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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만규의 섬진강 들꽃이야기] (16)엉겅퀴

따뜻하고 정겹게 우리 곁에 머무는 야생화

여름이 시작되면 산과 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엉겅퀴는 땅 속 깊이 원뿌리를 내리고 있어 생명력이 강한 여러해살이 풀이다. 우리집 마당 끝에도 가슴의 높이 보다 더 크고 싶어 하는 줄기 끝에서 진분홍빛의 꽃송이들이 더위를 붙잡는다. 꽃의 형태, 색상,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엉겅퀴는 전 세계적으로 250여 종류의 비슷한 식물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유혹의 꽃에 이끌려 다가섰다가 가시에 당했던 기억 때문에 경계를 하지만 엉겅퀴 순으로 끓인 된장국 맛이라든지, 잎에서 나오는 갈색 천연염료는 따뜻하고 정겹게 우리 곁에 머물도록 한다.

 

바이킹이 몰래 스코틀랜드를 침략했을 때 성 밑에서 자라는 엉겅퀴 가시 때문에 바이킹족이 비명을 지르게 되는데, 이 소리에 놀란 스코틀랜드 병사들은 잠에서 깨어나게 되었고 곧바로 바이킹족을 제압했다고 하는 설화가 있다. 이로 인해 엉겅퀴는 스코틀랜드의 국화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구약성경 창세기 3장에서 아담에게 내려진 죄와 벌에는 '들에서 나는 곡식을 먹어야 할 터인데, 땅은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내리라'하고 묘사하기도 했다. 이렇게 위협적인 엉겅퀴 가시는 줄기에 있는 잔털이 아니라 잎의 뾰쪽한 부분으로 성숙기에는 더욱 따끔하기에 우리나라에서는 '가시나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엉겅퀴란 이름은 그의 약효인 듯 한데, 출혈을 멈추게 하는 효과, 즉 피를 엉기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엉겅퀴가 되었다하고, 들에 피는 붉은 꽃이라 해서 '야홍화(野紅花)'라고도 부른다. 꽃말로는 '소녀의 한' '위급' '경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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