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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호의 클래식과 친해지기] (44)르네상스에서 바로크로④

시 운율과 음악이 하나된 바로크 음악

극(劇)적음악에 능한 몬테베르디는 언어가 갖는 감정적 내용도 세 가지 성격으로 구분하였다. 격양양식(Stile Concitato), 차분한 양식(Stile Temperato), 부드러운 양식(Stile Molle)이 그것이다. 자연의 묘사도 감정이론에 맞게 음형이론으로 전형화(典型化)했으니 빛·태양·하늘·날아감은 높은 음, 밤·땅·깊은 의미는 낮은 음, 침착하거나 느린 내용은 긴 음, 달콤함·한숨·침묵 등은 반음계 진행으로 표현하였다. 지역적으로도 감정이론, 정서론이 있으니 마태존은 '이탈리아 양식은 예리하고 다채로우며 표정이 풍부하나 반면 프랑스 양식은 자연스럽고 유려하며 우미하다. 독일은 창작에 능하며 영국은 결정짓는데 능숙하다.'고 하였다. 바론(Ernst Gottlieb Baron, 1696~1760)은 "즐거운 이태리-,그 음악에는 심원함, 찬란한 선율의 진지함, 유려함과 독창성이 있다. 화려하고 호의에 가득 찬 프랑스-. 그것은 자유와 생생한 본성으로 우리를 기쁘게 한다. 독일풍은 쌍방 혼합-."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1600년경 베네치아에서 시작하여 바흐가 타계하는 1750년까지의 변화무쌍, 다양한 바로크 음악을 어찌 다 얘기 할 수 있을까? 선율에 대한 관심 때문에 발전된 기악음악도 알면 좋겠지만 이야깃거리가 하도 많아 아예 얘기를 시작 할 수가 없다. 문득 '바흐는 음악의 전문 기술자인가요, 아니면 천재인가요?'하는 질문을 생각해 보는 것이 오히려 재미있겠다.

 

역사적인 유명한 천재들을 연구한 한 학자는 천재유전학에서 J.S 바흐의 지능지수를 125~140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모차르트는 150~155정도, 베토벤은 135~140정도 였을 거란다. 창의의 천재를 언어·수리능력을 측정하는 내용의 지능지수 수치로 어떻게 추정할 수 있겠는가? J.S 바흐는 음악의 전문기술자이기도 했고 천재이기도 했다. 위대함은 보편적인 평가기준에 구애받을 수가 없는것이다. 바흐 음악은 바로크음악의 완결이다. 오페라를 제외하고 음악의 모든 장르에 최고의 작품을 남겨 음악의 아버지로 칭송받는 바흐는 그러나 활동 당시에는 유명함이나 국제적 명성이 텔레만이나 헨델에 비해 덜했다. 멘델스존에 의해 바흐의 <마태수난곡> 이 연주되고 19세기, 20세기 음악학자들의 연구와 재조명에 의해 바흐 음악의 위대함은 재탄생된 것이다.

 

르네상스에서 바로크로 변화하는 시절로 다시 돌아가 시정이 풍부히 살아있는 단성음악, 모노디로의 변화를 실제 작품으로 많이 작곡한 카치니의 곡 중 독창마드리갈 <내사랑 아마릴리, amarill, mia bella> 를 들어보면 시의 운율과 음악이 하나인 바로크 시대의 노래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알 수 있는 것을…. 마드리갈(Madrigal)은 절(節)이 없는 시에 음악을 붙인 모노디 즉 단성노래이다.

 

아마릴리! 나의 아름다운 그대. 오 내 가슴의 감미로운 열망이여.

 

당신은 믿지 않는가, 당신이 나의 사랑임을.

 

부디 믿어주오. 그리고 비록 두려움이 당신을 에우더라도

 

이 나의 화살을 받아 나의 가슴을 열어 보오.

 

그러면 당신은 내 마음에 쓰인 것을 볼 것이오. "아마릴리는 나의 사랑"

 

바로크시대에 쓰여진 문헌중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이론서의 하나인 「화성론」을 쓴 라모의 오페라 <이폴리트와 아리시> 제5막 마지막 장면의 아리에트 <사랑스런 나이팅게일아, 우리의 노래에 화답해 주렴> 도 노래와 기악의 조화가 현란하기 그지없다. "사랑스런 나이팅게일아, 감미로운 지저귐으로 우리의 노래에 화답해 주렴! 우리 숲을 다스리시는 여신께 존경의 마음을 담아 보내려무나." 바로크시대에도 나이팅게일의 노래는 참 아름다웠나보다. 나이팅게일의 노래를 닮은 소프라노 노래와 나이팅게일의 노래처럼 장식음들로 채색한 악기들의 음색조화가 얼마나 감미롭고 아름다운지! 코렐리, 비발디, 헨델, 바흐 등 바로크음악은 드라마의 배경음악으로, 상품 광고음악으로, 영화음악으로, 음악회의 중요한 레파토리로 지금도 항시 듣는 음악이다. 바로크음악은 진지한 음악도 많지만 낭만 가득한 감성적 음악도 참 많다.

 

/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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