시로 어진이 많이 피로해진 상태라는 점도 작용했다.
"문화재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런 국보급 문화재를 사람과 같이 생각합니다. 사람도 오랫동안 여행하고 나면 피곤해하잖아요. 어진도 많이 지친 상태이기 때문에 한달간 쉴 수 있도록 했어요. 그만큼 소중하고 조심스럽다는 뜻이죠."
호남제일문에서부터 양악대와 취악대를 배치해 마중케 하고, 어진을 모신 뒤 차를 올려 감사드린 뒤 전주시립국악단의 종묘제례악 연주로 마무리한 것은 장소 이동에 따라 새롭게 기념하자는 취지.
환안제 행사 규모 자체는 이전보다 줄었지만, 행사의 취지와 정신만큼은 그대로 이어가야 한다는 뜻에서다.
그는 "올해 초부터 여러 번 좌초를 겪었지만, 전주 환안이 결정된 것은 대단히 영광스러운 일"이라며"풍패지향'(豊沛之鄕)' 즉 조선왕조가 발원한 곳이라는 시민들의 자부심과 긍지를 느낄 수 있는 뜻 깊은 자리로 거듭났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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