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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민족, 탈국가로 바라본 역사의 의미

경주 동국대서 트랜스내셔널 국제학술대회

편협한 민족주의와 국가주의 담론에서 벗어나 트랜스내셔널(탈민족.초국가)의 관점에서 역사를 조명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천년고도 경주에서 20일 개막, 나흘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소장 임지현)가 이날 오후 동국대 경주캠퍼스 백상관에서 '트랜스내셔널 지도그리기'를 주제로 막을 연 이번 학술대회에는 미국, 일본, 폴란드, 노르웨이 등 10개국에서 온 26명의 해외 지성과 국내 인문학자 40여 명이 참가했다.

 

트랜스내셔널을 주제로 한 소규모 학술대회가 국내에서 몇 차례 열린 적은 있지만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자들이 대거 참가하는 학술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회를 후원한 한국학술진흥재단의 배규한 사무총장은 축사에서 "문화 콘텐츠를 개선하는 일은 탄탄한 인문학적 토대 위에서 가능하다"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국의 인문학이 위기를 넘어 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는 학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지현 비교역사문화연구소 소장(한양대 교수)은 "트랜스내셔널을 말한다고 해서 국가가 사라질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라며 "상상력을 국가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트랜스내셔널의 목표며, 아직 완전하지 않은 트랜스내셔널의 의미를 바로 이 자리에서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첫날 발제를 맡은 사카이 나오키 코넬대 교수는 '언어 안의, 혹은 언어 간의 차이: 언어를 세는 방법은?'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일본어 등을 예로 들면서, 단일 언어가 국가와 국민정체성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행사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일 언어'란 환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면서 "언어란 단일한 언어 안에서는 절대로 이뤄질 수 없는 것이다. 언어란 이질적인 언어 간의 만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일 언어라는 개념을 강조하는 것은 "사람들 간에 차이를 부과하는 과정이며 (사람들을) 집합적 단일성의 범주로 묶는 메커니즘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어, 국가, 국민정체성은 상호 호환하면서 국가주의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임 소장,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 홍영선 뉴욕주립대 교수 등이 참가해 트랜스내셔널의 의미에 대해서 집중 토론했다.

 

한편, 싱가포르 국립대의 프래신지트 두아라 교수는 21일 '아시아의 귀환: 지난 세기 아이디어의 역사'에서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다양한 아시아적 가치에 대해서 조명한다.

 

두아라 교수는 지난 20세기를 통해서 아시아의 역사는 문화적, 혹은 인종적 유대감과 일치감, 그리고 반제국주의적 운동을 통해서 발전해왔지만 "군인, 상인, 선원, 학생, 식민지인들, 노동자들의 관계성에 대한 근대사는 거의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이들의 일상사를 조명하는 일은 "아시아의 다른 커뮤니티들과 국가 간의 상호성과 그 관계의 실체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가게 해 줄 것"이라고 주장할 예정이다.

 

스티븐 버거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는 '역사로서의 국가: 19세기와 20세기 유럽의 역사의식과 국가 정체성'을 통해 국민 국가의 역사가 어떻게 지역사를 통합해 갔는지를 조명한다.

 

이어 22일에는 도미니크 작센마이어 미국 듀크대 교수가 '글로벌 히스토리의 장: 학제 안에 자리잡기'를 통해 트랜스내셔널이 영미권에서 개념화됐고 여전히 서구중심적 사고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한계를 지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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