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삼현승무 연구로 박사학위 받은 문정근 단장
"전라삼현승무를 복원하고 재현하는 과정에서 역사적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문헌적 근거를 찾고 싶었지만, 발견하지 못했어요. 승무가 이미 국가 또는 지방 무형문화재로 지정되고 각 지방마다 특색있는 승무가 다양하게 공연되고 연구되는 상황에서 전라삼현승무에 관한 연구는 전무하다는 게 안타까웠죠."
최근 '전라삼현승무 복원의 의의 및 미학적 특성'으로 전북대학교 대학원 체육학과 박사학위를 받은 문정근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장. 박금슬, 한영숙, 이매방으로부터 승무를 내려받은 그는 2003년부터 전라삼현승무 복원에 매달려 왔다.
전라삼현승무는 전라북도를 중심으로 전승된 전라삼현육각에 맞춰 승무를 추는 것으로, 정자선을 정점으로 그의 아들 정형인에게 전수됐다. 정형인은 전주농고에서 학생들에게 승무와 삼현육각, 농악을 가르쳤지만, 시대적 환경과 전수자들의 타계로 전라삼현승무는 1972년 자취를 감췄다.
문단장은 정형인의 제자인 전광옥으로부터 정자선-정형인-전광옥으로 이어지는 계보와 정자선-박금슬-문정근으로 이어진 전라삼현승무의 계보를 찾았고, 2005년 무대화에 성공했다. 물론, 구전에 의해 즉흥적이고 도제적 방법으로 전승된 춤을 복원하기란 쉽지 않았지만 끊겨버린 전라북도만의 전통춤을 되살려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인정받았다. 그는 "수많은 원로예술인들이 전라삼현승무 복원이 예술적·역사적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며 "전라삼현승무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춤사위 복원과 함께 학문적 연구가 절실했다"고 덧붙였다.
"과거에는 각 지역마다 지역색이 반영된 춤들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교류가 활발하다 보니 전국적으로 공통된 춤사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에 전라삼현승무는 어느 승무보다도 고제(古制)의 춤사위를 가지고 있죠. 특히 전라삼현육각이라는 지방 특색이 확실한 반주음악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논문은 처음부터 끝까지 발품을 팔아 완성한 것. 전승자들의 자손을 일일이 찾아다녔으며, 고증된 춤사위를 무보(舞譜)로 완성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공연장을 두차례나 대관하기도 했다. 또한 전문가집단에게 전라삼현승무를 DVD로 보게 한 뒤 델파이기법을 사용해 복원된 전라삼현승무의 미학적 특징을 분석했다.
"지역문화의 정신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라삼현승무의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고 강조한 문단장은 "복원된 전라삼현승무의 모든 춤사위가 정자선이 체계화한 것과 동일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연구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