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사-KBS 계약조건 놓고 의견 분분
이병헌, 김태희 주연의 200억짜리 액션 대작 '아이리스'의 14일 첫회 방송을 앞두고 제작사인 태원엔터테인먼트가 방영사인 KBS가 내건 계약조건에 불만을 제기하며 '결방도 불사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정태원 대표는 13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내일 방송이 예정돼 있지만, 지금 상태로는 결방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이렇게 불합리한 조건으로는 방송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최종 협상을 할 예정이지만, 결방도 불사하겠다는 생각으로 오늘 방송돼야 할 예고편 테이프를 방송사에 넘기지 않았다"며 "우리는 작품성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KBS에서 방송을 못 하면 내년 상반기 타 방송사에서 방송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KBS와 제작사간의 대립은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12일 KBS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KBS가 편성권을 무기로 드라마 '아이리스'의 외주제작사에 헐값의 제작비를 지원하면서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지적하면서 외부로 공개됐다.
진 의원에 따르면 20부작인 '아이리스'의 제작비는 200억 원으로, KBS는 최대 총 30억 원의 제작비만 지급하는 반면, 협찬이 6건을 초과하면 건당 수익의 40%를 가져가고 일본을 제외한 해외 수익의 25%를 5년간 갖는 등의 조건을 내세웠다.
그러나 14일 방송을 앞둔 상황에서 아직 KBS와 제작사는 정식 계약을 맺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고, 그런 상황인데도 KBS는 이미 이 드라마의 1∼6회 광고를 판매해 24억 5천만 원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KBS는 12일 ''아이리스'에 무리한 요구 안 했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제작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KBS는 "이미 지난 6월10일 태원 측과 본 계약의 주요 사항을 담은 권리 합의서를 작성 날인했고, 7월 초 태원 측이 상대사의 드라마와 대결을 피하게 해달라는 요청을 해와 8월에서 10월로 편성 변경을 결정하고 계약 체결을 촉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KBS는 해외 수익의 주를 차지하는 일본 판권에 대해 권리를 갖지 않기로 합의했고, 태원 측이 일본 외 지역 수익의 25%를 KBS에 주고 KBS는 제작비를 더 주는 선에서 합의를 하자고 해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태원 대표는 "우리가 계약을 차일피일 미뤄왔다고 하는데, KBS에서 계약서를 보내온 것이 지난 8일이다. 권리합의서 얘기를 하는데 거기에는 엄연히 '세부사항은 변경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또 계약서라는 것이 서로 합의해서 쓰는 것이지 계약서를 보내면 우리가 무조건 사인해야하는 것이냐.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 많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무엇보다 우리가 제작사인데, KBS 홈페이지를 보면 '아이리스'의 제작진에 우리 이름은 없고 KBS 사람들 이름만 올려져 있다. 현장에 단 한 번도 얼굴을 비추지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 제작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리냐"며 "KBS는 관행이라고 하는데, 최소한 우리 이름을 같이라도 올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KBS 측은 "내일 방송을 하기로 한 것은 시청자와의 약속인데 결방은 있을 수 없다"며 "현재 원만한 해결을 위해 양측이 대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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