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전북도청 종합상황실에서 열린 '지역건설산업활성화 긴급 대책회의'에 참석했던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행사가 끝나자 마자 황급히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행사장에서 나온 한 관계자는 "금융사정이 좋지않아 자금상황을 체크해야 하기 때문에 빨리 회사로 가야 한다"며 걸음을 재촉했다.
또한 행사장을 미처 떠나지 못한 일부 관계자는 복도에서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회사 임원과 긴급 통화를 하고 있었다. 자금사정 등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회사업무와 관련된 내용들이었다. 최근에 불어닥친 금융위기 및 건설경기 침체의 한 단면을 보는 듯 했다.
그러나 이처럼 일정이 바쁜 지역 건설업계 종사자들을 한꺼번에 초청한 행사치고 이날 간담회장에서 논의된 내용은 기대 이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도는 이날 내년도 SOC사업 및 공동도급 확대 등 지역건설산업 활성화대책을 발표했으나, 이들은 대부분은 이미 언론 등을 통해 발표된 것들로 새로운 것은 없었다.
이처럼 알맹이 없는 행사는 짜여진 순서대로 진행되면서 불과 1시간여만에 싱겁게 끝나 버렸다. 그러면서도 전북도는 참석자들을 모두 단상으로 불러 도지사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일을 잊지 않았다.
한 참석자는 "지역내 건설분야 단체장들이 모두 모였기에 기대를 갖고 많은 준비를 해왔는데, 제대로 된 이야기 한번 나오지 않고 마무리되어 허탈했다"면서 "무엇 때문에 행사를 개최했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사실 이날 행사에는 지역 건설업계 대표는 물론 건축사협회, 건설자재생산업체 대표, 토공·주공·개발공사 등의 발주기관 대표, 시군 부단체장과 도청 실국장 등 70여명이 참석하는 등 지역내 건설관련 기관의 대표들이 총망라됐다. 건설관련 분야에서는 가히 메머드급 수준이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궂이 의미를 찾으라면 만나기 힘들고, 모이기 힘든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여 마음가짐을 다지고, 사진을 찍는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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