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명(경제생활팀 기자)
최근 술 약속을 잡을 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막걸리 한 잔 해요"다. 막걸리 시장의 급성장으로 이제는 막걸리도 당당히 주류(酒類) 시장에서 '화려한 부활'을 했다.
지난달 말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5% 대를 유지하던 막걸리가 지난해 주류시장 점유율 7.8%(소주 27.9%, 맥주 60.1%)에서 지난 1/4분기에는 9만㎘로 전년 동기 4만4000㎘ 대비 약 2배가 증가하면서 약 12%(소주 30.5%, 맥주 52.9%)로 신장했다.
막걸리붐에 따라 도내 업체도 성장했다. 도내 대표적인 막걸리 업체 2곳의 제품이 지난달 농림수산식품부가 꼽은 막걸리 16강에 들었다. 수출도 이뤄지고 수도권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도민은 국내산 쌀로 만든 도내 막걸리를 맛볼 기회가 적다. 도내 상당수 막걸리 업체가 '도내 내수용'은 여전히 수입산 밀로 만들기 때문이다. 국내산 쌀로 만든 업체는 외지 공급량 때문에 시내 주점에는 '물량이 딸려 못 준다'며 배짱을 부린다는 후문도 들린다.
전주시내 막걸리 주점은 대부분 주전자에 막걸리를 담아 내놓는 만큼 지난 1일부터 주세법 개정으로 막걸리 원산지 표시제에 따른 원재료의 원산지를 확인하기도 번거롭다. 또한 대부분 소비자는 수입밀 또는 수입쌀이 아닌 국내산 쌀로 막걸리를 제조한다고 막연히 믿고 있어 막걸리의 원산지 표시제에 대한 인지도도 낮다.
이런 상황에서 도내 일부 공식행사에서 밀로 만든 막걸리를 사용, 웃음거리가 됐다. 지난 9일 전주대에서 열린 '2010 재외동포 차세대무역스쿨'의 도지사 주최 만찬에는 원산지 표시도 없이 '원재료 소맥분 100%'라고 표기된 막걸리가 만찬주로 사용된 것.
기자가 막걸리의 원재료를 확인하고 행사 관계자에게 지적하자 "도내 업체가 만든 막걸리여서 당연히 국산쌀로 만든 막걸리인 줄 알았다. 전주시내 S음식점이 음식과 술을 공급해 우리는 몰랐다"고 해명했다. S음식점은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유명 음식점이어서 더욱 실망스러웠다.
/이세명(경제생활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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