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바다' 장터 연 원불교 전북교구 봉공회장 김명지씨
그의 '먼지 알레르기' 주범은 바로 '아나바다' 장터다.
12년 째 장터를 꾸릴 장소가 마땅치 않아 먼지가 자욱한 빈 공간을 찾아 나서기를 수백 번.
마련된 장소를 깨끗이 청소하고, 지난 1년간 모아온 옷가지들을 정리하는 일만 해도 보통 공력이 아니다.
전주 경원동 풍년제과 옆 건물에서 열리고 있는 '아나바다' 장터.
원불교 전북교구 봉공회장 김명지씨(55)는 지난 12년간 이곳을 지켜왔다. 인터뷰 요청을 하기가 무섭게 노란 셔츠를 꺼내 들며" 우리 물건 어때요"를 자랑하는 그다.
"IMF 때 전국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사랑 나눔 바이러스엔 불황이 없잖아요.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는 곳은 전북 밖에 없어요. 그 자부심으로 이어왔습니다. 경제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올해 수익금 목표는 더 욕심 내봤어요. 800만원 고지를 넘을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
수익금은 모두 장학금으로 쓰여진다. 숨은 노고를 아는 이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와서 물건을 사주기도 해 특별관리 대상이 되기도 한다. 누가 알아주건 알아주지 않건 간에 묵묵히 이끌어가는 모습에 응원을 보내주는 이들이 고맙다.
"헌 옷 20박스나 모아 전달해 준 불교 봉사단체인 양지회 김명신 회장도 고맙고, 3년 째 이곳 건물을 빌려준 분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경제 위기로 물량도 모자랄 법 했는데, 무사히 넘겼네요. 힘들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아나바다' 장터는 4월 4일까지. 4월 김장 김치 나눔에 이어 보은 장터까지 봉공회의 따뜻한 손길은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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