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프랜차이즈 허위광고…수강생·학부모 피해 우려
"서울 소재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열정이 넘치는 강사가 함께 합니다!"
올해 초 전주시내 한 유명 학원이 내 건 플래카드다. 젊고 유능한 강사진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이 학원에서 소개한 이모 씨(25)는 그러나 전주 시내 한 사립대학교를 휴학 중인 대학생이었다. 플래카드에 쓰인 내용과 이씨는 전혀 다른 인물인 셈. 황당한 이 씨는 처음 겪는 이런 일에 어찌 대응해야 할 지 몰라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원장은 "다 이렇게 한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얼마 후, 유명 강사가 드문 지방인데다 유명 학원에 대한 신뢰 때문인지 수강생은 금세 '폭발적'으로 늘었다. 덕분에 이 씨의 급여도 따라 올랐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을 씻을 수 없었고 얼마 후 이 씨는 작은 보습 학원으로 옮겼다.
이 씨는 "학원 입장에서는 수강료를 올려 받을 수도 있고 학생수도 늘게 되니 당연히 크게 홍보하고 싶을 것이다. 이해는 가지만 경력도 짧고 아직은 지방대학의 대학생인 저를 너무 포장하는 것 같아 당황했다"며 "강사 입장에서는 수강생과 학부모에게 모두 미안한 생각을 지울 수 없어 불안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지난해 학력 위조 사건이 사회적 이슈가 된 이후 이내 잠잠해졌지만 일부 학원 강사들의 허위 학력은 공공연한 비밀이 된 지 오래다.
일부 학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력 위조로 인한 불필요한 오해를 덜기 위해 전라북도학원연합회는 자율정화위원회를 자체적으로 운영 중이다. 지난달에는 학원규칙을 새로 공포하기도 했다.
전라북도학원연합회 관계자는 "전단지 광고에 잘못된 정보를 내는 것도 허위광고로 제재를 받게 된다. 일반 학원의 경우 학력을 위조해 홍보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일부 프랜차이즈 학원에서 간혹 잘못된 방법으로 광고를 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학원 등록과 강사 허위 광고 등에 대한 단속 권한을 가진 교육청 역시 학원 강사의 학력 위조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었지만 단속은 느슨한 실정이다.
도교육청 평생직업교육과 관계자는 "강사 등록시 관련 자격증과 졸업 증명서, 성적 이수 증명서 등의 서류를 받아 강사의 이력에 대한 허위 광고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며 "강사의 학력과 경력 등에 대한 정보를 수강생과 학부모에게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 통과될 경우 허위 광고가 불가능해지고 논란도 크게 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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