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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비축 문화 - 장세균

우리나라의 가계 저축률이 경제 협력 개발기구 회원국 중에서 가장 낮을것으로 전망됐다. 저축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스웨덴 그리고 프랑스였다. 이처럼 저축률의 저하는 경제 불황 그리고 시중은행의 낮은 예금 이자률과도 맞물려 있을것이다.

 

그리고 한국인들의 비축을 기피하는 일반적 성향도 작용한다. 비축을 기피하는 심리는 낭비 습성과도 맞닿아 있다. 일본이 에너지 절감을 위해 학교에서 연간 60시간 이상을 에너지 교육을 하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 학교들은 아직 그런 소식이 없다.

 

흔히들 사무실에서 에어컨 켜고 긴팔 소매를 입고 근무하는 곳이 많다는것도 우리 생활속의 엄청난 낭비 습성이다. 비축 심리와 낭비심리는 정반대의 심리 현상이다. 이와달리 서양 사람들이 비축을 좋아하는 것은 그들의 가옥구조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우리의 전통가옥에는 지하실이라는 것이 없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에 가보면 그들 주택에는 반드시 지하실이 있어 여러 가지 잡다한 물건을 보관하는 역할을 한다. 예부터 중북구(中北區)에는 지하실이란 쇠고기나 야채등을 저장하는 저장고였다. 고대 로마의 사학자요 지리학자였던 타키투스의 [게르마니아]란 책에는 게르만 민족의 생활양식의 특징으로써 그들은 땅굴을 파고 식량을 그곳에 많이 비축해 둠으로써 남들의 눈에 띄지 않게 했다고 한다.

 

그들이 식품을 저장하는 풍습은 기후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중북(中北) 유럽의 기후는 풍요로운 여름과 결핍의 겨울로 양분된다. 겨울이 우리나라와는 달리 6개월 정도이기 때문에 그 지루한 겨울을 위해서는 비축을 하지않으면 죽게 되어있다. 중북구(中北區)의 비축문화는 미국 사회에도 번졌다.

 

미국 개척시대에는 겨울에 대비하기 위해 땅속 깊이 감자를 묻어두는데 관리를 잘못하여 썩어버려 수 백명이 죽었다는 이야기라든가 겨울날 사슴 한 마리를 잡아 그 고기를 땅속에 묻어 보존함으로써 한가족이 아사(餓死)를 면했다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이는 게르만 민족의 비축문화를 본받은것이다. 비축문화는 물건을 아끼고 절약하는 정신을 낳는다. 낭비구조로 되어있는 우리 생활을 비축 문화쪽으로 바꿔야 한다.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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