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01 14:45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일반기사

[이 아침의 시한편] 지는 꽃 뒤에는

문병학

고향에 돌아와, 두엄 한 바지게 짊어지고 산자락을 오른

 

다. 이른 새벽, 밭자락을 돌아들자 뚜욱뚜욱 감꽃이 진다.

 

안산골 뙈기밭은 아직 멀다. 병준이 형님 증조부 무덤 마당

 

턱에 지게발목 내리고 담배를 피운다. 동박산 능선에 태양

 

이 솟는다. 산자락 가득 훠이훠이 밤꽃이 핀다. 피·는·꽃·

 

뒤·에·는·지·는·꽃·지·는·꽃·뒤·에·는·피·는·

 

꽃 다시 가파란 산자락을 오른다. 안산골 뙈기밭은 아직도

 

멀다.

 

시집 「지는 꽃 뒤에는」(모아드림) 중에서

 

전남 승주 출생, 1989년 「노동문학」으로 등단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